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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잠식한 '미래들'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리뷰
제7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9월 8일 막을 올렸다. 행사는 10월 23일까지 총 46일간 열린다.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자인의 역할을 모색하는 ‘미래들(Futures)’. 한 가지 정답이랄 게 없이 다양한 변화가 공존하는 미래라는 의미에서 복수형을 택했다. 이 행사에는 총 34개국에서 485명의 디자이너, 367개 기업이 참여해 1300여 종의 작품으로 저마다의 미래 비전을 선보인다. 올해 전시를 맡은 장동훈 총감독은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를 거쳐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사장을 지냈고 현재 SADI(삼성디자인교육원) 원장을 맡고 있다. 산업계 최전선에서 경영과 디자인을 함께 다루던 총감독답게 이번 행사는 실용성과 산업성이 도드라졌다. 그간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운영하던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디자인의 문화나 예술적 담론 제시에 중점을 두었다면, 처음으로 광주디자인센터가 주도한 이번 행사는 디자인 본연의 역할인 산업화와 실용화에 무게를 둔다.


2017 광주비엔날레 랜드마크 조형물, 나인칼(Nine Columns) 인류의 지적 유산을 지탱하는 9개의 기둥을 형상화했다. 인간 중심 사고가 조명받던 헬레니즘 문명과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오마주로 미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았다. 설치 디자인 박승호 이화여대 교수 


‘오래된 미래’ 전시 전경 1890년대부터 2016년까지 새로운 사회와 삶을 꿈꾸면서 행동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아카이브 전시. 김상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이영준 계원예술대학교 교수가 큐레이터로 나섰다. 전시 디자인 제로랩 

오늘이라는 미래, 내일이라는 미래
가장 처음 마주하는 본전시 〈오래된 미래〉는 연대기에 따라 시간 여행을 하듯 ‘과거에 거론되던 미래’로 관람객을 이끈다. 천장에 차례대로 걸린 2개의 대형 막에는 최초의 SF 영화로 불리는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1902년 작 〈달 세계 여행〉과 달의 모습을 상상한 프리츠 랑의 1929년 작 〈달 세계의 여인〉이 흐른다. 동선 왼편으로는 1900년대 이후 세계사의 주요 사건과 맞물린 과학적 발견을, 오른편으로는 1970년대 이전까지 국내 신문과 서적, 잡지에서 예측한 미래상을 모았다. 통로 중앙에는 길쭉한 테이블을 두어 미래를 예견한 서적을 열람할 수 있게 했다.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잠의 종말〉 등 그간 수많은 ‘종말’을 논해온 우리 인간은 〈제3의 물결〉 〈미래의 물결〉 등 얼마나 많은 ‘물결’에 휩쓸려왔는지, 책 제목과 모양새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업 디자인이 보여주는 미래를 총망라한 제2전시관의 〈미래를 디자인하자〉는 이번 행사의 가장 핵심적인 행사로 집과 도시, 운송 수단과 의료, 쇼핑, 에너지 등에 걸쳐 주제를 살핀다. 자동차가 집에 도착하면 차량 좌석을 90도 틀어 곧 거실의 1인 소파로 사용하는 모빌리티 비전 콘셉트, 실제 자동차에 탑승해 즐기는 가상의 자율주행차 운행 체험, 개개인이 각자의 집 뒷마당에서 채집한 재료로 안전하고 값싼 항생제를 직접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툴 키트 등 현재 부분적으로 사용하거나 근미래에 우리의 삶을 바꿀 기술이 펼쳐진다. 다만 핵심 주제관인 것을 감안했을 때 한 번쯤 보거나 사용해봤을 미래의 ‘현주소’를 다소 딱딱한 방식으로 전개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미래의 쇼핑 라이프에 대해 2016년 12월 상용화한 아마존고의 계산대 없는 마트의 영상을 TV 스크린에 띄운다거나, 2015년부터 실용화된 아마존의 대시 버튼을 상품 설명과 함께 진열대에 전시하는 방식은 익숙한 현재를 새삼 수동적으로 감상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공원 자전거 군단(Parkcycle Swarm), 엔55(이온 쇠르빈, 틸 울퍼) 언제든 원하는 곳에 즉석으로 공공 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자전거 정원을 여러 개 연결해 공원으로 확장할 수 있다.


염소인간(GoatMan), 토머스 트웨이츠 〈토스터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영국 디자이너 토머스 트웨이츠가 이번에는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해 염소가 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신경과학자, 동물행동학자, 수의사, 의수족 제작자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몇 차례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뒤 알프스에 있는 염소 목장에 찾아가 실제 염소와 함께 지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사용한 프로토타입 세 가지와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기록한 영상을 선보인다.

모빌리티 비전(Mobility Vision), 현대자동차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거주와 근무 환경으로 변모하는 스마트 하우스 콘셉트 모델. 자동차의 실내 디자인이 주거용 공간 디자인에 더 가까워지는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 개념과 제언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위해 새롭게 시도한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독일 건축가이자 프로그래머 미하엘 한스마이어(Michael Hansmeyer)가 3D 프린터로 출력한 ‘광주 정자(Gwangju Gazebo)’라는 입체 건축물도 그중 하나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종이에 가까운 1mm의 얇은 플라스틱 재질을 레이저 커팅으로 입체화해 일일이 손으로 붙인 것으로 절반만 만들고 나머지는 뒷면에 거울을 완벽한 각도로 덧대 완전한 정자 형상을 구현했다. 첫눈에 앙상하고 괴이한 뼈대처럼 보이는 ‘미래의 산물’도 알고 보면 인간의 섬세한 손길로 완성한 것이다. 작품이 속한 제3관 〈미래를 창업하자〉의 전시 큐레이터인 최미경 룸스케이프 대표는 “미래에는 집을 ‘짓는’ 게 건축이 아니라 집의 개념을 ‘제안’해주는 것이 건축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한스 마이어의 작품을 설명했다. 제5전시관에는 반듯하게 페인트로 적은 문장 하나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웠다. “죄송하게도 우리가 바꾸든 바꾸지 않든 이것은 모든 것을 바꿀 것입니다.” 이는 디자인 페어의 형식으로 풀어낸 〈10년 후, 새로운 정상New Normal〉 전시로 저성장과 기후 변화가 야기한 새로운 시대의 생활 방식에 대해 디자인의 제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우리는 낯선 미래에 대해 막연한 위기감을 느끼는데, 이러한 변화가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디자인 페어의 큐레이팅을 맡은 십년후연구소 송성희 대표가 말했다. 냉장고 없이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지식의 선반’, 조명과 식물이 직간접적으로 결합된 형태를 고안한 유리 전구 등은 먹거리와 인간, 식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광주 정자(Gwangju Gazebo), 미하엘 한스마이어
이 정자는 컴퓨터 프로세스만을 이용해 디자인했다. 장식적인 형태가 등장할 때까지 단순한 형태를 작게 세분화했다. 단일 표면에서 수천 개의 복잡한 가지가 생성되었고, 공간적 깊이감이 있는 다공성의 다층적 구조를 생성했다. 이후 레이저 컷 시트를 결합해 이 형태를 실체로 만들었다. 광주 정자는 합리적 사고와 표준화로 대변되는 전통적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종류의 건축물에 대한 실증이자 기념물이다.



‘10년 후, 새로운 정상New Normal’ 전시 전경 디자인 페어의 형식을 차용해 저성장과 기후 변화가 야기한 새로운 시대의 생활 방식에 대해 디자인의 제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꾸몄다.


9 to 6 by EMART 24, 홍승혜 ‘유기적 기하학’을 대주제로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컴퓨터 픽셀 내에서 이루어지는 질서를 실제 공간에 응용해온 홍승혜 작가는 미래의 편의점을 구현했다. 한국 사회에서 편의점이 지닌 자본주의적 음영을 걷어내고 예술과 디자인의 언어를 결합하고자 했다. 가령 이마트24의 인기 상품인 치즈볼을 탁구공으로 재현하는 등 유희적이고 낙관적인 설치 작업으로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연출했다.


식물을 위한 물이끼탄과 동굴전구, 글로리홀+식물상점 수십 개의 레인보 필름 묶음으로 감싼 물이끼탄의 전구를 식물성장등으로 교체하고 조명과 식물이 직간접적으로 결합된 형태를 고안했다. 식물성장등은 식물 성장에 필요한 빛을 제공하는 일종의 보랏빛 태양이다. 어둠 속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빛, 그 빛을 에너지로 삼는 생명체, 식물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대안을 제시한다.


커런트 윈도(Current Window), 마르얀 판 아우벨 현대 과학기술이 적용된 스테인드 글라스로 ‘염료감응형 태양광 전지’가 씌워진 유리 조각이 태양광을 받아 전력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에너지 발전의 미래상을 제안한다.

Interview
박유복 광주디자인센터 원장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디자인센터가 처음으로 함께한 행사였습니다.
지난 6회의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치르는 동안 폐막 후 늘 거론되었던 것이 경제적 성과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의욕적으로 준비한 행사입니다. 그동안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행사 기간에만 보여주고 없어지는 전시 중심의 행사였다면, 이번에는 전시와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연계한 최초의 행사입니다. 광주미술비엔날레(광주비엔날레)를 주관하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5회까지 주관하며 쌓아온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이번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전시와 국제 학술 행사는 장동훈 총감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그동안 간헐적으로 시도했던 디자인 비즈니스 프로그램은 저희 광주디자인센터에서 본격 추진했다는 점이 그동안 행사와 가장 다른 점입니다.

원장님 또한 201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스테파노 조반노니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때의 경험에 빗대어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광주 지역 디자인 전문 회사와 협업한 전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광주 제조업의 희망입니다. 아직까지는 만들지 못해서 팔지 못하는 제품보다는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소기업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지역의 중소 제조업체 대부분은 시장 진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브랜드입니다.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지역 중소 제조 기업 간의 협업으로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 진입의 성공률이 높은 순기능의 프로그램이라고 봅니다.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지역 중소기업 대표와 직원들의 시야 확장과 인식의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요. 이는 가성비 좋은 인프라를 갖춘 광주이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장직에 맡은 지 1년 정도 지났는데요, 광주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몰랐던 발견 혹은 어려움이 있나요?
디자인 회사 CEO로 활동하던 시기의 광주는 제게 풍족함보다는 부족함이 많은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작은 언덕에서 주변을 볼 때와 광주디자인센터라는 다소 트인 시야에서 바라본 광주는 많이 달랐습니다. 디자인 현장에서 활동하는 개개인이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광주는 국내 여느 도시에 비해 풍요로운 외형적인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는 이미 오래전부터 디자인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습니다. 모든 활동의 원천은 제도적 뒷받침이 지속 가능하냐 입니다. 광주는 지방 도시 최초로 디자인 조례를 만드는 등 디자인을 시의 주력 산업으로 키워내려는 정책적 의지가 강한 곳이죠. 광주디자인센터는 개원 11년 차 되는 지방 도시 최초의 디자인센터입니다. 2005년 시작해 14년 간 쉬지 않고 개최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995년 창설하여 22년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내년에 열리는 12회째를 준비 중인 광주비엔날레까지. 시장이 바뀌어도, 담당 공무원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일궈온
비엔날레야말로 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광주의 의지와 열정을 말해줍니다.


정립해야 할 ‘산업형’ 디자인 비엔날레의 미래
본전시 이외에 이번 행사에서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9월 8일부터 9월 2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관에서 열린 디자인 비즈니스 라운지다. 이는 광주와 전라남도, 대구·경북, 부산 내 총 80개 기업 150여 개 제품이 참여한 전시이자 바이어 상담의 장이다. 특히 광주 지역 10개 기업이 알레산드로 멘디니, 스테파노 조반노니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선보인 가방, 공기청정기, 유아용 의자 등 18개 품목이 눈길을 끌었다. 광주디자인센터 박유복 원장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는 20개국 55명의 바이어를 초청해 실제 수출 계약 30여억 원, MOU 체결로 인한 경제적 효과 270여억 원 상당 등의 성과를 냈다. 그는 “(비즈니스 라운지는) 매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마치고 나면 늘 거론되었던 지역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내고자 준비한 의욕적인 행사다. 개막 초기라 조심스럽지만,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이미 사전에 목표한 성과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전체 예산은 43억 원으로 이 중 전시 예산은 25억원 내외였다. 지난 6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전체 예산 23억 원보다 늘었지만 개최 기간 또한 30일에서 46일로 늘었고 올해 처음 주관을 맡은 광주디자인센터와 호흡을 맞추기에 8개월이라는 준비 기간은 길지 않았다. 다만 결코 적지 않은 나랏돈으로 매번 일정 부분 아쉬움을 전제하고 준비하는 행사가 지역 시민들과 디자인계에 과연 얼마큼의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지는 의문이다. 전시관이 있는 거리의 도로명은 ‘비엔날레로’이다. 이곳이 과연 지역 시민들이 일상 속 문화를 향유하는 앞마당이 될지, 가을 한 철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타지에서 온 관계자들을 택시로 나르는 도로가 될지는 앞으로에 달렸다. 비엔날레는 태생적으로 담론 형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양 날개를 필요로 한다. 지역과 시민의 관심과 참여는 이 두 가지의 균형에 필요충분조건이다. 소통 방식과 비즈니스의 채널이 다변화된 시대에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이유다. 매년 반복되는 부족한 준비 기간과 빠듯한 예산의 악순환을 끊고, 다음 2년을 차분히 준비하며 일반 사회와 디자인계 전반에 화두를 던지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이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13년 차 빛고을 디자인 행사의 명징한 미래를 기대한다.


아시안 하모니 500개의 등, 베트남 장인들 네 번째 본전시 〈아시아 더 퓨처〉(큐레이터 은병수)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10개국의 디자인과 문화를 소개했다. 전시관 한편을 가득 메운 500개의 등은 아시아 전역에서 일상과 의례에 다양한 의미와 역할을 하는 등 중에서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베트남의 등을 조형물로 선보여 불분명한 미래에 희망과 조화의 빛을 전달하고자 했다.




디자인비즈니스라운지에서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광주 지역 10개 기업이 협업한 18개 품목을 선보였다. 사진은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핸드메이드 DIY 전문 회사 핸디스에 패턴 디자인을 제안해 개발한 화장품 파우치.

Interview
장동훈 총감독, SADI(삼성디자인교육원) 원장





조금 이르지만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해 어떻게 총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자평이 쑥스럽긴 합니다만, 전체적인 전시나 행사의 구성 면에서는 처음 의도한 방향대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세부 전시의 내용이나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체 준비 기간은 8개월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총감독 선임 후 1~2월에 기본 구상을 하고 큐레이터를 위촉하고 5월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8월까지 콘텐츠 완성 및 확정, 전시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새로운 작업을 하거나 외국의 학교, 작가들과 협력하기에는 무척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최소 1년 6개월은 되어야 제대로 된 사전 연구와 주제 선정, 콘텐츠 수급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전시와 가장 두드러진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행사는 광주디자인센터 주도로 진행한 첫 번째 전시로, 그 어느 때보다도 디자인 본연의 산업화와 실용화에 좀 더 무게를 두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강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바이어와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라운지’가, 서울 여의도에서는 스타트업과 기업 관계자,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벤처 마이닝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주제 면에서도 지역성이나 전통적인 디자인에 국한하기보다는 보편적이며 시대적인 이슈를 담고자 했고, 작가의 완성된 작품을 가져다 놓기보다는 주제를 가지고 대학 및 연구소에서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의 배경과 시나리오, 프로세스를 함께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2관 ‘미래를 디자인하자’는 이번 행사의 핵심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의 다양한 콘셉트 디자인이 두드러졌는데요.
모빌리티는 인류와 가장 밀접하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생활과 관련 산업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전기 에너지나 수소 에너지 등 동력원뿐 아니라 인공지능, IoT, 자율 주행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혁신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스마트홈과 연결되면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 중 업무나 회의, 엔터테인먼트, 휴식 등을 취할 수 있는 생활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전시를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자동차의 형태나 기능뿐 아니라, 미래 자동차 산업의 근본이 어떻게 바뀔 것이며, 핵심 요소와 기술은 무엇인지, 연관 산업의 육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수공예를 다룬 4관 ‘아시아 더 퓨처’는 사실 ‘미래들’이라는 대주제를 고려했을 때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2관에서 미래의 자동차와 3관의 3D 프린팅을 본 다음 이어진 오리엔탈풍 전시가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미래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되는 디지털 기술 중심의 미래도 하나의 축이지만, 모든 기술이나 산업의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어야 합니다. 대량생산, 산업화로 대변되어온 서구의 현대 디자인에 대한 대안으로 인간 중심, 자연 중심의 아시아 디자인에서 공유, 공존, 절제, 나눔, 배려라고 하는 미래 및 미래 디자인의 또 다른 가치를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주제어에서 ‘미래들’이라는 복수를 사용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시아 디자인전은 아시아 디자인 허브로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역할을 강화해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아시아 디자인전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속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광주의 작가나 디자이너가 부각된 전시가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지역 중소기업이 협업한 상품이 있긴 했지만 본전시관이 아닌 아시아문화전당의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선보였고요. 광주의 디자인을 프로모션하는 데에서 방향성보다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둔 듯합니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작가 중심의 전시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디자인 페어나 비즈니스 라운지, 벤처 마이닝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통해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디자인과 기업 제품을 프로모션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기획한 것이 맞습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더 많은 학교나 디자이너, 기업을 참여시키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주요 전시에도 지역 내 학교나 작가,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고요. 비즈니스 페어를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전시장이 아닌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한 이유는 연계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광주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아시아문화전당을 홍보하려 한 측면이 있으며 행사 장소를 비엔날레 전시관뿐 아니라 시립미술관, 아시아문화전당, 신세계백화점 갤러리, 조선대학교, 증도의 태평염전 소금박물관 등으로 넓힘으로써 외지 관광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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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자료 제공: 광주디자인센터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