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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디자이너가 만든 손바닥 위 정치판 판킹



“기획 단계에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의 미니 홈페이지와 방명록 방식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했다. 인물(사용자) 중심의 정보와 그것에서 파생된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적용되었던 인기 플랫폼이었다. 정치를 소재로 한 미니홈피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라면 어떨까? 판킹이 ‘오늘의 유머’, ‘일간 베스트’와 같은 한쪽으로 치우친 음지의 커뮤니티를 대신해 정치인과 국민과의 소통을 365일 극대화시키는 실질적인 창구가 되길 바란다.” _디자이너 이상인 Sanginlee.com 




정치인은 이미지를 먹고산다. 선거철이면 포스터 전략을 세워 적합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당 쇄신을 말할 때도 선거 홍보 전략가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인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통합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일, 이는 사실 디자이너의 전문 영역이다. 그런데 여기 이 디자이너는 이미지보다 팩트를 전달하는 일에 역량을 쏟기로 했다. 뉴욕 딜로이트 디지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디자이너 이상인이 3월 18일 공식 론칭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판킹’이 바로 그것. 디지털 디자인과 컨설팅 업무를 하는 그는 미주 지역 내 비영리 예술가 커뮤니티 크리에이트(K/REATE)의 발기인으로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소셜 임팩트 활동을 해왔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캔버스 작품을 들고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팝업 전시를 하거나, 박근혜 탄핵안이 불거지자 뉴욕 한인 아티스트를 대표해 시국 선언을 하는 등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일에 앞장서왔다. 지난 1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사상 최대 촛불 시위가 불거졌을 때는 추수감사절 휴가를 연장해 광화문 시위 현장을 찾았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며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도록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거듭 생각한 끝에 정치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정치를 소재로 한 SNS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라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발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주변 개발자, 디자이너와 함께 3개월간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에 매달린 끝에 모바일 앱 ‘판킹’이 완성됐다. 판킹은 말 그대로 왕을 조명하는 플랫폼이다. 대선 기간이나 특정 이슈 때만 불거지는 단발성 관심이 아닌 팩트와 인물 중심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치 커뮤니티 앱을 표방한다. 체계적인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과 UX를 고려한 직관적인 정보의 흐름이 매끄러운 게 다른 프로그램과 확연한 차이다. 대선 후보를 비롯해 국회위원 300명의 이력과 선거 공약, 입법 활동, 국회 발언 등을 검색해 최신 업데이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해당 정치인의 담벼락인 ‘대나무숲’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실시간 가장 많이 검색되는 상위 50명의 얼굴이 조회 수에 따라 실시간으로 크기가 바뀐다.

누가, 어느 정당이 가장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는지를 한눈에 시각화하는 장치다. 이상인은 사용자가 많이 모일수록 앱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민심을 가장 빨리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보며, 나아가 정치인과의 라이브 채팅 같은 이벤트도 구축하고자 한다. 그는 지난 2월 17일부터 한 달 남짓 회사에 휴가를 내고 한국에 들어와 판킹을 지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투자자와 동료를 물색 중이다. 디자이너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가장 쉬운 언어로 정치를 풀어내 대중과 정치인을 연결시키는 일에 전문가다. 대중의 손바닥 위에 정치판을 깔아놓으려는 그의 시도는 디지털 시대에 정치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숨길 수 없는 본능이자 마땅한 역할이다. 판킹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판킹’을 검색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Pan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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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