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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365일을 세는 여섯 가지 방법 <어제 오늘 내일>


이마누엘양이유진의 ‘Past Present Future’. 한 달을 구성하는 이미지를 차례로 천장에 걸어 입체감을 주었다. 설치한 사진은 한 달의 시간을 물리적이고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어제 오늘 내일〉 포스터.


박예지·정나림의 ‘LOVE TODAY! 2021’. 365가지 하트 모양 그래픽으로 2021년 일력을 완성했다. 마치 티켓처럼 디자인해 종이에 적힌 지시문을 마음을 전하듯 나눠줄 수 있도록 했다.
주최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주관 파티클, 월간 〈디자인〉
전시 기간 2020년 12월 29일~ 2021년 2월 14일
전시 장소 파티클
인스타그램 particle_seoul
참여 디자이너 박예지·정나림, 이마누엘양·이유진, 김소희, 임영진, 김세린·김정현, 전세훈·지세인·최지유
전시 디자인 신신

지난해 후지필름이 파티클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29일 첫 번째 전시가 열렸다. 월간 〈디자인〉과 함께 주최한 일력 공모전 ‘어제 오늘 내일’의 수상작을 선보이는 동명의 전시다. ‘어제 오늘 내일’은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시간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이고 물리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오브제로 일력을 선택했다. 이 공모전은 이미지 문화를 탐구하는 플랫폼이라는 파티클의 방향성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전개해나갈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전시에서는 최종 심사에 선정된 2개의 최우수 프로젝트를 비롯해 총 6개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민음사 김다희 북디자인팀장, 계원예술대학교 최슬기 교수, 월간 〈디자인〉 전은경 편집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심사 기준은 시간의 흐름을 어떤 관점으로 해석하고 표현하는지,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실제 일력으로 구체화하는 역량에 중점을 뒀다. 10년 후에도 꾸준히 활동할 디자이너로 기대되는지 또한
고려 대상이었다.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된 박예지·정나림의 ‘LOVE TODAY! 2021’, 이마누엘양·이유진의 ‘Past Present Future’는 실제 제작한 일력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LOVE TODAY! 2021’은 하트 모양을 365개의 그래픽으로 변주해 페이지마다 다른 이미지로 채우고, 여기에 하루를 더욱 충만하게 만들어줄 지시문을 적어 완성한 일력이다. 누군가에게 품은 크고 작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용기이며, 365개의 모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 디자이너의 담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수렴된 2020년은 뒤로하고 긍정의 기운으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들어 있다. 한편 ‘Past Present Future’ 일력은 정반대다. 이것은 기후변화, 대기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외면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매월 1일에는 희미한 이미지로 시작해 날짜가 지날수록 선명해지는데, 하루하루 막연한 희망의 주문을 걸기보다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제시하면서 매일을 소중히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프로젝트를 통해 365일을 세는 디자이너들의 각양각색의 방법을 볼 수 있다. 도시의 축소판을 연상시키게 한 전세훈·지세인·최지유는 계절과 월, 일에 따라 컬러와 도형으로 규칙을 부여했고, 일력을 마치 한 권의 두툼한 책처럼 디자인한 임영진은 인상적인 타이포그래피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만든 김소희의 디지털 일력, 증강 현실 기능을 통해 해당하는 날을 무빙 포스터로 볼 수 있게 디자인한 김세린·김정현의 실험적인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렇게 첫 번째 〈어제 오늘 내일〉전에서 볼 수 있는 여섯 팀의 프로젝트는 시간에 접근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각기 다른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표현한 365일은 무궁무진한 이미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이미지의 가능성이란 바로 파티클이 몰두하는 영역이다. 또 사진 매체에 국한하지 않고 이미지 문화에 집중하며 이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재구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시 〈어제 오늘 내일〉은 매년 한 해를 함께할 일력을 골라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력 있는 신진 창작자를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기대를 모은다.


김소희의 ‘2020.12.365’. 날짜란 분리된 시간이 아닌 연장선상에 있는 한 지점이라는 것을 의도한 인터랙티브 일력이다.


김세린김정현의 타임픽토 인덱스 포스터. AR 기능으로 포스터를 인식하면 이에 해당하는 국제 기념일에 대한 무빙 포스터가 나타난다.




박예지·정나림
LOVE TODAY! 2021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오늘을 사랑하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티켓형 일력이다. 매일 등장하는 색다른 하트 그래픽과 지시문이 사랑의 에너지를 느끼도록 한다. 또 티켓처럼 일부를 뜯을 수 있어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의 에너지를 실험할 수 있다. “사랑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며 다른 이들과 주고받을 때 배가된다. SNS에서 ‘좋아요’, ‘하트’를 기대하면서 새로운 게시물을 올리고 가족, 친구 혹은 연인에게 ‘좋아해’, ‘사랑해’라는 표현을 바라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사랑을 찾고 기대며 산다. ‘이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사랑으로 2021년을 바라본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했다.”




전세훈·지세인·최지유
Daily Color Palette
직관적인 숫자 대신 정사면체, 정육면체, 구 등으로 월, 일, 요일을 표현했다. 이들 도형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로 디자인했다. 또 계절이 변함에 따라 풍경의 색이 변하는 것에서 착안해 색상 변화도 함께 표현했다.“현대사회에서 시간과 날짜는 대부분 숫자로 표현한다. 이러한 시간의 숫자는 정확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해주지만 숫자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아마 멈출 수 없는 그 연속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직관적인 숫자 대신 기하학적 기호로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그래픽 일력을 떠올렸다.”




이마누엘양·이유진
Past Present Future
총 12개의 이미지로 구성된 일력이다. 첫날에 희미하게 시작된 이미지가 점점 선명해지며 매달 말일에 완전하게 드러난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세계 곳곳의 정치적 갈등과 분쟁, 초대형 산불, 수많은 크고 작은 사건 사고, 그리고 모두의 일상을 뒤흔들어버린 코로나19까지, 2020년은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믿기 힘든 현실을 가져다주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이 2021년의 첫날로 바뀌는 순간 마법처럼 세상의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마주하기 불편하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다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모여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김세린·김정현
타임픽토 인덱스 포스터
타임픽토Time-Picto는 일종의 그래픽 실험이다. 우선 일력에 표기하는 시간적 요소를 그래픽 요소로 치환했다. 월, 일, 요일을 각각 점(원), 선, 면(입체)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국제 기념일을 상징하는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이 포스터를 증강 현실 카메라로 인식하면 해당하는 기념일에 대한 무빙 포스터가 나타난다. “문자 그림, 시간과 차원에 대한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은 소비주의에 저항하는 국제 기념일이다. 이 포스터에서는 푸른빛 인식기, 일그러진 바코드,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카트와 비닐봉지 등 물건을 구매할 때 보이는 요소들을 비틀어 기념일을 표현했다.”




김소희
2020.12.365
오른쪽 화면에는 날짜가 표시되고, 왼쪽에는 몇 째 주, 무슨 요일인지 표시된다. 일 년 중 날짜가 얼마나 흘렀는지도 알 수 있다. 본래는 종이 매체를 위해 디자인했는데 개발자이자 인터랙션 디자이너인 김동우의 도움으로 인터랙티브한 일력으로 발전시켰다. “2020년을 겪고 시간 감각이 둔해지면서 시간의 흐름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다.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제목처럼 한 해를 기준으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보여주고, 각 장(화면)마다 나오는 날짜가 시간의 연장선상의 한 점이라는 것을 주목하고자 했다.”




임영진
Compilation
일력을 만들기 위해 0부터 9까지 숫자를 그린 후 이를 활용해 1일부터 31일까지 날짜를 각각의 종이에 인쇄했다. 완성된 책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날짜 종이 조각을 붙였다. 이렇게 재배열한 조각 모음은 새로운 시각적 리듬을 만들어내며, 다른 스타일의 숫자들은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게 흘러가는 하루하루의 모습을 은유한다. “‘책’과 ‘일 년’이 선형적으로 전개되는 매체라는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한 해라는 무형의 개념을 손에 잡히는 종이 책으로 변환해 시간의 무게와 두께를 재확인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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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