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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Report 이모티콘, 만들어본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디자이너들이 이모티콘을 만드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웹 디자이너 1세대가 최근 아이폰용 이모티콘으로 어떤 실험을 했는지, 그리고 잘나가는 이모티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특정 마니아 층을 거느리는 이모티콘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경험담을 들었다.

단순한 드로잉에 만감(萬感)을 불어넣는 디자이너,
백두리


백두리가 디자인한 이모티콘.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백두리는 아크릴화로 다양한 책의 삽화를 그렸고, 최근에는 카카오톡 스튜디오X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드로잉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백두리의 이모티콘은 지금 인기몰이 중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모티콘의 공통된 모습과 많이 다르다. 표정 없는 얼굴에 검은색 드로잉 선으로 이루어진 이모티콘은 단조로운 듯하지만, 매우 애매하고 복잡다단한 기분을 전달하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미치도록 웃기거나 귀엽거나 앙증맞지 않아도 마니아를 끌어모으는 이모티콘은 어떻게 만들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이모티콘은 무엇인가?
이모티콘 디자인은 처음인데, 카카오톡 측의 제의를 받은 직후부터 기획 과정까지 전부 합쳐 3~4달 정도 걸렸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모티콘을 그리고 제작하는 데에는 3~4주 정도
소요됐다. 이미 드로잉으로 몇 권의 책을 내면서 아닌 척, 괜찮은 척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을 드러내는 드로잉을 주로 그렸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이모티콘 중에서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라서 고개를 들고 있는 이모티콘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이모티콘을 처음 만들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움직이는 애니콘은 대부분 GIF 형식으로 만든다. 포토샵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모티콘이 조금만 움직임이 있어도 굉장히 많은 장면이 필요해서 만들기가 어려웠다. 카카오톡에 제안하는 이모티콘을 만들려면 하나의 테마로 총 24개의 이모티콘을 만들어야 하는데,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이모티콘을 디자인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모티콘을 만들고 입점할 곳과 계약서를 쓸 때 적합한 조건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비슷한 콘셉트의 이모티콘을 다른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에 판매할 수 없다는 계약 조건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모티콘을 사용할 정확한 타깃을 잡는 게 중요하다. 어설프게 대중성을 좇다가 자신만의 독특함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모티콘을 한 번만 만들어낼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개성이 담긴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줄 마니아층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이메시지에 이모티콘을 먼저 실험한 이유,
이노이즈의 이모데오와 베어부


이모데오와 베어부.

디지털 UX 디자인 기업 이노이즈가 최근 이모티콘을 만들었다. 동그란 형태에 익살스러운 표정이 특징인 이모데오(Emodeo)와 곰인지 강아지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개성 있는 이모티콘 베어부(BearBoo)다. 이노이즈의 이모티콘이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하거나 마니악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웹 디자이너 1세대로 시작해 현재는 UX 전문 디자인 회사 대표로 성장한 박희성·홍순기 대표가 바라보는 이모티콘 시장은 어떨지 꽤나 궁금했다.

아이메시지를 위한 이모티콘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메시지의 새로운 기능이 론칭하기 전부터 앱스토어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이모티콘을 만들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메시지는 애플의 iOS 또는 맥OS 사용자끼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 서비스를 뜻하며, 메시지를 다양한 효과로 보낼 수 있고 메시지 창 어디든 이모티콘을 스티커처럼 붙일 수 있다. 또한 앱스토어에 올라온 다양한 이모티콘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국내 이모티콘 시장은 대형 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한 시장이 가장 크고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 반해, 아이메시지 시장은 그렇지 않다. 오픈 마켓처럼 어떤 콘셉트든 올릴 수 있고 가격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아이메시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자유로운 마켓에서 크리에이터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우리도 이곳에서 실험해보고 싶었다. UX 디자인 회사이기 때문에 아이메시지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이모데오의 크기와 형태는 아이메시지에서 어디에 붙여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실험해본 소감은?
이번 이모티콘 디자인은 클라이언트를 위한 주요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작업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완벽한 형태로 나오진 않았지만 우리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툴을 활용해서 완성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아이메시지용 이모티콘 론칭은 우리에게 자산이 될 것이다. 조만간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틀에 박히지 않은 디자인과 다양한 효과를 주는 새로운 이모티콘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모티콘 시장을 질적·양적으로 키우기 위해 디자이너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UX 디자인에서 자주 고민하는 것이 있다. 빛이 언어인가 비언어인가 하는 것이다. 밝을 때와 어두울 때 전해지는 메시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 직설적인 언어다. 그렇다면 이모티콘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이모티콘은 글을 보조하는 역할이 아닌, 제3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말. 아주 단순화된 이미지가 아니더라도 그 이모티콘을 봤을 때 어딘지 모르게 화가 해소되고, 좀 더 즐거워지는 그런 디자인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귀엽고 앙증맞고 어딘지 모르게 웃기다는 걸 과격하게 표현하는 이모티콘에서 사람들은 조만간 피로감을 느끼는 때가 온다. 이모티콘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화시키는 말과 글 이후의 새로운 언어로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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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백가경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