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메시지로 무장한 그래픽 축제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


그랑프리를 받은 벨라루스의 주리 토레브Jouri Toreev의 ‘Igor Stravinsky’. 러시아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 세계를 독창적이고 실험적으로 표현했다.


금상을 받은 홍콩의 에릭 찬 Eric Chan 의 ‘In Memory of Mitsuo Katsui’. 일본의 포스터 디자이너인 미츠오 가츠이의 초상을 그래픽으로 재해석했다.


은상인 스위스의 마티아스 호프먼Matthias Hofmann의 ‘Word Of Moth’. 조형적 완성도로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제1회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
일시 8월 2일~10월 20일 11:00~19:00
장소 갤러리비아이(성남시 고등동 지식산업센터 반도아이비밸리 2층 215·216호)

포스터는 오늘날 인테리어 소품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오너의 취향을 한껏 두른 카페나 셀렉트 숍을 방문하면 1920년대 바우하우스의 전시 포스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러나 포스터는 일찍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 태어났다. 영화나 공연, 전시 등의 소식을 알리기도 하고, 미학적 장치를 입은 프로파간다로 특정 이데올로기를 상징하기도 했다. 60년의 역사를 가진 폴란드의 바르샤바 포스터 비엔날레나 체코의 브루노 비엔날레를 비롯해 과거 공산주의 국가에서 포스터 문화가 유독 발달한 것도 정치적, 역사적 이유가 있다.

지난 8월 2일 한국에서도 포스터 문화의 대중적 관심과 확산을 목표로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가 개막했다. 4월 30일부터 6월 30일까지 56개국 711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했으며 총 1842점이 출품되었다. 처음 열린 행사임에도 국제적으로 큰 관심이 쏠린 것이다. 2회에 걸친 섬세한 심사 과정을 통해 431점의 쇼트리스트 포스터와 100점의 파이널리스트 포스터 등 총 531점의 포스터가 선정되었다. 수상작 중 기후변화의 위기, 낙태, 제로 웨이스트 등 사회적 이슈와 작가의 냉철한 메시지를 담은 작업물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픽 디자인이 적극적인 메시지를 입고 하나의 작품으로서 가치를 입증한 것이다. 이는 기능을 잃고 장식이 되었던 포스터가 본기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여기에 유머와 재치가 가미되어 포스터 한장 한장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가늠해보는 재미도 있다.

‘HOPE’라는 글자 풍선 밑에 조그맣지만 날카로운 압정이 깔린 리케 한센Rikke Hansen의 작품은 희망이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또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100개의 포스터를 본다는 것은 곧 100명의 생각을 읽는 것이다. 포스터는 그래픽이 산업의 이윤 창출에 소속되지 않고 메시지를 담는 개방적인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무한히 내포하고 있다. 시각 예술 문화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창구인 이번 비엔날레는 갤러리비아이의 웹사이트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gallerybi.com.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비아이.


일본 디자이너 슈운 모리카와Shun Morikawa의 전시 포스터 세 가지 연작 시리즈 ‘Outsidebox’.

선병일
남서울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 회장

BIPB 국제포스터비엔날레를 기획한 계기가 궁금하다.
포스터를 30여 년간 디자인했고, 다양한 해외 포스터 비엔날레에 늘 참여했다. 유럽뿐 아니라 일본의 도야마나 중국의 닝보 등 아시아에서 개최하는 행사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꾸준히 진행되는 국제적 규모의 포스터 비엔날레가 없어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건 디지털 매체가 중심이 되기 전에 유럽에서 디자인 산업이 발전했기 때문 아닐까? 포스터는 아무래도 과거에 더 활발했던 작업물이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무래도 포스터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가장 크게 꼽을 수 있겠다. 한국의 공공 기관과 예술 단체가 내놓는 디자인에 관한 정책이나 비전을 살펴보면 포스터 문화에 대한 부분에서는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눈여겨본 포스터 디자인의 트렌드가 있었다면?
현재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포스터 중 몇몇 작품은 3D 모션이 들어간 무빙 포스터다. 트렌드라고 하기보다는 패션 디자이너가 옷 소재를 고르듯 작가가 의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라는 판단 아래 고른 것이라고 본다. 다만 최근에 그 사용법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비엔날레에는 포스터의 모든 제작 과정을 직접 수작업으로 해내는 디자이너들도 있다. 덴마크 작가 기테 카트Gitte Kath는 포스터를 한땀 한땀 자수로 표현했다.

심사위원 선정은 어떻게 이뤄졌나?
해외 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포스터 디자이너들이다. 포스터 비엔날레의 심사위원은 그 행사의 신뢰도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또 이번 행사는 처음 개최하는 것이므로 인지도 있는 이들로 선정했다. 스위스, 헝가리, 폴란드, 미국, 터키 등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하는 문제도 고심했다.

코로나로 인해 준비 기간 동안 어려움이 따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물 작품으로 받았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우편과 배송 기간을 예측할 수 없어 디지털 파일로 받았다. 사실 포스터는 프린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하거나 자수로 작업하는 작가도 있다. 포스터 제작에 사용한 다양한 소재와 기법 또한 포스터 비엔날레만의 재미인데 참 아쉽다.

BIPB 포스터비엔날레가 앞으로 국제적인 디자인 행사로 지속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포스터 비엔날레를 살펴보면 도시와 디자이너 그리고 관객 모두 그 행사를 함께 준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술과 문화의 한 장르로서 포스터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려면 공공 차원에서 행정과 예산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디자이너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클라이언트와의 일도 중요하지만, 개인적 관점과 메시지를 담는 작업도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자각하고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Share +
바이라인 : 글 박슬기 기자 포스터 및 사진 제공 갤러리비아이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