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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정희연 프로덕트 디자이너 [PRODUCT DESIGNER] HEEYEUN JEONG



자기소개를 해달라.
매장 마케팅 솔루션 기업 스포카에 재직 중인 프로덕트 디자이너 정희연이다. 본래는 UI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나 점점 디자인의 범위와 중요성이 넓어지면서 현재는 기획과 코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당신의 작업 과정을 묘사해달라. 보통 어느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는지 궁금하다.
UX 디자이너가 제품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부분, 예상보다 사용이 저조한 부분 등을 찾아 문제 상황을 진단하고 원인을 찾아내면 이를 해결하는 게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주요 업무이다. 스포카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업무 경계가 자유로운 편이라 제품의 룩을 결정하는 시각 디자인을 할 뿐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기도 하고 프로덕션 코드를 수정하기도 한다. 회사 업무에서는 전체 작업 주기를 짧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문제 정의부터 해결안 도출, 실제 제품에 적용 후 사용자에게 배포하는 과정까지 짧게는 하루나 이틀 안에 마치려고 한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해답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므로 긴 시간 동안 끙끙대고 고민하는 것보단 빨리 시장에 출시해 사용자의 반응을 보고 후속 대응을 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개인 작업의 경우, 정반대로 완결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재미있기 위해 하는 작업이므로 회사에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개인 작업으로 해소하는 셈이다. 특히 모든 개인 작업은 대부분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만큼 코딩에서나 디자인에서나 시간을 충분히 들여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포트폴리오는 무엇이며 그 이유에 대해 말해달라.
오픈 컬러(Open Color)다. 오픈 컬러는 회색과 12개의 유채색을 10단계 레벨로 뽑은, 즉 130개 스와치로 구성된 UI용 컬러 팔레트이다. 디자인할 때 색상을 뽑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프리셋을 만들어두면 편하겠다 싶어서 개인 작업으로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가 자랑스러운 이유는 무척 많다. 먼저 색상을 추출하는 독보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깊이 있게 다뤘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상에서 컬러는 온전히 숫자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수들을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꿰뚫어 보면 완벽한 팔레트를 추출할 수 있다는 기대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색상 팔레트를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 참고할 자료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HSB, HSV, RGB, Lab 색 공간과 채도, 명도 등 원론적인 색 이론을 공부했고, 접근성(accessibility)도 많이 고민했다. 두 번째는 이 팔레트를 거의 모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포맷으로 제공하는 점, 마지막은 첫 오픈 소스 프로젝트였음에도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 덕분에 깃허브(Github) 내에서 한국 CSS 개발자 1순위가 되는 명예를 얻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완벽한 숫자에 대한 집착?(웃음) 어릴 적부터 수학을 좋아했고, 한자리에 진득이 앉아 책을 읽거나 뭔가를 만들고 고민하는 걸 좋아했다. 여기에 완벽주의까지 더해져 학자나 연구자 같은 캐릭터가 됐는데, 비슷한 성향의 디자이너가 흔치 않아 주목받는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이런 특성을 밖으로 활발하게 어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코딩이 큰 도움이 됐다. 내가 디자인하고 생각한 것을 직접 결과물로 만들어 공개할 수 있으니 말이다.

코딩은 언제부터, 왜 하게 되었나?
코딩을 시작한 지는 이제 4년 정도 됐다. 스타트업은 재정상 충분한 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우므로 디자인 구현이 우선순위에서 자주 밀리곤 한다. 그걸 보다 못한 디자이너들이 직접 프런트엔드 수정 권한을 회사에 요구했고, 회사에서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처음 개발 언어를 배우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거나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서 프로그래머에게 넘기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내 손으로 코드를 고쳐서 원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좌절보다 더 컸다. 지금은 간단한 웹사이트나 스타일 프레임워크는 혼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이너에게 코딩 능력은 필수는 아니지만, 있다면 좋은 무기가 된다. 채용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 프로그래머와 일할 때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막무가내로 안 된다고 하는 프로그래머를 무찌를 수도 있다).

요즘 가장 관심을 갖는 이슈는?
페미니즘이다. 관심을 좀 덜 갖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고민일 정도로 페미니즘 이슈는 나에게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성차별과 여성 혐오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내 작업에 유독 수학적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여자는 수학에 약하다는 편견, 특히 여성 디자이너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내가 수학에 관한 질문을 하면 평소 수학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남성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맨스플레인을 하기 바쁘다. 이런 편견을 깨고 싶어서 수학이나 논리를 작업 과정에 많이 녹여내려 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최근에 기획한 ‘2017 비핸스 포트폴리오 리뷰 서울’에 연사의 성비를 동수로 맞춘 것도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UI 디자인업계도 여성의 목소리, 소수자의 목소리가 부족하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껴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에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 그 외에도 여성 디자이너 정책 연구 모임에서 개최한 WOO WHO나 팟캐스트 디자인 테이블 등에서 여성 디자이너로서 목소리를 보태려고 노력하고 있다.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디자이너가 GUI만 조정해서 손쉽게 UI 프레임워크(framework)를 추출할 수 있는 디자인 시스템 생성기를 만들고 싶다. UI 프레임워크는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머가 만들지만 프로그래머는 디자인 구성 요소 간의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의도에 맞는 코딩을 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는 코드의 구조와 원리를 몰라 자신의 의도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전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프레임워크 제너레이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yeun.github.io


오픈 애로우(Open Arrow). 웹에서 화살표 글리프가 이질적으로 나오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웹 폰트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U+2190부터 U+21ff까지 총 112개 화살표 심벌을 지원한다.


오픈 컬러. 폰트, 배경, 보더 등 UI 요소에 사용할 수 있는 130가지 색의 오픈 소스 컬러 팔레트를 제작했다.


스포카 디자인 가이드라인. 로고타이프, 색상, 타이포그래피, UI 요소, 사진, 그래픽 리소스의 일관된 사용 가이드를 제시한다.


플래닝 포커(Planning Poker). 애자일 방법론에서 주로 사용하는 플래닝 포커를 위한 앱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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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민정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