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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닫힌 듯 열린 다세대주택 아늑아늑


욕실에는 가벽을 세워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노천탕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채광, 조망, 환기 등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능의 창을 맞춤 설계한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거실 한쪽 벽면에는 캣타워를 붙박이로 설치하고 만화책을 좋아하는 부부를 위해 나무 단을 활용한 좌식형 서재를 만들었다.


다양한 기능의 공간으로 오밀조밀하게 구성한 아늑아늑의 파우더 룸.


건축 ·공간 디자인 AAPA 건축사사무소(대표 문상배·삼인희), aapa.co.kr
건축주 개인
규모 지상 4층
대지면적 133.61m²
건축면적 66.85m²
마감 스톤코드
위치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AAPA 건축사사무소가 주택에 주목한 이유는 아파트 등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주거 공간보다 건축주의 삶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섬세한 건축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에 지은 다세대주택 아늑아늑은 자녀 계획이 없고, 반려묘와 살아가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의뢰한 프로젝트다. 부부가 원한 것은 반려묘를 위한 배려가 있는 공간, 가능하다면 임차인을 들여 부수입을 낼 수 있는 설계, 내부가 많이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실내 생활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집이었다. 총 4층 규모인 이 주택은 1층은 차고 겸 작은 창고, 2층은 세입자 세대, 3~4층은 건축주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필지 주변으로 북쪽에는 작은 도로, 동쪽에는 보행만 가능한 좁은 길이 나 있고 남쪽에는 작은 집들이 밀집했으며, 서쪽에는 빌라가 들어서 있다. 위치상 다른 건물의 일조권을 방해하거나 방해받지 않아 높이 짓기 좋은 땅이었다. 하지만 법적 허용과는 별개로 도심 속 건축물이 외부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AAPA 건축사사무소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닫힌 듯 열린’ 건축을 제시했다. “협소 주택이라고 해서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 창을 많이 둔다면 오히려 창 안에 갇히는 꼴이 될 수 있어요. 창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지만,
핵심적인 창은 창답지 않게 풀어냈습니다.” 문상배 AAPA 건축사사무소 소장의 말이다. 거실 테라스 쪽에 중정을 만들되 가벽을 세워 갑갑함을 해소하면서도 바깥과 차단했고, 메인 욕실에도 가벽을 세워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노천탕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위쪽이나 측면으로는 하늘과 바깥 풍경이 보여 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하지 않게 생활하고 싶은 건축주의 바람을 해결했다. 사실 아파트 같은 공동 주거에서 볼 수 있는 거실 전면의 고정된 창과 달리, 협소 주택을 비롯한 개인 주택은 건축주의 성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창의 세 가지 기능인 채광, 조망, 환기 요소를 분리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능의 창을 맞춤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창 이외에 모든 건축적 요소 또한 분리하고 재구성할 수 있기에 주택을 짓는 일은 건축주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반영하는 일에 가깝다. 최대한 건축주의 생활에 맞게 디자인한 아늑아늑은 다만 시공 단계에서 배수 시설 자리에 정화조가 묻히면서 나무를 심을 수 없게 되어 건축주의 바람이었던 자작나무를 심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작은 집의 특성상 공간이 넓고 환하게 보이도록 실내 소재로 자작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기능성은 물론이고 심미성을 고려한 디자인 포인트라 할 만한데, 기능에만 집중한 협소 주택이 아니라 감성을 채워주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작은 공간을 딱 그만큼이라고 인식하지 않게 하는 것, 즉 회유 공간을 만들어 작은 공간을 크게 쓰도록 하는 것 역시 협소 주택 설계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아늑아늑은 노천 욕조부터 안방, 테라스, 드레스 룸, 서재, 계단 등 한 층이 33m²(10평)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게 할 만큼 다양한 기능의 공간으로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아늑아늑은 작지만 작지 않은 집, 실내에 있지만 갇히지 않은 집으로 재탄생했다. 


문상배·심인희 AAPA 건축사사무소 소장

“협소 주택에 대한 관심은 공동 주거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취향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의 성향, 아파트나 교외의 단독주택 같은 선택지와는 다른 도심 속 주택에 대한 욕구가 오늘날 협소 주택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일으켰다. 이러한 경향이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공동 주거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일률적인 설계가 아니라 개개인에 맞춘 공간이란 인상을 주고, 그들의 삶을 더욱 잘 반영한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은 주거 건축이 맞이할 당연한 변화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2인용·4인용 테이블이 기본 사양이었다가 다양한 용도의 테이블이 등장한 것처럼, 이제 사람들의 욕망은 아주 세분되어 있다. 그 다양한 욕망에 집중하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협소 주택에 맞는 디자인을 찾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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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수빈 사진 AAPA 건축사사무소 제공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