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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VR 체감온도 VR 텔링하는 콘텐츠 디자이너 정영선

글로벌 대기업에서 나온 VR 기기의 저렴한 버전, 경량화 버전, 즉 양산화에 열을 올리는 건 역시 중국 기업이다. 지난해 3월 알리바바는 VR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고, 이어 화웨이와 샤오미도 VR 하드웨어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정부는 ‘VR 산업 발전 백서 5.0’까지 발간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간 브랜딩 기업 브랜드스토리의 정영선 기획 이사는 국내보다 더욱 공격적인 중국 시장에서 VR 콘텐츠를 당당히 선보이고 있는 마케터다. 그는 “VR의 가장 큰 문제가 뭘까요? 딱 10초까지만 신기하다는 거 아닐까요? 그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때문입니다” 하고 잘라 말한다. 드라마와 다큐 작가를 거쳐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업에 뛰어든 정 이사는 스스로를 콘텐츠 디자이너라 칭한다. 종로구 윤동주문학관, 서울시 한강 매력 명소 스토리텔링 사업,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 시장 살리기 사업 일원인 문전성시 프로젝트, 삼성래미안 아파트의 스토리텔링과 브랜딩 전략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지자체와 기업이 운영하려는 상업, 주거, 문화 공간, 크게는 신도시에 역사, 문화, 경제, 심리학을 아우르는 연구를 거쳐 같은 공간을 전혀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을 입히는 게 일이다. 넓은 의미에서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닮았다. 2005년 브랜드스토리를 세운 뒤 10년 만인 2015년, 시대에 부합하는 최적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VR과 AR 콘텐츠 프로덕션 오브로(Ovro)를 시작하기도 했다. 오브로의 세계 명작 동화 VR 시리즈는 영어와 중국어만 지원한다. 애초부터 한국 시장을 건너뛰고 중국과 미국, 유럽을 목표로 삼았다. 중국의 VR 시장 규모는 2015년 2730억 원 정도였던 것이 2016년 4배로 늘었고, 2020년에는 1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중국 시장에 겁도 없이 진출하는 ‘믿는 구석’을 물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실패하는 기업이 대부분 무슨 기업인 줄 아세요? 기술 기업이죠. 설계도만 빼면 끝이거든요. 디자인은 아마 그다음일 거예요. 하지만 콘텐츠는 절대 빨리 못 빼갑니다. 한류 열풍 드라마 두 편을 짜깁기해서 만든 중국의 <별에서 온 상속자>는 성공하지 못했거든요.” 드라마 작가 당시 PPL을 끼워 넣는 것이 천직처럼 잘 맞았다는 그가 말하는 VR의 제약은 예상을 빗나간다. “PPL 제품이 별로라서 맥락에 녹이기 어렵다면 그건 작가의 역량 탓입니다. VR 기기의 어지럼증은 구글이나 삼성 등이 차차 해결합니다. 체험자가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데 집중하느라 터널 현상이나 어지러움증을 못 느낄 정도의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제 몫이죠.” 편집된 영상 화면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VR을 쓰면 노천에 방치된 것 같은 환경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정영선 이사는 대본을 쓴 뒤 VR 환경에 맞게 다시 세세하게 공간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VR 텔링 대본이 영업 비밀이라고 말한다. 오브로가 제작한 피노키오 VR 콘텐츠를 체험해봤다. 마침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난파선에서 피노키오가 쓰러지고 흔들리면서 배를 탈출하는 장면이다. 어지럽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대사를 없앴고 어두운 날씨와 검은 바닷물을 표현한 무채색 일색의 배경에서도 번개의 반사 각도와 시선을 끄는 동선으로 주인공 피노키오는 놓치지 않도록 했다. 한 공간에서 일하는 기술팀, 3D 아티스트와 스토리보드 수정을 거듭한 끝에 완성한 장면이다. 절대 매뉴얼화할 수 없는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세세한 판단이 모여 이야기에 힘을 실은 결과다. 이렇게 VR 콘텐츠는 계산할 수 없고 복제할 수 없는 크리에이티브 영역으로 남는다.





브랜드스토리의 광화문 AR 스토리텔링 앱 실행 장면. 실제 광화문에 휴대폰 카메라를 비추면 광장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들을 현재 모습에 비추어 증강 현실로 보여준다.





세계 명작 동화 VR 시리즈 중 <피노키오>편으로 정교한 기술력과 연출력으로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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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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