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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Communication Winner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심사위원 박연주 헤적프레스 대표, 이기섭 땡스북스 대표, 이푸로니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코로나19 여파는 올해의 출품작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잇따른 전시, 공연, 문화 행사의 취소로 포스터와 홍보물 제작이 줄어든 만큼 해당 분야의 출품작 또한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각종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에서는 눈에 띄게 인상적인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중 최종 우승작으로 선정된 닷페이스의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는 시의성에 있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온라인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기획부터 메시지를 전달한 방식, 디자인까지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를 얻은 것이다. 이번 수상작은 코리아디자인어워드가 2018년 그래픽 부문과 디지털 미디어 부문을 통합한 이후 수상을 차지한 첫 디지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편 최종 후보작에는 디스트릭트홀딩스의 퍼블릭 미디어 아트 ‘웨이브’와 모빌스 그룹의 유튜브 채널 ‘모티비’를 비롯해 어느 해보다 확장된 범위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북 디자인을 비롯한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경우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상향 평준화된 만큼 순위를 매기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도저의 〈쿨〉은 패션을 다루는 잡지의 전형성에서 탈피해 이미지와 콘셉트까지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6699프레스의 〈뉴 노멀〉은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일반적인 도록 형식에서 내용과 디자인 모두 실험적인 확장성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제너럴 그래픽스의 〈피치 바이 매거진〉은 한국 디자인의 최신 경향 그 자체라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헤이조의 〈아카이브프리즘〉은 결코 쉽지 않은 아카이브 작업에서 디자이너의 역량을 잘 보여준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Communication Winner







2020 KDA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작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닷페이스ㆍ스투키 스튜디오

디자인 닷페이스(대표 조소담), dotface.kr 스투키 스튜디오(대표 정유미·김태경), stuckyi.studio/works
참여 디자이너 닷페이스 김헵시바(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스투키 스투디오 정유미(UI/UX)
발표 시기 2020년 6월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헵시바, 정유미, 김태경, 박혜민
마이너리티(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는 올해 6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최가 잠정적으로 연기되자 그에 대한 아쉬움으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이하 온라인 퀴퍼)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를 진행하며 그야말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떠올린 사람은 프로젝트의 기획과 총괄을 맡은 닷페이스의 김헵시바 디자이너였다. “대표이자 동료인 썸머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다 바로 실행하게 됐어요. ‘나이키 에어맥스 줄서기 캠페인’처럼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이벤트를 해보기로 한 거죠.”

온라인 퀴퍼는 참여자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해서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그 캐릭터들이 인스타그램상에서 하나의 행렬을 이루는 것으로 완성된다.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은 김헵시바가, 웹사이트는 스투키 스튜디오가 맡아 구현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경험’으로 이를 위해 탈것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휠체어를 포함시키고 오토바이, 롱 보드도 옵션으로 두었다. 또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기 위해 분수 머리, 불꽃 머리 같이 성별을 특정하기 어려운 선택지를 만들고 옷차림 역시 홀터넥부터 한복 바지저고리, 그물 스타킹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피부색은 인종 중립적으로 쓰이는 노란색을 일괄적으로 적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모두가 정치적인 올바름을 지향하는 동시에 참여자에게 재미를 주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UX·UI를 디자인한 스투키 스튜디오의 경우 이미 월경박람회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험이 있었기에 협업 또한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이들의 관계는 흔히 말하는 클라이언트와 외주사가 아닌 파트너십으로 이루어졌기에 론칭 이후에도 피드백에 따라 시각 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를 개발하는 등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6월 23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퀴퍼에는 총 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일단 하나의 장이 마련되니 스스로 직접 아이템을 더하거나 이미지를 만드는 사례가 생기고 각종 기업과 퀴어 단체가 광고주로 참여하기도 했다. 닷페이스 후원자인 ‘닷페피플’ 역시 늘어났다. 여기에는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참여자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의 힘이 가장 컸다. 성 소수자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선 보다 많은 참여자의 행렬이 필요했기에 사람들이 각자의 신념과 정체성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개인적으로 고등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후 바로 일을 시작했다는 김헵시바는 온라인 퀴퍼가,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동료들과 협업하며 쌓은 경험과 메시지를 대하는 태도 등이 축적되어 나온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웹 기획을 맡았던 박혜민 역시 “이번 프로젝트는 닷페이스가 온라인 퀴퍼를 개최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가장 정확한지, 또 디자인에서는 그 정확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구성원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하며 함께 하나씩 풀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수상자 인터뷰에는 닷페이스의 김헵시바 디자이너뿐 아니라 협업자인 스투키 스튜디오, 그리고 지금은 닷페이스를 퇴사한 박혜민 솔루션 디벨로퍼도 함께했다. 대부분 프로젝트를 진행한 주최자에게 향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모두가 공평하게 나눈 셈이다. 이 역시 수상의 본질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로, 코리아디자인어워드 역사상 전에 없던 새로운 길이 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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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인물 사진 한도희(얼리스프링)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