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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블루보틀 커피를 경험하는 무대, 매장 디자인

커피를 경험하는 무대, 매장 디자인



올드 오클랜드 매장
벽돌과 우드는 블루보틀의 아날로그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카페 바와 고객 공간을 가로막는 요소가 없고, 고객이 오가는 공간을 널찍하게 마련했다. 가구는 고객이 오가는 데 방해 되지 않도록 배치했다. 공간 디자인 보린 키윈스키 잭슨 Bohlin Cywinski Jackson, bcj.com




LA 로스 펠리즈 매장
입구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어 ‘매장은 커피를 위한 곳’으로 만들고자 했다. 모더니즘 형식의 건물에 맞게 외관 역시 심플하게 구성했다. 화이트와 그레이 컬러가 블루보틀의 BI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공간 디자인 WRK-SHP, wrk-shp.com




도쿄 아오야마 매장
커피 바 맞은편에는 카페 바와 비슷한 높이의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했다. 앉아서도 편안한 시선으로 바리스타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공간 디자인 스키마타 아키텍츠 Schemata Architects schemata.jp

“매장의 공간 디자인은 곧 경험 디자인이다. 우리는 카페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늘 생각한다.”_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CEO


블루보틀의 BI 전략은 커피를 경험하는 장소인 매장의 공간 디자인과도 연결된다. 매장은 연극 무대를 위한 공간을 떠올리면 쉽다. 고객의 앞뒤로 방해가 될 만한 시각적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바리스타와 고객, 고객과 커피만 오롯이 무대 위에 올리고 다른 요소는 최대한 덜어내는 것이다. 무대 조명처럼 사용하는 빛은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빛이 만들어내는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다. 고객은 마치 의식과 같은 바리스타의 커피 추출 장면을 다른 방해 요소 없이 온전히 감상하고, 내가 마시게 될 커피의 제조 과정을 여과 없이 보게 된다. 블루보틀 CEO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은 매장에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지 않는 방침도, 의자의 위치에 대해서도 ‘절제된 꽃꽂이를 하듯’ 디자인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블루보틀은 매장 입지를 정할 때 유동 인구나 타깃층과 같은 조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최근 문을 연 조지타운 매장이나 헨리 하우스는 단순히 입지가 좋아서가 아니라 블루보틀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브라이언 미한의 얘기다. 조지타운 매장의 경우, 지역 주민의 풍부한 여행 경험과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입지 선정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 또한 블루보틀의 중요한 서비스 디자인이다.


지난해 공개한 새로운 본사 헨리 하우스 내부. 올드 오클랜드 카페 2층에 자리한다.


블루보틀 매장의 메뉴 사이니지.


바리스타와 원활한 대화를 위해 카페바의 높이는 허리 아래로 낮추었다.

블루보틀은 지금 동전의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 가장 스타일리시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성공 이면에 본질인 커피 맛보다 디자인이나 매장이 유행처럼 주목받는 게 아닌가 하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네슬레에 인수된 블루보틀에 대한 부정적 시선 또한 자칫 블루보틀의 본질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네슬레는 4억 2500만 달러(약 4800억 원)에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인수했다. 하지만 블루보틀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은 이 결정에 대해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블루보틀의 철학을 확장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볶은 지 48시간이 넘은 원두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책은 이제 블렌드 원두는 4일, 싱글 오리진 원두는 일주일간 사용하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는 타협이 아니라 원두 맛을 오래 유지하는 노하우를 축적한 결과이며, 여기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스페셜티 커피와 문화를 즐기기 바란다는 전제가 뒷받침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푸드 섹션 기고가 팀 카먼Tim Carmen은 최근 문을 연 조지타운 매장에 대해 “블루보틀은 스타일리시한 매장 안에 본질을 잘 감춰두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블루보틀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커피를 아는 마니아의 음료가 아니라, 모두가 품질 좋은 원두를 사용한 최상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환경과 문화를 형성하는 일, 이것이 블루보틀뿐 아니라 제3의 물결을 주도한 브랜드들이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물론 ‘최상의 커피 맛’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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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블루보틀 제공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