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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가상 공간에도 건축가가 필요하다 마인크래프트
#가상건축 #BlockWorks #게임




블록웍스가 제작한 ‘검열 없는 도서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가 어린이들에게 랜선 초대장을 보냈다. 매해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대하던 이벤트를 게임 공간으로 불러들인 것. 코로나19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고려해 만든 대안이다. 블록을 활용해 가상 세계를 만드는 샌드박스형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그 배경이 됐다. 게임 속 청와대는 실제 건축 요소를 최대한 반영해 지었다. 청색 기와, 팔작지붕, 18개의 돌기둥이 건물을 받치고 있는 영빈관, 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까지 세세하게 디자인해 어린이가 아니어도 접속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디자인은 국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가 맡았다. 이렇게 마인크래프트 같은 샌드박스형 게임은 창작자들이 크리에이티비티를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이 가상의 무대를 주무르는 건축 창작 그룹으로는 블록웍스Blockworks가 대표적이다. 2013년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세계 각지의 디자이너 4명이 마인크래프트 서버에서 모여 결성한 블록웍스는 이제 30명이 넘는 건축가, 예술가, 개발자가 모인 전문 스튜디오가 됐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들은 게임 서버를 사무실로 여기며 모두가 원격으로 일한다. 제임스 딜레이니James Delaney 매니징 디렉터의 말로는 ‘이 환경이야말로 블록웍스가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데, 역시나 가상 공간에 건물을 짓는 건축가들의 일은 그 방식 또한 언컨택트적이다.

블록웍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디즈니 월드,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 영국 케닐 워스 성 등 엄청난 규모와 디테일을 자랑하는 건축물이 즐비하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젝트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는 3월 12일 ‘사이버 검열 반대의 날’을 맞아 공개한 건축물로 국경 없는 기자회와 협업한 프로젝트다. 이 도서관은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을 모티프로 삼아 지었으며 이집트,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정부로부터 차단된 기사와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이 5개국은 언론 자유 지수가 낮은 나라로 사실상 불명예스러운 전당이다). 게임 속 가상공간에 현실 세계에서 공개하지 못한 소식과 내용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언론의 안전지대를 건설한 것. 전 세계에 1억 5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마인크래프트는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장소라는 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다. 언컨택트 시대, 언론의 자유를 촉구하는 저항은 가상 공간에서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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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유다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