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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LG시그니처 Marketing Strategy

Interview
유승영 LG 브랜드전략 테스크 실장

“시그니처가 쌓은 긍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후광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유승영 1995년 LG에 입사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 한국·글로벌 마케팅에서 초콜릿폰과 프라다폰, 샤인폰 등 LG 주요 흥행작 마케팅을 전담해왔다. 이후 LG 중국 법인에서 마케팅을 총괄해오다 본사 브랜드전략 테스크 실장으로서 LG시그니처의 글로벌 론칭과LG전자 브랜드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초프리미엄을 누군가에게 홍보할 때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단도직입적으로 LG시그니처, 어떤 점이 가장 자신있나?
그간 백색 가전에 대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냉장고를 캔버스 삼아 디자이너나 브랜드와 협업도 했고, 품질과 사용성의 혁신을 내세운 기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그니처는 한마디로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최고의 정점이다. 말이 필요 없이 그냥 보여준다. 얼음의 냉각 속도를 자랑하던 시대를 지나, ‘디자인이 더 예뻐졌다’, ‘최신 기능이 들어갔다’고 설명하는 걸 지나 한눈에 봐도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자부한다.

프리미엄 라인 론칭이 불거진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그동안 사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번 프리미엄 제품을 시도했다. 하지만 개별 제품 단위로 모든 품질을 극대화한 것에 그쳤다. 그 제품이 인기를 다하고, 수명을 다하면 자산이 쌓이진 않는 것이다. 그러다 최근 10년간 프리미엄에 쏟은 시도를 자산으로 삼아 확고한 브랜드를 만들어가자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LG의 기존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하면 디오스나 트롬처럼 당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최고의 제품은 떠오르지만 하나의 아이코닉한 이미지가 없었다. LG는 사업본부 체제로 작은 회사들이 따로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TV는 TV대로, 세탁기는 세탁기대로다. 판도를 바꿀 통합적이고도 혁신적인 움직임이 절실하던 중, 시그니처 프로젝트에 반신반의하던 경영진에 힘을 실어준 결정적 계기는 2016년 CES 같다. 전시장의 열렬한 반응을 직접 목격한 경영진은 이 브랜드에 대한 특별 관리를 요구했고, 마케팅도 적극 투자하겠다고 확신에 차서 돌아왔다.

시그니처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름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최종 3개 후보 중에 브랜드 철학과 페르소나를 두고 고민한 결과다. 냉장고를 여러 대 만들고 ‘올해의 시그니처 제품’을 선정하는 것이 아닌, ‘시그니처를 위해’, ‘시그니처에 걸맞은’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를 시작으로 기획한 것이기에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우리 이름을 걸고 전력을 쏟아부었다는 메시지를 대변하는 이름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국내에도 몇 년 전부터 외식, 자동차, 카드업계에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시그니처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했기에 프리미엄보다 한 단계 더 특별한 이미지를 담을 수 있다고 봤다.

LG시그니처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소위 말하는 브랜드의 페르소나는 어떻게 선정했나?
타깃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해 LS연구소와 제품, 마케팅 부서가 논의한 끝에 ‘센서블 리치(Sensible Rich)’를 키워드 삼았다. 즉 감각적 부유층이다. 기본적으로 럭셔리를 추구하는 경제력을 갖췄으며 단순히 소비를 좋아한다기보다 뚜렷한 소신과 안목으로 꼼꼼하게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이다. 국내의 경우 전체 인구의 7~8% 정도, 미국 시장의 경우 10% 정도로 보고 있다. 진출 국가별 소득 수준 차를 감안해 전체 인구의 5~12%를 타깃으로 본다고 할 수 있겠다. 더 중요한 것은 LG시그니처가 야기할 긍정적인 할로 이펙트(halo effect), 즉 후광 효과다. LG의 기존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는 신규 고객의 20~30%는 LG시그니처를 보고 영향을 받은 층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LG시그니처 세탁기 광고를 봤는데, 도널드 저드의 미니멀 아트와 닮은 것으로 유명한 파리의 라 데팡스(La Defense) 앞에다 세워둔 콘셉트로 고급스러움과 예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형식적 측면에서는 기존 LG 브랜드를 노출시킨 매체보다도 한층 프리미엄급이라 할 수 있는 TV 채널이나 고급 패션, IT, 인테리어 잡지 등을 선호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프리미엄 멤버십 잡지와 협업해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과 시그니처 제품이 어우러진 화보를 진행했다. 파리 론칭 행사 장소로는 이례적으로 파리 퐁피두 센터를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NBC의 트렌드한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오픈 하우스>에 PPL를 노출시키며 디자인, 인테리어와 관련된 연결 고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론칭한 지 1년이 좀 넘은 시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파악하나?
자동차를 예로 들면 프리미엄 이미지인 모델이 있고 양적 수요를 창출하는 모델이 있다. 현재 시그니처의 전체 라인을 한국과 미국에 출시한 상태인데,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수는 없으나 내부적으로 닐슨에 의뢰해 진행한 LG시그니처 캠페인 효과 조사에 따르면 선호도나 프리미엄 비용 지불 의향 등이 상당 수준 향상되고 있다. 시장마다 론칭 시기와 마케팅 포지셔닝이 달라서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모바일의 경우 제품 회전율이 빨라 1~2년이면 성공 여부를 논할 수 있지만 가전은 최소 4~5년, 길게는 10년까지도 내다본다. 경영진도 성과 목표치를 정할 때 ‘국내 목표 물량 몇만 대’와 같은 판매량에 대한 것보다 제대로 된 건강한 브랜드 구축을 미션으로 줬다. 시그니처로 쌓은 긍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기존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걸 확인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1일부터 일주일간, LG전자는 유럽 시장에 LG시그니처 론칭을 알리며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체험 행사를 가졌다.


Marketing Strategy

마케팅 전략 포인트 1
브랜드 후광 효과
LG시그니처는 기존 TV, 냉장고 가격의 두세 배에 달한다. 냉장고의 경우 시그니처 바로 아래 프리미엄 모델에 해당하는 디오스와 약 460만 원가량, 세탁기는 프리미엄 모델 트롬 트윈워시와 약 100만 원 차이가 난다. 매장에서 시그니처를 보고 눈이 높아졌지만 경제력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에게 매장 직원은 기존의 프리미엄 제품을 권한다. 시그니처와 스펙과 가격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TV의 경우 기존의 올레드 TV에 200만 원 상당의 추가 사운드바를 구비하면 시그니처 라인인 올레드 TV W와 얼추 비슷한 음질을 낼 수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소비자는 시그니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러나 여전히 비싼 프리미엄 제품에 이전보다 가볍게 지갑을 연다. 시그니처를 살 경제력이 안 되더라도 ‘좋은 것’을 봐버린 순간 소비자들의 눈은 이미 높아졌고, 이 정도 수준을 만들어낸 브랜드에 대한 일련의 인정 내지는 선망이 생긴다. 이후 그 무엇을 구매하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연결된다. LG시그니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되지만 LG시그니처를 간판으로 내건 이래 LG의 기존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확대됐다. 프리미엄군에 속하는 올레드 TV는 LG 전체 TV 매출에서 2015년 5%, 2016년 10%가량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도 최소 15% 이상 TV 매출을 책임질 전망이다. 지난 4분기 기준 전체 TV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2% 증가한 주요 요인도 프리미엄 TV의 판매 호조였다.


마케팅 전략 포인트 2
아낌없는 전략적 광고 투자
LG시그니처의 경우 현재 광고 비용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동안은 해외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다. LG의 2016년 4분기 연결 기준 경영 실적에 따르면, HA 부문은 트윈워시와 디오스 상냉장 냉장고 등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이 전년 대비 6% 상승한 4조를 달성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했다. 이유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LG시그니처 브랜드 투자와 론칭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나 화장품 등 분야를 불문하고 존재하는 초프리미엄 역은 다시 말해 박리다매와 대척점에 있는 개념이다. 캐시 카우가 아니라 소가 거니는 배경을 연출하는 황금빛 초원에 가깝다. 또한 판매 수량이 적어 고가인 제품이 영업이익율이 높다. 엄연한 브랜드값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1월 독일 주요 도시의 고급 쇼핑몰 스틸베르크(Stilwerk), 프리미엄 인테리어 전문 매장 클릭(Clic) 등에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런던의 펜윅(Fenwick) 백화점 등에 체험 존을 추가로 오픈했다. 2016년 출시와 함께 한국과 미국에 마케팅을 집중했다면 LG시그니처는 올해 제품군을 늘리기보다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동, CIS,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시장을 넓혀 더 많은 글로벌 소비자를 만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마케팅 전략 포인트 3
본게임은 B2B빌트인 시장
LG는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론칭했다. 미국에서는 최대 전자 제품 유통 채널 베스트바이(BestBuy)의 상위 프리미엄 유통 채널 퍼시픽 세일즈(Pacific Sales) LA 매장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삼성전자가 미국계 프리미엄 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한 데 반해 LG는 인수합병이 아닌 자체 개발의 길을 택했다. LG는 2013년 처음으로 빌트인 강국인 미국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LG스튜디오’를 진출시켜 유통 구조와 고객층을 살폈다. 이 결과 LG는 독립형 가전으로는 사업이 힘들다고 판단, 빌트인 전문 브랜드에 맞설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기로 했고, ‘LG’라는 사명을 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현재 LG는 미국 내 부동산 구조를 꿰뚫고 있는 주택건설협회 NAHB와 손잡고 미국 시장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NHAB가 보유한 14만 명의 회원, 즉 건설업계 종사자들은 미국 신규 주택 가운데 80% 이상을 지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췄다. 빌트인 시장은 중국 소형 가전으로 포화 상태가 된 B2C 시장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과 시장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빌트인 자체가 고가 제품군이기에 럭셔리 전략, 패키지 전략 등 각종 수익성 높은 전략과 직결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도 적용된다. 북미와 유럽에서 빌트인 가전 시장 비중이 60%를 웃돌고 프리미엄 빌트인은 15%에 달하는 반면, 국내는 여전히 전체 빌트인 비중이 20%도 안 되는 수준이다. 거꾸로 보면 그만큼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 기존 아파트에 이미 설치된 ‘붙박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소비자들도 고급 기술과 디자인으로 마감한 ‘프리미엄 빌트인’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선망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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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자료 제공: LG전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