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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잘 나는 드론의 잘난 디자인 -1 [드론 디자인] 디자이너가 날린 드론이 더 멀리, 잘 난다
전 세계 드론 마니아들이 나름의 조종 능력을 과시하며 각국의 경관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사이트 트레블바이드론(travelbydrone.com). 이곳에 접속하면 두어 시간은 꼼짝 못하고 구경하게 되는데, 광활한 호수 위를 나르는 고공 촬영부터 여행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항공 뷰까지 말 그대로 드론(drone)으로 여행하는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 유저들 또한 세계 곳곳에 얼마나 많이 분포하는지 맵에 업데이트된 데이터가 놀랍도록 빼곡하다. 이처럼 대중적인 항공 촬영부터 넓게는 택배 사업, 군수 산업, 응급 재난 분야까지 드론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드론 디자인은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고 앞으로 ‘드론을 위한’ 혹은 ‘드론에 의한’ 어떤 종류의 디자인이 필요할지 살펴본다.

* 본 기사는 9월 22일 ‘네이버 디자인’에 소개되었으며 ‘디자인프레스’ 공식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드론 열풍이 심상치 않다. 초기 아이디어 단계의 프로토타입 드론부터 실생활에서 활약하는 드론까지, 매일 드론에 관한 새로운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무선 조종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어른들의 장난감 정도로 평가절하하기 어려울 만큼 드론은 이미 현대인의 미래를 바꿔놓을 거대한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드론은 원래 정찰과 감시, 소규모 폭격 등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했다. 기술 개발에 힘입어 점차 소형화, 경량화됨에 따라 민간용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농업 분야와 공공 분야를 비롯해 예능 촬영 현장과 같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드론이 연일 화제로 떠오른 것은 2013년 말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2015년까지 드론을 이용해 집 앞까지 물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일반인의 관심까지 쏠리기 시작했다. 비행 시 모터에서 나는 소리가 마치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비슷해서 ‘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인 항공기는 사실 100년가량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Nickola Tesla)가 발명한 무인 항공기는 제1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18년 80km 정도 날아가 날개를 분리하며 동체 폭탄을 포격하는 케터링 버그(Kettering Bug)였다. 이후 드론의 개발은 다양한 목적에 따라 이뤄졌고 생산 효율성을 중요시하던 20세기 중ㆍ후반까지도 드론의 디자인이란 그저 탑재된 기능을 보호하는 외형 정도로 인식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일반 사람들이 드론을 오락용으로 바라보면서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임무용 드론보다 소위 ‘어덜트 펀’ 시장을 공략하는 오락용 드론에서 괄목할 만한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드론 중 눈에 띄는 것은 익스트림 스포츠 드론 릴리(Lily)와 휴대용 셀카 드론 닉시(Nixie)다.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도록 프로펠러를 과감히 접은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오토 팔로잉(auto following) 기능까지 탑재하여 드론이 사용자를 졸졸 따라다니며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휴대용 셀카 드론 닉시 또한 유연한 소재의 프로펠러 바를 개발하여 휴대 능력을 최대치로 높였으며 전체적으로 험한 환경에서도 파손되지 않도록 둥근 형태의 대칭 구조를 채택했다. 전체적인 디자인을 아우르는 원색 계통의 색상은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전 세계 중저가 드론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중국의 샤오미(Xiaomi) 드론 또한 기업 특유의 깔끔하고 심플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녹여내 드론 마니아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드론에 입문하는 디자이너라면 으레 드론의 내부가 복잡할 거라 예상하겠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주요 부품은 플라이트 컨트롤와 GPS, 모터, 배터리인데 드론의 심장이자 두뇌인 플라이트 컨트롤러가 비행 성능과 조작성을 좌우한다. 메인 보드를 통해 컨트롤러의 명령을 받아들여서 프로펠러의 속도를 조절해 이착륙과 전ㆍ후진하는 원리로 드론이 움직이게 된다. 이 외에도 GPS 수신이나 제자리 비행을 위한 정지 비행과 장애물 회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센서가 달린다.

현재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중국 DJI가 드론계의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디자인에 있다. 당시 시중에 나온 다른 드론은 고가인 데다 DIY로 만들어야 하는 복잡한 구조가 대부분이었는데, DJI는 사용하기 편하고 심지어 미려하기까지 한 일체형 디자인 덕분에 시장을 단번에 석권할 수 있었다. 드론계의 애플이란 수식어를 선사한 펜텀(Phantom) 시리즈와 인스파이어(Inspire) 제품은 파격적인 화이트 색상과 유선형을 최대로 살린 디자인으로, 그동안 투박하고 검은색 일색이었던 드론 사이에서 군계일학이라는 평까지 얻을 정도다. 유럽의 패롯사를 비롯해 전 세계에 새롭게 내놓는 드론 대부분이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계속해서 소유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드론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디자인의 날을 세우는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단순히 항공 촬영과 같은 목적을 넘어서, 드론은 하늘을 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리 만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동시대 드론 시장에서 사용자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디자인은 날이 갈수록 각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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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백가경 객원기자/ 이원영 IT 칼럼니스트, 참고 도서 <드론은 산업의 미래를 어떻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