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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은 디자인 생각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은 전시 공간들은 디자이너 특유의 톡톡 튀는 개성이 묻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제품이나 시스템의 참신함도 그렇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제품 혹은 오브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아주 작은 발상과 기획으로도 전시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이들은 관람객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 디자이너들의 감탄까지 자아내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씻어야 꺼지는 알람 시계
모그



제품 디자이너 김로원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사람을 위해 기능성 알람 모그를 디자인했다. 모그는 알람이 울릴 때마다 물로 잘 씻겨줘야만 알람이 멈추기 때문에 한 번에 못 일어나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다. 이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꾸준히 잘 일어나면 모그와 연결된 앱 속의 다마고치가 부화하여 보상을 해준다. 기존 알람의 가장 큰 문제점을 인간의 감성을 바탕으로 IoT 기술을 접목해 해결한 똑똑한 제품이다. owlcompany.me


소재와 콘셉트의 실험
스튜디오 학



디자이너 이학민이 론칭한 스튜디오 학은 아트 토이, 만화 등 서브컬처를 모티프로 가구와 오브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브랜드다. 이번 전시 공간의 콘셉트는 ‘궁금증의 집House of Curiosities’으로, 그가 만든 동명의 콘셉트 일러스트레이션 북과 맥락을 같이한다. 책에는 초현실적 가상의 집과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이번 전시 역시 집 안으로 들어가서 곳곳에 전시된 거울 오브제와 스툴, 테이블 등을 감상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특히 부스에 선보인 작품의 소재가 눈길을 끌었는데,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오브제는 보기와 달리 가벼운 데다 조형미까지 갖췄다. 젊은 아트 퍼니처 디자이너로서의 도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studiohak.com


자세 교정 방석
백키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허리 통증이나 자세 불균형 같은 고질병을 낳는다. 이에 디자이너 김율은 그저 앉는 것만으로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석 백키퍼를 만들었다. 방석에는 압력 센서 등 헬스 케어 관련 IoT 기술이 접목돼 사용자가 심하게 거북목을 하거나 비스듬히 앉으면 연동된 앱으로 경고 알림을 보낸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자세로 변형해야 하는지 사용자에게 쉽게 알려준다. 이렇게 쌓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개개인에게 맞춤형 스트레칭 콘텐츠를 제공한다. 따로 운동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앉은 채로 자세 교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제 의자에서 운동한다
스툴디



디자이너 박상진의 스툴디는 미니멀한 의자 같아 보이지만 운동 기구로도 활용할 수 있는 ‘운동 가구’다. 기존의 사이클 운동 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이클을 설치한 공간의 인테리어를 해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툴디의 미니멀하고 깔끔한 외형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훌륭하다. 그 기능성과 디자인을 인정받아 2018 디자인 어워드 IDEA의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바 있으며, 2019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인스타그램 exercise_furniture


가벼운 가방에 담긴 묵직한 의미
메일팩



에코백이라 불리는 가방이 더 많이 사랑받는 요즘이다. 메일팩(대표 이주훈)은 ‘그 가방이 정말로 에코백일까?’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사실 에코백의 주원료인 목화를 가공할 때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고, 포름알데히드, 황산 등 화학 물질도 첨가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메일팩은 진짜 에코백을 고민했다. 불법으로 벌채하지 않고 윤리적으로 관리하는 산림에서 채취한 나무로 만든 쇼핑백이라는 점도 제품의 의미를 더한다. “이 가방은 결코 새롭지 않습니다”라는 홈페이지 속 문구가 오히려 새롭게 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로, 첫 참가에선 자동으로 입구가 열리고 닫히는 장치를 종이 박스에 설치한 부스로도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동일한 콘셉트로 진행됐는데, 이는 행사가 끝난 후 박스에 물건과 쓰레기를 담아 고스란히 수거해 간 ‘노 웨이스트’ 전시를 위한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mailpackseoul.com


내가 국기를 디자인한다면?
통일 국기 디자인



시각 디자이너로서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국기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닐까? 전시 기획자 강철은 21세기 새로운 한반도, 다시 말해서 통일 이후의 국기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사소한 변형조차 생각해보지 못했던 태극기를 김현, 최예주 등 국내 디자이너 105명과 마르쿠스 와이즈백Markus Weisbck, 이사벨 내겔Isabel Naegele 등 해외 디자이너 68명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것이다. 태극기에 대한 국내외 디자이너들의 서로 다른 해석도 그렇거니와 국기 자체를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으로 변모시킨 실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 전시였다. 관람객들은 잠시나마 국내 이념 논쟁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국제 디자인 아카이브로서 미래의 통일 국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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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백가경 프리랜스 기자·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