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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22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2008년 시작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이 지난 9월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 수상작인 ‘공공디자인 선순환 체계’를 비롯해 사업 부문과 연구 부문에서 총 16점이 선정됐다.

20세기 미국의 정치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는 저서 〈정의론〉에서 가장 약한 자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체제가 가장 정의로운 체제라고 역설했다. 그런데 그가 말한 정의로운 체제는 법과 규제, 선한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행동을 유발하고 균형 있는 시스템을 일구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이 갖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진행하는 공모전의 취지는 모범 공공디자인 사례를 발굴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해 공공디자인 활성화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공공디자인 선순환 체계’(대상) 

디자인 한국도로공사 

효율적으로 휴게소를 이용할 수 있게한 ‘휴게소 통합 안내 및 동선 유도 디자인’(사진),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요금소를 통과하는 ‘통합형 다차로 하이패스 갠트리’ 등을 전국구로 단계별 시행 중이다.


올해 대상에 해당하는 국무총리상은 국민 참여형 디자인 정책인 한국도로공사의 ‘공공디자인 선순환 체계’에 돌아갔다. 공모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객 디자인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통합형 다차로 하이패스 갠트리(*), 휴게소 대상 통합 안내 및 동선 유도 디자인 등을 전국에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갔는데 톱다운 방식으로 시행되던 공공 정책과 시스템이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주민 체감형 도시 틈새 공간 범죄 예방 디자인 사업(이하 범죄예방디자인 사업)과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지침 고도화 사업(사업 부문) 그리고 서울·경기 지역 고령자 서비스 지원 주택 유형 특성에 관한 연구(연구 부문)는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 수평 철 구조물 중간에 지지대를 내려 다리 모양으로 만든 구조물.




주민 체감형 도시 틈새 공간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최우수상) 

디자인
동작구청, 디자인팩토리 

상점과 주거지역의 경계 등 범죄 사각지대의 노후 벽면을 개선하고 투시형 담장과 대문을 조성해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했다.




여수 구봉초등학교 학교 숲 조성(우수상)

디자인
건축사사무소 유어예 

학생과 주민이 함께 참여해 조성한 학교 숲이다.


이 중 동작구청과 디자인팩토리가 협업한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은 범죄 사각지대에 방범용 CCTV나 비상벨을 설치하는 통합 방범 모듈을 조성하고, 침입 감지 센서를 설치하거나 노후 벽면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에 입각했을 때 물 샐 틈 없는 시스템 강화야말로 도시 범죄 예방의 첫걸음임을 상기시켰다.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지침 고도화 사업은 2017년 개발한 ‘서울시 통합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법규, 조례 개정, 매뉴얼 등 사회 변화에 따라 통합 현행화한 사례였다. 지침의 지속성 확보와 다수의 이용 용이성 확보를 위해 웹 기반의 해설서를 제작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양태영 
당진시 신평면 매산2리 마을회관 및 경로당 신축(우수상)

디자인
매산2리 마을회, 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 조조 

마을회관과 경로당 기능을 통합한 공간으로, 한옥의 개념을 차용한 모듈 시스템으로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공근초등학교 공각 도서관 및 5, 6학년 교실(장려상)

디자인
횡성 공근초등학교, 이유에스플러스건축

학생 주도적 활동이 가능한 학교 도서관 및 교실을 조성했다. 기존 교실의 틀에서 벗어나 오각형 교실, 마루, 아고라 등으로 이루어졌다.




Safe & Save 365 어린이 안전 캠페인

디자인
제리백

어린이 보행 사고 예방을 위한 빛 반사 안전 태그를 개발해 배포했다.


이 밖에 여수 구봉초등학교 학교 숲 조성, 가족형 숲 여행 안내 환경 조성 등 사업 부문과 연구 부문에서 총 14점의 작품이 우수상(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상)에 선정되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건 포천경찰서 유창훈 경무과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장수의자’를 특별상에 선정한 것이다. 60세 이상의 보행자 중 많은 이들이 다리가 아파 신호를 기다리지 못하고 길을 건너는 무단횡단이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보행 신호등 옆에 작은 의자를 설치한 것이다. 이 디자인은 소셜 미디어와 매스컴 등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공디자인만큼 중요하면서도 많은 오해를 받은 분야도 드물 것이다. 수려한 설치물과 가시적 결과물이 공공디자인의 전부처럼 받아들여지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공공디자인은 사용자의 삶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들의 일상에 유연하게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 개별성과 보편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 그럼으로써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서 시민을 해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들이 보여준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publicdesign.kr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테네 교외 언덕을 지나는 행인을 납치해 침대에 눕히고 키가 침대보다 크면 발을 잘랐다.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사용자를 공급자의 논리에 억지로 맞추는 상황을 빗대어 사용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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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경희 객원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2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