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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SWEDISH DREAM 아이제틀 친환경 결제의 대중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꽂을 수 있는 정사각형 형태의 리더기. 소매상이나 푸드트럭 업체 같은 소규모 상인들이 아이제틀 리더기의 주고객이다.
아이제틀은 스웨덴의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2010년 스톡홀름에서 시작한 이 회사의 이름은 ‘i’와 ‘settle’의 합성어이며 ‘빚을 해결하다’라는 심플하고 직관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제틀의 메인 미션은 대기업 틈새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상공 기업을 돕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면 결제 시스템의 대중화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체인점에서 사용하는 카드 결제의 편리함을 작은 상점이나 노점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창업자 야코브 데 예르Jacob de Geer와 망누스 닐손Magnus Nilsson은 이를 위해 미니 칩 카드 리더기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언제 어디서나 단말기만 연결하면 모바일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제틀의 탄생은 아주 작은 에피소드로부터 시작됐다. 창업자 야코브 데 예르의 부인은 10년 전 아시아 지역에서 안경을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 박람회에 다녀온 후 ‘만약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면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현장에서 현금 없이 편하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지만 2010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아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야코브 데 예르는 스마트폰 등에 연결해 결제할 수 있는 단말기 보급 회사인 미국의 ‘스퀘어’사와 접촉했지만 마크네틱 카드만 사용 가능해 집적회로(IC) 칩 카드를 쓰는 유럽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는 연구 끝에 결국 2011년, 칩 카드 리더기를 발명했다.

아이제틀의 단말기는 무료로 제공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연결 가능하다. 단말기에 카드를 꽂고 핀 코드 4자리를 누르면 결제가 끝나는 간단한 시스템은 오늘날 결제 시스템의 바이블이나 다름없다. 스톡홀름에서는 〈빅이슈〉와 비슷한 잡지를 판매하는 노숙인이나 노점 상인들조차 아이제틀 단말기를 사용한다. 비자와 마스터는 물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까지 모든 카드사의 IC 칩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사용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다른 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1.5~2.75%로 책정하고, 많이 판매할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스마트 레이지 방식을 도입한 점도 아이제틀의 대중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아이제틀은 소매점이나 중소기업 등에 지불과 자금 관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결제와 POS(Point of Sales: 판매 시점 정보 관리), 펀딩, 파트너십 애플리케이션 등의 상품도 제공한다. 결제 프로세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을 통해 가맹점의 매출을 관리해주는 것. 사업 초기에는 거래 기능에 집중했으나 몇 년 전부터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어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재구매율은 몇 퍼센트인지, 총매출액은 얼마인지 등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아이제틀로 결제한 카드 사용 금액은 2018년 1년간 20억 유로(약 2조 3200억 원)에 달한다. 스웨덴 카드 가맹점의 40%가 아이제틀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멕시코와 브라질에도 진출했고 브라질에서는 아이제틀의 점유율이 31%를 차지할 정도로 확산됐다. 현금이 필요 없는 카드 결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고 아멕스와 마스터카드, 산탄데르 은행 등의 굵직한 금융기관들이 아이제틀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페이팔이 아이제틀을 22억 달러(약 2조 3800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집중하던 페이팔이 오프라인 결제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차례의 창업을 경험하며 인사이트를 쌓은 야코브 데 예르는 아이제틀의 성장과 지속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는 단순히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수익성만을 바라보지 않았다. 소규모 기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을 도우며 동시에 지속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이제틀은 2019년 11월 세계 최초로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든 카드 리더기인 ‘오션 리더Ocean Reader’를 출시했다. 오션 리더는 북해와 발트해에서 수집한 어망과 밧줄을 활용해 만든 오션웍스Oceanworks 인증 제품이다. 아이제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바다에서 1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지속 가능한 재료로 만든 카드 리더기를 소상공인에게 제공하는 첫 단추를 꿰었다. 더 큰 목표는 아이제틀이 출시하는 모든 카드 리더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친환경 소재만으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오션 리더는 아이제틀 리더 2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지만 판매 수익의 20%를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단체에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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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김만나, 양민정, 손보영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