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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스마트 시티, 스마트 디자인,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2016 서울 디자인위크


2016 서울디자인위크가 열린 DDP 현장. 

2016 서울디자인위크가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2일까지 DDP를 중심으로 서울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는 2014 서울디자인위크 론칭 이후 민·관이 함께 하는 세 번째 행사로 서울의 대표적 디자인 축제라는 상징적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장치와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디자인, 스마트 라이프’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열린 전시와 특별 콘퍼런스 외에도 ‘2016 유니버설 디자인 서울’, ‘2016 서울공예박람회·프리마켓’, ‘AGI 서울 2016’ 등을 동시에 개최해 축제의 규모와 다양성을 더한 것이다.

이나미 디자인 바프 대표가 맡은 서울디자인위크 총감독이라는 직책 역시 처음 도입한 것으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디자인의 궁극적 비전을 모색하고 추구하는 데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나미 총감독은 “스마트 디자인이란 우리가 처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여 더욱 나은 삶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디자인, 즉 똑똑함을 넘어 지혜를 겸비한 디자인”이라며 “이번 행사가 문제 해결의 방법론으로서 디자인이 담당해야 할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마트 디자인_서울디자인위크 2016’이라는 제목으로 메니페스토를 발표해 보다 나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디자인이라는 행위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2016 서울디자인위크에서는 스마트 디자인에 대한 정의부터 목적, 실현을 위한 요건까지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를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널리 확장시켜나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콘텐츠였다. 한편 이번 전시 주제는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 베이징디자인위크의 게스트시티 서울 전시에서도 공유되어 ‘스마트 서울’이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등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관련 기사 113쪽).

왜, 무엇이 스마트 디자인인가?

‘스마트 디자인이란 영리하고 똑똑한 디자인을 넘어 지혜를 겸비한 디자인을 의미하며, 스마트 라이프를 가능하게 하는 문제 해결의 솔루션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메니페스토에서 정의한 스마트 디자인의 역할이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첨단 기술과 맞물려 등장한 스마트 기기는 스마트함이 기술과 기계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결국 스마트 라이프라는 것은 우리가 보다 나은 삶, 보다 더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나미 총감독의 말이다. 서울디자인위크의 주제전 ‘스마트 디자인 스마트 라이프’의 일환이었던 청년 워크숍 & 전시 역시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했다. 총 5개 대학 6명의 교수들과 10개 팀 46명의 학생들이 워크숍을 통해 스마트 디자인의 의미를 끝없이 묻고 해답을 찾는 과정과 결과 모두를 전시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방법론으로서 디자인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다.

참가 팀 중에는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이 진정 스마트한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팀도 있고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복지관 할머니에게 맡길 수 있는 매칭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다문화가정을 위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기며 배울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개발한 팀도 있다. 이처럼 우리 삶 속의 크고 작은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스마트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모든 과정이 디자인인 셈이다. 한편 이번 행사의 메인 전시인 <스마트 디자인으로 스마트 라이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앱세서리Appcessory>전은 48개 앱을 집, 건강, 레저, 교육, 커뮤니케이션 등 6개 영역으로 나누어 스마트 디자인 템플릿으로 전시했다. 삶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앱을 관람객이 직접 구현해보는 반응형 전시로 선보였으나 아쉽게도 딱히 새로울 것 없는,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를 지닌 앱을 모아 소개하는 데에 그쳤다.



올해의 주제전 <스마트 디자인으로 스마트 라이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앱세서리>. 관객의 참여를 통해 제품의 소개 영상을 볼 수 있는 반응형 전시로 구성했다.

스마트 디자인의 과정과 결과를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보여준 청년 워크숍 & 전시 .

스마트 디자인은 도시를 변화시킨다 


한편 2016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국제 콘퍼런스 전시에서는 대중교통이라는 뚜렷한 카테고리 안에서 도시 시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즉 스마트 라이프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도시에서 대중교통은 삶의 질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터. 실제로 이번 전시는 서울시가 15년 뒤에 구현할 2030 미래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기본 개념을 소개하는 자리로, 국내외 다양한 대학과 협력한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천장과 실내를 인터랙티브 투명 유리 패널로 감싸 승객들이 도시 경관을 즐기며 정보 공유와 소통을 할 수 있게 하는 버스의 인테리어 디자인(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부터 저공해와 무인 운행을 콘셉트로 한 스마트 택시 콘셉트 디자인(영국 RCA)까지 모두 최첨단 스마트 시스템을 활용한 연구 결과였다. 무엇보다 교통 약자를 배려하고 친환경성, 안전성, 공유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과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스마트 라이프의 의미를 잘 담아낸다고 본다. 

한편 국내외 디자이너가 서울의 더 나은 대중교통을 상상하며 디자인한 TBS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택시, 버스, 지하철의 시각 정보에 대한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나은 삶,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디자인의 역할에 공감을 더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은 서울 버스를 강남만 그리고 강북만 운행하는 노선, 강남과 강북을 오가는 노선의 세 가지로 나눈 다음 이를 컬러 시스템으로 구분하고 한글 그래픽으로 출발지와 기착지, 도착지명을 표현한 김두섭 디자이너(한글 디자인: 민병걸)의 작품이었다. 버스 컬러가 운행 지역의 정보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한편, 한글의 조형성을 부각시킨 노선 정보는 서울의 다양한 도로 모습을 형상화하며 122개 노선 모두에 고유한 인상을 줬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대중교통 디자인이 환경 의식을 잘드러내도록 서울의 실제 대기 오염도를 그래픽으로 나타낸 슬기와민의 ‘에어로시티 버스’와 실제 지형에 맞는, 길 찾기에 최적화된 서울만의 노선도를 제시한 제로퍼제로의 ‘서울 레일웨이 시스템’ 역시 주목할 만했다. 한편 해외 디자이너로는 니키 고니센(Nikki Gonnissen)이 택시의 외형을 도시를 비추는 거울처럼 디자인해 많은 교통량 속에서도 쉽게 눈에 띄고 주변 도시 풍경을 반사함으로써 서울의 고유한 특성을 잘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서울시에서 실행하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정책 중 하나인 서울자전거, 따릉이.

디자이너 니키 고니센이 거울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한 택시 ‘I see you’.

디자이너 김두섭이 서울의 더 나은 교통환경을 위해 제안한 버스 디자인. 버스 운행 체계를 컬러와 정보 그래픽, 서울의 도로를 연상시키는 한글 그래픽으로 표현했다(한글 디자인: 민병걸).

서울디자인위크의 스마트 솔루션


런던, 밀라노, 헬싱키, 도쿄 등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삼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다양한 디자인 전시, 행사 포럼 등을 동시에 개최하며 시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자인 위크를 개최한다. 이번 서울디자인위크는 여기에 하나의 핵심 화두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확장된 디자인의 의미를 적극 반영해 스마트 디자인 선언문을 발표하고 ‘효율적인 삶, 조화로운 삶, 자율적인 삶, 더불어 함께 사는 삶,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 바로 그 핵심이다. 앞서 소개한 전시 외에도 2016 유니버설디자인서울 역시 어느 평범한 가족이 하루 동안 경험한 법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나름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몰입도 있는 전시로 구현했다. 집이나 회사에서, 또는 병원이나 학교, 도서관 등 일상 속에서 시민 모두가 공평하고 손쉽게,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소개하며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다. 이 밖에도 2016 서울디자인위크는 ‘2016서울공예박람회 ·프리마켓’과 ‘AGI 서울 2016’ 같은 굵직굵직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며 11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하지만 본질이나 의미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디자인계에 새로운 환기가 될 만한 인상 깊은 작품이 없었다는 점, 광범위한 개념 정의로 콘텐츠에 따라 다소 난해하거나 끼워 맞추기 식의 인상을 주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주제전의 일환인 서울디자인마켓은 (말 그대로) 장터일 뿐 ‘34개의 스마트한 발견’이라는 부제와의 접점은 찾기 힘들었고 2016 서울공예박람회는 전시 디자인과 콘텐츠 모두 엉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새롭게 느끼게 하고, 갖고(경험하고) 싶게 만들 만한 요소가 부재한 점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2016 서울디자인위크는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에 하나의 방점을 찍고 디자인의 의미를 재정립했다는 점에선 분명한 의미가 있다. 이나미 총감독은 "이번 2016 서울디자인위크에서는 디자인이란 더 이상 예쁜 겉모양이 아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다양한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솔루션을 제안하는 일임을 담론으로 펼쳐냈다.”며 "디자인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 가구, IT 제품 등을 전시한 ‘2016 유니버설디자인서울: 어느 가족의 하루 이야기’ 전시장.

‘일상의 공예’ 중 가장 친근한 식기인 밥그릇을 재조명한 ‘2016 서울공예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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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