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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서울의 디자인 페스티벌 도시의 문턱을 낮추고 건축을 만나다, 오픈하우스서울


더 시스템 랩이 설계한 서울식물원 온실. 사진은 SH공사 제공.


김인철이 설계한 크게 작은 집 Maxminium 사진은 오픈하우스서울 제공. ©박영채


이화여자대학교. 사진은 오픈하우스서울 제공. ©김용관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사진은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제공.




오픈하우스서울 2019
주최 오픈하우스서울(대표 임진영)
후원 서울문화재단
협력 월간
협찬 아키라이프
일시 10월 12~20일
총괄 최진이 운영위원 김지원 사무국장, 강언덕 이다미 코디네이터, 이소영, 박서인
포스터 디자인 워크룸
웹페이지 ohseoul.org

평소 궁금했던 건축물이 있었다면 이 기회를 모색해보라. 매년 10월에 열리는 오픈하우스서울이다. 이는 함부로 들어가볼 수 없었던 서울의 주요 건축 120여 곳을 둘러볼 수 있는 가장 생생한 건축 이벤트로 건축가나 연구가와 동행해 건축물을 둘러싼 레이어를 한 겹 한 겹 들춰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예약 오픈 날짜를 예의 주시할 것. 참고로, ‘광클’은 필수고 ‘노쇼’는 엄금이다. 오픈하우스서울은 건축 전문 기자 임진영의 주도로 2013년 첫 회를 열었다. 건축물을 답사하면서 몸소 느낀 감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도시의 담론이 만들어지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일을 벌인 것. 이 의미에 공감하는 건축인들이 담합하면서 지난달에는 6회째 행사가 마무리됐다. 우선 사적인 공간의 문을 여는 ‘오픈하우스’ 그리고 건축가의 작업 공간을 여는 ‘오픈스튜디오’가 기본이다. 여기에 도시의 맥락으로 건축에 접근하는 ‘스페셜’ 프로그램은 밀도와 깊이를 더한다. 올해는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학교의 오래된 건축물을, 지난해에는 한옥과 김중업의 건축물로 도시와 문화를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해마다 건축가 한 명을 선정해 그의 대표작을 둘러보는 스페셜 이슈도 있다. 건축가 황두진, 최욱에 이어 올해는 더시스템랩의 김찬중을 주목해 가로골목, 서울식물원 온실, 플레이스 원 등에 방문해 공간 곳곳을 살폈다. 물론 건축가와 함께였다. 프로그램을 예약하는 웹사이트에서는 이 도시 곳곳에 산재한 건축물을 매년 짜임새 있게 분류하고 엮어낸 기록을 볼 수 있다. 건축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건축가의 심층 인터뷰까지 수록되어 있어 동시대 건축 아카이브로도 손색이 없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도시와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부터 집을 짓고 싶어 하는 예비 건축주, 건축을 있는 그대로 향유하고자 참여하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이들은 ‘오픈하우스서울을 통해 건물의 내력을 알고 나니 매일 다니던 출퇴근길이 달라졌다’는 의견을 전한다. 건조 환경을 인식하고 도시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건축물을 둘러싼 입장은 모두가 제각각일 테다. 누군가에게는 재화이기도, 삶의 공간이기도,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해 각자의 관점을 만들고, 그것이 다양해지는 것은 소양 있는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지는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기관이나 사옥, 학교 운동장, 아파트 단지 심지어 온갖 노○○존 까지, 서울에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의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이에 임진영은 “한국 사회만큼 공간의 경계가 강화된 도시는 없어요. 안전과 보안의 이유는 수긍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 빗장을 풀고 ‘우리 이렇게 좋은 공간 만들었는데 와서 즐기고 가라’고 할 수 있는 태도는 성숙한 도시 문화를 대변하죠.” 라고 말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픈하우스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시민과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한번에 800개가 넘는 공간이 문을 연다. 그에 비하면 아직 미약하지만, 도시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근사한 경험을 제공하고 건강한 건축 문화를 만든다는 데에서 오픈하우스서울이 공유하는 가치와 신뢰는 눈여겨볼 만하다.


오픈하우스 스페셜 프로그램

대학의 원형을 만나다
올해의 스페셜 테마는 대학 캠퍼스의 원형이다. 서울에 위치한 대학은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기관으로, 대학의 원형부터 캠퍼스가 성장한 과정을 통해 시대별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타임라인이 서려 있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는 한국 대학 건축의 전형을 만들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신촌캠퍼스는 여성 교육의 산실과 같은 곳이다. 한편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이 집결해 지은 육군사관학교는 군사정권 당시의 권위와 위상이 고스란히 담긴 건축물이다. 캠퍼스 울타리에 역사와 사회, 문화가 단단하게 배어있는 셈. 투어에서는 건축학자가 동행해 대학의 건축믈과 캠퍼스에 얽힌 맥락을 소개했다.

도시 안의 영토, 국제 교류 공간
지난 9월에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와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서울에 위치한 대사관과 근대 선교사 기지 등 국제 교류가 일어난 공간을 탐방했다. 대사관이란 영토 속의 또 다른 영토다. 또한 저명한 건축가의 흔적, 문화재로 가득한 교류의 장소라는 점에 의미 있는 공간이다. 선교와 교육이라는 방식으로 교류를 이루던 근대건축물을 살폈다. 예컨대 서울의 유일한 로마네스크 성당인 성공회성당은 1922년 영국 건축가 아서 딕슨의 설계로 지었는데, 당시 전체 계획의 일부만 완성됐다가 1991년 중축을 계획하던 중 원 설계도가 발견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1988년 세계 건축가들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다.


임진영 오픈하우스서울 대표

“건축과 도시는 나와 관계된 환경이다.”

매해 어떤 과정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올해 건축계의 이슈는 무엇일지, 이와 연계되는 테마가 무엇일지 연초부터 틈틈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행사가 시작되기 몇 달 전 사무국이 꾸려지면 건축물 섭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를 한다. 도면과 사진을 다룰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건축 전문 기자, 기획자가 많다.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다.

‘집은 진화한다’라는 제목으로 엮은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이 궁금하다.
집을 설계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 여러 가지 맥락이 있는데, 일단 땅이 비싼 도심에서 자투리땅을 찾아 집을 짓고자 하는 의지가 많다. 이를테면 건축가 김인철의 ‘크게 작은 집’과 같은 협소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집을 소유하는 방식도 변하면서 건축가가 집을 짓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집을 어떻게 소유하고, 몇 세대가 함께 살고, 어떤 조합을 만들 것인지 등 기획자로서의 역할이 커졌다. 그런가 하면 낡은 빈집을 고쳐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주로 젊은 건축가와 건축주의 작업이 많다. 이에 일련의 원동력이 느껴지면서 보기에 근사한 집을 보여주는 것 보다 집을 짓는 데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시민들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전에는 건축이 산업, 건설, 재화의 개념이 주를 이뤘고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2010년 초부터 변화가 감지된 것으로 기억한다. 서울시청이 새로 지어지자 사람들이 이에 대해 한마디씩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이 현상을 긍정적인 반응으로 봤다. 평소에 오가는 도시 환경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이를 기점으로 일간지나 각종 매체에서 건축물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제는 건축과 도시가 나와 관계된 환경이라는 점을 대부분 알고 있다. 오픈하우스서울에 관심 갖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서버가 마비될 정도이니, 도시마다 이에 대한 관심에 부응할 다양한 콘텐츠가 늘어나면 좋겠다.

오픈하우스서울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하나?
단순히 공간을 방문하는 행사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연구 활동이 연계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건물을 직접 보고 공간의 배경과 내력을 함께 그리고 깊이 연구하는 것이다. 이걸 잘하는 도시가 뉴욕이다. 시와 연계해서 도시의 해결하기 힘든 오래된 문제를 하나씩 꺼내 공론화한다. 예를 들어 뉴욕의 지하철이 노후화되었는데, 어느 정도의 부담이 발생하고 시민들은 이것을 부담할 준비와 의지가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이슈를 해결하면 좋을 지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 묻고 토론하는 장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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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유다미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