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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거실보다 대세는 주방 유로 쿠치나 2018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격년으로 짝수 해에는 주방 가구 전시회 유로 쿠치나Euro Cucina와 욕실 가구 전시회 살로네 바뇨Salone Bagno를, 홀수 해에는 조명 가구 전시회 에우로루체EuroLuce와 사무 가구 전시회 워크플레이스3.0Workplace3.0을 개최한다. 2018년은 유로 쿠치나와 살로네 바뇨가 열린 해였다. 월간 <디자인>은 특히 리빙과 경계가 옅어지는 주방 가구의 흐름에 주목했다. 1974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22번째 열린 유로 쿠치나는 2만 2000㎡의 전시 공간에 117개 주방 브랜드를 소개했다. 전반적인 라인은 더욱 간결해지고 기술적 디테일은 정교해졌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구체적인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이 확대되는 흐름도 계속됐다. 이번 유로 쿠치나에서 눈에 띈 주방 디자인 트렌드를 모았다.

1 주방이 주도하는 거실 분위기


주방과 연결되는 벽면 내부에 소파를 장착한 라이히트의 ‘룸 인 룸’ 콘셉트.


주방의 중심에 실제 레몬 나무를 심은 아란 쿠치네의 오아시. ©Marco Menghi



회색 콘크리트 슬레이트 소재에 은은한 LED 조명과 고급 슬라이딩 방식을 탑재한 수납장으로 주방과 거실을 한 톤으로 아우른 노블리아의 리바889Riva 889.
홈 쿠킹, 홈 바, 홈 카페의 꾸준한 인기로 주방은 이제 집 안에서 가족 구성원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제 주방은 요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개더링’의 중심으로 집 안 전체 인테리어 분위기를 좌우한다. 아일랜드식 개수대와 조리대 뒤편의 벽면과 수납장이 거실까지 이어지는 식이다. 독일의 라이히트Leicht가 새롭게 선보인 ‘룸인룸Room-inroom’ 콘셉트는 주방 벽면의 코너를 끼고 이어지는 같은 벽면에 콤팩트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 거실과 주방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노블리아Noblia 또한 동일한 수납장을 주방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도록 배치해 공간에 따른 쓰임새만 달리했다. 주방에서는 조리대로, 거실에서는 TV장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이탈리아 건축 사무소 스테파노 보에리 아키테티Stefano Boeri Architetti와 협업한 아란 쿠치네Aran Cucine의 경우 오아시OASI라는 독보적인 아일랜드 키친을 선보였는데, 실제 레몬 나무를 주방 중심에 심은 대담한 발상이 눈길을 끌었다. 나무 아래 펼쳐진 아일랜드는 조리대이자 저장 공간이자 식탁으로, 개수대는 물론 USB 충전 단자까지 갖췄다.


2 존재감 자체가 디자인 모듈러 주방 시스템


극도로 가볍고 얇은 문과 피니시 라인을 사용해 피에르 리소니 특유의 입체적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보피의 ‘콤바인 키친’ 콘셉트.


다다와 빈센트 판다위선이 협업한 모듈러 주방 가구 라티오Ratio 컬렉션.
모듈 시스템을 공간 크기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실용적 솔루션으로만 여기는 시대는 지났다. 모듈러 방식이기에 구현 가능한 실용적인 미학이 유독 두드러졌다. 보피Boffi와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협업한 새로운 키친 시스템 ‘콤바인 키친’은 콤팩트한 주방부터 아일랜드식 구조의 주방 어디에도 부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모듈 콘셉트를 강조했다. 4면이 개방된 모노 블록 형태의 개수대, 조리대, 식탁 등은 일렬, 직각, 지그재그 형태로 조합할 수 있고 소재와 사이즈는 물론 각 부분마다 주방을 사용하는 인원에 따라 상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확장성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다다Dada는 벨기에 디자이너 빈센트 판다위선Vincent Van Duysen과 협업해 굵직한 건축적 라인이 돋보이는 모듈러 가구 라티오Ratio를 선보였다. 고급 우드와 자연석을 조합해 시각적 균형감을 주고 직선형과 코너형, 아일랜드형 등을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게 했다.


3 순식간에 사라지고 드러나는 부엌


반투명 소재로 주방이 있는 벽면 전체를 감싼 에르네스토메다의 인사이드 시스템.


벽면 전체를 이용한 상부장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발쿠치네의 로지카 첼라타 시스템.
하나의 공간을 다용도로 사용하는 트렌드에 따라 벽면 전체를 손쉽게 개폐할 수 있는 수납장 시스템도 인기를 끌었다. 가브리엘레 첸타초Gabriele Centazzo가 발쿠치네Valcuccine를 위해 디자인한 로지카 첼라타Logica Celata는 상부장의 센서가 동작을 감지하면 자동적으로 슬라이딩 벽면이 위로 위아래로 움직여 주방 구조 전체를 가리거나 드러낸다. 하나의 공간을 순식간에 바꿔 두 가지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가정뿐 아니라 리테일 매장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벽 뒤에 가려지는 주방 공간 또한 싱크대와 조리대 혹은 바 시스템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에르네스토메다Ernestomeda도 병풍처럼 쪽으로 나뉜 여닫이문을 열면 전체 주방 시스템이 드러나는 인사이드 시스템inside system을 선보여 공간 구분 가눙과 함께 장식적 효과도 살렸다.


4 후드의무한한 가능성


상판 안에 내장되어 있다가 돌출시켜 사용할 수 있는 가게나우의 테이블형 후드 AL400.


인덕션 자체에 환기 장치가 탑재된 지멘스의 인덕션 에어시스템 iQ700.


환기 기능은 물론 열을 감지·유지할 수 있고 모바일 앱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프랑케의 클라우드 콘셉트.
주방 가구의 ‘기본 구성’을 떠올릴 때 꼽는 기존의 그림은 점점 더 무의미해진다. 부엌의 환기 장치 덮개로 사용하는 후드는 말 그대로 모자라는 뜻이지만, 이번 유로 쿠치나에서 마주한 다양한 후드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능은 유지한 채 무궁무진한 형태로 주방 분위기를 좌우했다. 평소에는 조리대 아래 내장되어 있다가 연기가 감지되면 위로 솟아 오르는 가게나우Gaggenau의 테이블형 후드, 인덕션 중앙에 마치 에어컨 그릴이 열리듯 흡입구가 열려 음식의 연기를 바로 흡입하는 지멘스Siemens의 내장형 후드도 주목받았다. 스위스 프랑케Franke의 경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후드에 최신 기술을 집약한 후드 ‘클라우드’콘셉트를 발표했다. 빛을 감지해 온도를 유지하고 조정하는 기술로 후드 아래에 커피를 두는 것만으로도 컵 안에 든 커피가 따뜻하게 유지된다. 또한 와이파이 및 프로젝터 기능이 더해져 표면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요리 레시피를 띄어놓은 채 조리를 할 수 있다.


5 럭셔리 브랜드가 주방을 주목하는 이유


주방 가전 분야에 처음으로 뛰어든 벤틀리는 건축가 카를로 콜롬보와 벅스톤 컬렉션을 발표했다.


펜디와 SCIC가 협업해 선보인 펜디 쿠치네는 펜디의 상징인 페퀸 줄무늬 요소를 아이덴티티로 적용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주방 브랜드 스네이데로가 협업한 2018년 컬렉션 ‘비젼’.


기존의 냉장고 컬래버레이션에 이어 쿠커와 후드에도 확장한 돌체앤가바나×스메그.
자동차, 패션 브랜드를 막론하고 디자인에 자신 있는 럭셔리 브랜드는 가구나 홈 인테리어는 물론 주방까지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필수적이고도 일상적 공간인 주방이야말로 브랜드가 표방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모습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기존 브랜드의 탄탄한 크래프트십과 스타일링 역량을 한 번 더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인 회사 피닌파리나Pininfarina와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주방 가구 스나이데로Snaidero의 꾸준한 협업은 유로 쿠치나가 열리는 해에 챙겨볼 만한 독특한 전시로 꼽히기도 한다. 올해는 영국의 럭셔리 카 벤틀리가 건축가 카를로 콜롬보Carlo Colombo와 협업해 처음으로 주방 가전에 진출했다. 벤틀리의 벅스톤Buxton 컬렉션은 벤틀리 컨티넨탈 GT의 인테리어에서 영감받아 꾸민 주방으로 낙엽송으로 만든 슬라이딩 패널을 단 대리석 상판을 매치해 중후함을 더했다. 대표적인 이탈리아 패션과 주방 가전업계의 협업으로 유명한 돌체앤가바나×스메그는 2016년 돌체앤가바나의 시초가 된 시실리의 색감과 감성을 담아 발표했던 FAB28 냉장고 ‘시실리는 내 사랑Sicily Is My Love’에 이어 쿠커와 후드에도 같은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컬렉션을 선보였다. SCIC와 첫 번째 협업을 선보인 펜디 또한 이탈리아 패션과 주방 브랜드의 시너지를 이어갔다. 펜디는 기존 제품의 컬래버레이션을 넘어 펜디 쿠치네라는 프로페셔널 키친 컬렉션을 론칭했는데, 건축가 마르코 코스탄치Marco Costanzi가 디자인한 펜디 쿠치네의 첫 컬렉션은 상반되는 느낌의 두 가지 디자인으로, 독특한 색과 소재 조합에 수작업으로 마무리해 공예적 요소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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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