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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아모레퍼시픽이 구축한 브랜드 페르소나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북촌에 설화수와 오설록의 체험 공간이 들어섰다. 한 편의 아름다운 영상을 보는 듯한 공간 경험은 그 어떤 설명보다도 확실하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해준다.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
전통의 가치에서 현대적 미감을 이끌어내는 설화수의 지향점을 고스란히 반영한 공간이다. 60년 세월을 간직한 향나무와 석탑, 석등이 조화를 이루는 단아한 분위기의 산책길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을 끊임없이 가다듬는 설화수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중정으로 연결된 양옥 지하 1. 왼쪽은 지함보, 오른쪽은 부티크 윤


한옥 응접실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다양한 경계와 연결점이 존재한다.”




이경화, 김지희, 이지민, 홍인혜, 김연선
설화수 크리에이티브팀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의 정체성은 ‘집’이다.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설화수의 취향을 지속해서 공유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이곳은 1930년대와 1960년대 건축양식이 공존한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담아낼 매개가 필요했으며 누군가의 특별한 취향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를 구상했는데 집이라는 개념은 이 모든 것이 표현 가능했다. 고객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화해온 설화수의 가치를 공간적 감성과 함께 경험하게 된다.

특별한 취향을 가진 동시대 여성을 페르소나로 설정했다.
‘설화수가 제시하는 한국적 아름다움의 진정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도출한 콘셉트다. 우리 것의 미적 가치를 들여다보는 태도, 깊이 있는 안목과 폭넓은 관점에서 비롯한 남다른 취향과 미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공간의 페르소나는 시대에 얽매이지 않는 문화적 감성을 지녔으며 현대미술과 공예를 사랑하고 전통의 가치를 알아보는 인물이다.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다양한 작가와의 협업으로 한국의 미감을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한다.

공간을 둘러보는 여정은 약 300m에 이른다. 어떤 시퀀스를 의도했나?
가회동 대로변에 위치한 이곳은 폭이 8m에 이르는 한옥 외부 입면만으로 시야를 압도한다. 어쩌면 고객들은 이 장면만으로도 한국성을 강조하는 설화수의 태도를 짐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부에는 의외성을 지닌 디자인 요소를 적용하고자 했다. ‘설화수’, ‘북촌’, ‘한옥’,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단어로부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깨고 싶었다. 전체 공간은 한옥에서 양옥 그리고 정원까지 매끄럽게 이어진다. 사람과 건축 그리고 브랜드 간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뤄지면서도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의도한 결과다. 특히 중정은 한옥과 양옥 사이에 있는 약 5m 높이의 축대를 허물어 만든 것이다. 한옥에서 양옥으로 올라가는 여정을 염두에 두고 하향 증축한 공간으로 두 건물을 연결하는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다.

1930년대 한옥과 1960년대 양옥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심한 것은 무엇인가?
안팎의 경계, 시간의 경계, 건축양식의 경계 등 이곳에는 다양한 경계와 연결점이 존재한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비슷하다. 다양한 지점에 경계와 연결점이 있으며 이렇듯 성격이 상반된 요소를 결합해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설화수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는 고객과 브랜드의 경계를 허무는 플랫폼이고자 했다.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옥에서 양옥까지 관통하도록 디자인한 것, 한옥 내부의 모든 가구와 오브제를 휴먼 스케일보다 낮은 눈높이로 배치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서로 다른 두 건축물이 중첩되며 만들어내는 장면에서 설화수가 추구하는 조화와 균형을 엿볼 수 있다.

브랜드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기존 공간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도산점은 글로벌 럭셔리 패션 스토어가 즐비한 거리에서 설화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자 마련한 공간이었다. 반면 북촌점은 한국적이라는 가치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가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는 상징적 장소를 선택했고 한옥과 양옥 양식의 조화를 꾀했다. 특히 설화수가 좀 더 친근한 브랜드로 다가갈 수 있도록 사람의 온기와 취향을 건축물 안팎에 녹여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이 색다른 경험과 취향을 향유하기를 바랐다.



공간 기획 & 디자인 : 설화수 크리에이티브팀
건축 & 인테리어 설계 : 원오원 아키텍츠(대표 최욱),
인테리어 시공 : 다원앤컴퍼니
조경 : 서안조경
VMD 스타일링 : 세븐도어즈(대표 민들레·민송이)
참여 작가 : 김무열, 허명욱, 임정주, 청록화(대표 신선아), 길종상가, 이인화·김덕호, 최지욱, 유승민, 헤르메스, 호호당
설화살롱 큐레이션 : 영감의 서재(대표 박지호)
사진 : 김인철, 원오원 팩토리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47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집’이라는 공간에서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고 물을 끓이며 차를 즐기는 생활 방식을 보여준다. 일상에 지친 고객에게 심신을 달래주는 고유한 경험으로 가치 있는 쉼과 차 문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선사한다.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전경

티 클래스가 열리는 가회다실

조경과 함께 차를 즐길 수 있는 찻마루.

3층에 자리한 바설록 입구

“현관문을 열기 전까지 마주하는 멋스러운 외관과 
정원은 그 자체로 황홀한 시각적 경험이 될 것이다.”

유정주, 여유정, 이미지, 최현식
오설록 크리에이티브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이 들어선 건물은 1960년대에 지은 집이다. 당시 시대상이 담겨 있으면서도 요즘 세대에게 매력적인 공간에 대해 고민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독특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체험 공간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집은 3층 양옥으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어나가면서도 층마다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미션이 있었다. 다채로운 장면을 만들어 각 공간을 모두 경험하고 싶도록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차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취향을 보여주고자 기획한 브랜드 스토어다. 콘셉트는 무엇인가?
오설록의 집이다. 환경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세련된 취향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페르소나를 상상했다. 전체적으로는 오설록의 정서를 담백하고 섬세하게 표현했지만 각 공간에 과감한 포인트가 하나씩 드러나기를 바랐다. 특히 도로명 주소 ‘45 Bukchonro’를 시그너처 그래픽으로 적용해 공간의 정체성이 더욱 견고해졌다. 차향의 방(Tea Atelier), 찻마루(Tea Lounge), 가회다실(Tea Room), 바설록(Bar Sulloc) 등 구역마다 주제를 다르게 잡고 과거에 사용했던 기물을 재배치해 안온하고 멋스러운 당시의 가정집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햇살 들어오는 따뜻한 집에서 정성 들여 키운 차를 즐기며 ‘쉼의 가치’를 오감으로 느끼기를 바란다.

옛것을 지키면서도 동시대 미감과 브랜드의 개성이 고루 담긴 디자인이 특히 돋보인다.
과거 이 공간에서 실제 사용한 물건에 다양한 디자인을 섞어보며 실험했다. 예를 들어 복원한 자개장 일부를 유리 수납장과 화장실 벽면에 적용하거나 그 패턴에 경쾌한 색상을 입혀 메뉴 책자나 티 코스터의 그래픽 요소로 활용하는 식이다. 오설록의 아카이브를 현대적 집기에 접목해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무엇보다 오래된 양옥에 대한 해석이 선행되어야 했는데 건축적으로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원오원 아키텍츠의 기준과 방향성을 믿고 지지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안에서 오설록의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가미했다.

이곳은 차 맛뿐 아니라 오감으로 차 문화를 접하는 곳이다. 공간 구성 방식이 궁금하다.
문을 열면 차를 볶는 구수한 향이 반겨주는 ‘차향의 방’, 주방 도구가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를 배경으로 빵 냄새에 이끌리는 ‘다식공방’, 정갈하고 소박한 다구로 차를 즐기는 ‘찻마루’, 북촌 한옥마을 전경이 펼쳐지는 ‘바설록’과 ‘가회다실’로 구성된다. 낡은 집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재배치한 오래된 사물과 아름다운 풍경을 곳곳에서 찾아보는 것도 공간을 경험하는 재미다. 특히 바설록은 다른 시공간에 온 듯한 멋진 차경에 설록명차의 클래식함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국내 최정상 바텐더와 함께 만든 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위치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도로에서 매장 전면이 보이지 않아 외부에서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는 길 또한 고객 경험 요소로 만들어야 했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멋스러운 정원은 그 자체로 황홀한 시각적 경험이 될 것이다.

차향의 방’에는 지속 가능한 차 문화를 제안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오설록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읽을 수 있다.
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원물을 즉석에서 블렌딩해 판매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공간이다. 소분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종이와 생분해 수지로 만든 최소한의 포장을 제공한다. 오설록은 차를 통한 쉼의 의미와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각 분야에서 노력하는 브랜드다. 티하우스 북촌점을 시작으로 이런 지향점을 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공간 기획 & 디자인 : 오설록 크리에이티브팀
건축 & 인테리어 설계 : 원오원 아키텍츠(대표 최욱)
공간 콘텐츠 기획 : 비마이게스트(대표 김아린)
참여 작가 : 아라비 스튜디오, 아이보리앤그레이, 아원공방, 모리함, 지승민의 공기, 모와니 스튜디오, 우이, 고범석가구
사진 : 글라스 스튜디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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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정인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2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