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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뉴스레터란 무엇인가

메일함을 확인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친절하게도 이렇게 주옥같은 정보와 짜릿한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떠먹여주는’ 똑똑 하고 너그러운 이들이 참 많다는 생각. 뉴스레터는 온라인 매체가 다양하지 않은 인터넷 초기, 기성 언론과 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었다가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더불어 고리타분한 스팸 메일 로 전락했다. 하지만 오늘날 뉴스레터는 ‘믿고 보는’ 매체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기업과 브랜드는 물론 독립 언론, 개인이 운영하는 1인 미디어 등 뉴스레터 의 생태계는 분야마다 양태가 다양하다. 자극적인 제목에 그저 피로해지는 광고, 사족 같은 덧글로 점철된 온라인 기사로부터 등 돌린 지 오래, 그런 면에서 내가 원하는 소식만 받아보는 메일함은 평화로운 안전지대다. 그래서 요즘 누군가를 만나면 으레 하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요즘 구독하는게 무엇이냐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그런 거 말고.



신새벽
민음사 '<한편>의 편지' 편집자
“〈한편〉은 읽을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한 편의 글을 공들여 읽고 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담은 민음사의 인문 잡지다. 그리고 인문학의 핵심은 텍스트를 함께 읽고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잡지, 세미나, 뉴스 등 다방면의 채널을 통해 글을 공유한다. 여기에는 각각 강점이 있다. 종이 잡지는 글을 가장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형식이고, 세미나는 의견을 교환하기에 좋다. 그리고 메일링 서비스는 읽을 거리를 배포하는 데 적절하다. 실제로 5000통의 ‘〈한편〉의 편지’를 인쇄하고, 봉투에 넣고, 배송하는 일을 상상하면 뉴스레터는 아주 간편하다. 뉴스레터는 네 달마다 발행하는 잡지 사이에 맥락을 보충하는 콘텐츠로 독자와 연결 고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민음사의 양서 중 매호 주제에 맞는 인문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일은 편집자의 부담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조영일 문학평론가가 시작한 1인 메일링 서비스 ‘비평구독’을 유료로 구독하기 시작했다. 다른 뉴스레터를 구독해본 경험으로는 디자인이나 시의성보다 내용의 충실성이 지속적인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


양수현
뉴닉 디자이너
“뉴닉은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에 관심이 없냐!”라는 명제 아래 밀레니얼을 위해 주 3회 아침마다 발행하는 시사 뉴스레터다. 뉴닉에서 나는 ‘고슴맘’으로 불린다. 뉴닉의 캐릭터 고슴이를 만들었고, 고슴이가 뉴스레터에 어떻게 등장할지를 정하는 일을 한다. 고슴이의 옷은 이슈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어떤 날은 세종대왕이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되기도 한다.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이 캐릭터는 어렵게 느껴지는 뉴스와 독자 사이를 연결하는 친근한 다리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한 고슴이의 고심은 깊다. 고슴이가 입는 옷에는 많은 기준이 필요하다. 특정 인물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재미를 더하고자 한 유머에 무심코 약자를 비하하는 태도가 깃들어 있지는 않은지, 피해자가 또 한 번 상처받는 일이 생기진 않을지 등 여러 가지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고슴이는 마냥 귀여워 보여도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하는 성실한 아이다. 뉴닉만의 기준은 오늘도 업데이트된다. 레거시 미디어로부터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이 뉴닉을 읽으면서 편안함을 느끼면 좋다는 생각에서다. 나아가 우리 독자들이 시간이 흘러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세대로 성장했을 때 지금보다 나은 선택을 한다면 세상이 점점 좋아지리라 믿으며 뉴스레터를 만든다.”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
“‘뉴스레터’라는 용어에는 내용과 형식이 모두 담겨 있다. 뉴스레터는 뉴스이기만 해서는 안 되고, 레터이기만 해서도 안 된다.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뉴스레터들은 다음 세 가지 요건을 갖췄다. 첫째, 타깃 독자를 좁힌다. ‘테크와 비즈니스 이슈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라든가 ‘20대 여성을 위한 시사·경제 뉴스 브리핑’ 등 구체적인 독자층을 정하고 맞춤 콘텐츠를 전달하는 식이다. 둘째, 내용만큼이나 형식을 고민한다. 서비스로서의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이다. 예컨대 허스틸Hustle은 친구와 대화하듯 캐주얼한 말투로 독자에게 말을 건네고, 경제와 비즈니스 소식을 전하는 모닝 브루Morning Brew는 레터 끝부분에 상식 퀴즈나 가로세로 낱말 퀴즈를 넣어 독자 참여를 유도한다. 셋째, 첫째와 둘째 요건을 계속 반복한다. 더 스킴The Skimm은 구독자 700만 명을 모으기까지 7년이 걸렸다. 모닝 브루도 200만 명 확보에 5년이 걸렸다. 크고 멋진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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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