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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잔인하리만치 아름다운 남영동 대공분실의 창문


©STUDIO QUIIPEN
영화의 흥행과 함께 이른바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남영동 인권센터)이 다시금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 고 있다. 1976년 건축가 김수근이 디자인한 이 건물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지독 하게 잔인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품은 공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형적으로 완성도가 매우 높은 건물이다. 근 육질의 흑마黑馬를 연상시키는 검은 벽돌로 쌓아 올린 조적 방식은 김수근 건축 언어의 정수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특한 창호 형태. 길고 좁은 형태의 5층 창문은 건물의 오라를 부각시킨다.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창문 너머로 그토록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음을. 미학자들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물성에 대한 즉각적이고 순수한 반응으로 규정할지, 아니면 지식과 경험의 총체라고 봐야 할지에 대해 지리멸렬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만큼 이 치열한 미학적 논쟁의 쟁점이 될 만한 대상이 또 있을까 싶다. 여전히 남영역 플랫폼에 서면 자연스레 이 건물에 눈길이 간다. 그리고 낮고 긴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온다. 이 한숨이 어두웠던 시절에 대한 탄식인지 아름다운 작품에 대한 감탄인지 여전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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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