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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18년 크리에이터가 주목해야 할 디자인&라이프 트렌드 키워드
월간 <디자인>은 사회ㆍ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2018년 한국에서 화두가 될 디자인 & 라이프 트렌드 코드를 짚어내는 트렌드 좌담회를 열었다. ‘트렌드’라는 단어조차 식상하게 느껴지는 시대,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하고 예언할 수 없지만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을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써 크리에이터의 활동 영역에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획한 자리다. 이번 좌담회에서 도출한 키워드는 월간 <디자인>에서 한 해 동안 기사로 두루 다룰 예정이며 2018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가 될 것이다.

좌담회 참석자
구병준 PPS 대표
노명우 아주대학교 교수
노정석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
박정애 라니앤컴퍼니 대표
정화경 신세계 상무
정동섭 토머스컨설턴츠 한국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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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SNS #마이크로타기팅 #세대론 #예측불가능성 #컬래버레이션 #비표준 #스트리트컬처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후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은 오늘날 새로운 시장 경제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소유가 아닌 경험을 추구하고, 정해진 룰보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질서를 따르며, SNS를 통해 타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들이 주도해 만들어내는 트렌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요즘 이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아날로그는 추억, 향수가 아닌 새로운 체험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기존에 통용되던 관념이 아닌,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구병준 저는 ‘챕터원’이라는 리빙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내 시장에서 한 발 앞선 리빙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자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워낙 빠르고 트렌디하게 변하다 보니 저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엔 4년 정도 수명을 예측하고 제시한 스타일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판도가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그야말로 혼자서 공부하듯 트렌드 분석을 했어요. 명품 브랜드 광고만 봐도 타깃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겠더라고요. 앞으로 10~20년 뒤를 내다보고 20대를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에 들어간 것이죠. 밀레니얼에겐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나 규모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유스컬처, 언더그라운드 같은 하위문화를 적극 수용하는 거예요.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협업에서 알 수 있듯 자본은 하이패션 기업에서 대고 손님은 스트리트 패션계에서 끌어오는 구조랄까요. 갤러리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볼 수 있는데, 브랜드가 차지하는 위상, 규모에 상관없이 젊은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화경 패션에서 가장 큰 화두는 ‘쿨’인데요. 트렌디하다거나 스타일리시하다는 것보다는 ‘쿨’하다는 게 진짜 칭찬인 거죠. 만 원짜리 빈티지 데님과 천 원짜리 티셔츠를 입어도 멋있게, 진정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한다면 그게 쿨인 거예요. 반면 온몸에 명품을 둘러도 멋지지 않은 경우가 있고요. 그러니까 ‘쿨’은 일종의 태도인 셈인데, 요즘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 진짜 모두 ‘쿨’해요.

정동섭 명품 브랜드에 ‘잇 백’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예전에는 젊은 세대를 비롯해 모두가 갖고 싶어 했다면 지금의 밀레니얼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명품이라고 해서 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취향, 관심사에 맞거나 ‘쿨’해야 하는 거죠. 밀레니얼이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면서 모든 산업군에서 중요해진 것이 ‘마이크로 타기팅’인데요, 예전에는 단순히 나이로 구분 지었다면 이제 타깃을 나누는 기준도 의식의 변화나 세분화된 취향에 따라 구체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전은경 요즘엔 ‘밀레니얼’ 외에도 ‘뉴식스티’, ‘영포티’ 같은 세대를 구분 짓는 신조어가 많잖아요. 그 저변에는 이들을 타깃화하는 마케팅 전략이 있을 테고요. 한편으론 세대 구분 없이 무인양품처럼 일정한 취향으로 20대부터 80대까지 누가 쓰더라도 어울리는 가구나 물건을 만드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노명우 세대론은 특정한 나이, 20대에게나 유효한 개념이에요. 아직 직업이나 앞으로의 커리어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무엇보다 젊음이라는 강력한 공통분모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후에는 직업이 무엇이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같은 30대라도 동일하게 볼 수 없는 것이죠. 즉 20대에게는 설사 환상이라 하더라도 젊음을 매개로 한 동질감, 이것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담론이 있기 때문에 세대론이 의미가 있지만 이후 40대, 50대를 연령으로 묶는 것은 사회적으로, 학문적으로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박정애 저는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리테일부터 제조업까지 다양한 산업을 접하고 있습니다. 콘셉트를 기획하고 제안하려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조망하고 인식해야 하는데 요즘엔 참 고민이 되는 것이 과연 트렌드가 있느냐는 것이죠. 굵직한 하나의 흐름보다는 파편화된, 서로 다른 다양한 가치와 경향이 존재하는 만큼 하나의 메가트렌드를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봐요.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고 할까요.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보면 정말 유전자 자체가 다른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먹고 보고 생활하는 경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들에겐 표준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시선보다 자기 주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자의 표준이, 그야말로 밀레니얼 세대의 숫자만큼 존재하는 것이죠. 이럴 때일수록 라이프스타일 경향과 트렌드를 여러 가지 앵글로 보고 읽어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노명우 요즘엔 다들 알다시피 트렌드를 만들고 확산하는 데에 SNS의 영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물론 예전에도 비슷한 성격의 매체로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있었지만 인스타그램은 메커니즘부터 달라요. 해시태그를 통해 모르는 사람, 불특정 다수와도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해시태그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자신의 취향을 기꺼이 내보이며, 또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어떤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죠. 결국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작동하는 방식을 바꾼 것은 SNS이지요. 과거에는 신문, 방송, 잡지 등 일종의 제도화된 매체가 트렌드를 만들고 여기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파생됐다면 지금은 완전히 그 방식이 달라진 거잖아요. 유행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켰던 과거의 PR 방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트렌드를 다루고 연구하는 전문가 입장에선 당혹스럽고 어려울 수밖에 없죠.

정동섭 굳이 변명을 하자면 예측 불가능함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지요. 앞으로 또 어떤 기술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예측은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상업, 유통 시설을 컨설팅하는데요, 한마디로 4~5년 뒤에 오픈할 쇼핑센터나 백화점을 기획해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어요.(웃음) 소비 트렌드라는 건 결국 기술의 발전에서 기인하는데 요즘엔 당장 3개월 뒤에 뭐가 나올지 몰라서 두려운 심정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쨌든 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니까 오히려 인간의 본성, 감성에 치중한 트렌드, 리테일 전략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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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개념이 우리의 일상에 침투하고 있는 지금, 산업의 경계도 차츰 사라지고 있다. 크게는 유통이라는 실무 시장을 두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아마존을 화두로 IT와 라이프스타일, 제조업과 리테일,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처럼 서로 무관했던 산업이 서로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노정석 트렌드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변한 건 없다고 봅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정보량을 가지고 판단하는데, 말씀하셨듯이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지고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니까 안 보이는 부분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야말로 다양한 마이크로트렌드가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이슈가 있으니까 그런 정보를 트래킹하면서 볼 수 있는 사람은 살아남고, 아닌 사람은 낙후되는 셈이에요.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같이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디지털 정보의 접점을 만들지 않는 이상 머신 러닝이나 AI 관련 큰 개발 사업은 이들이 거의 독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작은 사업체나 스타트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AI를 가지고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이 안 할 것 같은 사업 분야, 예를 들면 택시나 신생 식품, 패션, 가구업계 등에 뛰어든다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결국 무엇을 하든 서비스 자산에 디지털 정보의 접점을 만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봐요. 자라의 경우, MD들이 다 화상 통화 헤드셋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선 이게 유행하는데 도쿄에는 없니?”, “아 그래, 없으면 만들자” 이런 식으로 바로 디자인을 해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반응 생산 시스템으로 속도 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셈이죠.

박정애 지난해 유니클로가 물류 센터와 본사 오피스를 하나로 통합한 ‘유니클로 시티 도쿄’를 공개하면서 패션 회사가 아닌 디지털 리테일 회사로 선언했잖아요. 확실히 요즘엔 패션에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 기술과 빅데이터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디자인도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오튀 쿠튀르가 아닌 이상 디자이너는 필요 없게 되는 것이죠.

정화경 저는 오히려 그렇게 됨으로써 진짜 창의성 있고 독창성 있는, 진정한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더 열광하게 된다고 봐요. 사실 패션 분야에서는 하나의 트렌드 경향이 강한 편이에요. 원 트렌드를 가지고 몇 시즌 동안 다양한 브랜드에서 변주하는 것이죠. 몇 년 전부터 유행한 스포티즘도 지금 정점을 찍어서 모두 다 스니커즈를 신고 다니잖아요. 요즘엔 어느 매장에 가도 신선한 것이 없고. 런웨이를 봐도 어떤 브랜드가 뭘 했는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어요. SPA 브랜드부터 럭셔리 브랜드까지 스타일이 다 똑같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요즘 주목받는 디자이너를 보면 정말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론칭한 스몰 브랜드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이한 옷을 발표할 때마다 화제가 되는 거죠. 대형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도 이젠 다 20대들이 점령하고 있는데 젊은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게 자기 몸과 일상에 ‘쿨’하게 배어 있으니까 발탁되는 거예요. 독특한 발상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에선 더 치열해진 셈이죠.

박정애 아마존의 기업 모토도 ‘쿨’이잖아요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CEO가 정의하는 ‘쿨’의 의미를 보면 우선 젊은 마인드를 갖고(Young is cool), 친절하고(Polite is cool),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고(Straightforwardness is cool), 위험을 감수할 줄 알고(Risk-taking is cool), 기대하지 않은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해요(The unexpected is cool). 이런 쿨함이 리테일 서비스부터 인공지능 알렉사의 개발 가이드에 이르기까지 기업 문화 전반에 적용되는 거예요. 그런데 또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은 IT 기술이니까 모든 사업 분야에 기술과 ‘쿨’함이 접목되면 어떤 분야가 됐든 시장의 변화, 움직임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죠.

정동섭 저희 같은 리테일 컨설팅 기업에서는 많은 자본을 투자해서 몇 년 뒤를 예측하고 기획해야 하는데, 언제 어떤 기술이 나올지 모르니까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면 주차장 부지 설정을 하는데 자율 주행 자동차가 언제부터 실행될지 모르니까…. 이런 게 다 변수거든요. 예전에는 가까운 일본이나 해외 시장을 살피면 예상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제는 리테일 본사가 있는 미국에 가도 모두가 그야말로 ‘멘붕’이에요. 사실 그런 면에서 아마존은 IT를 백본으로 둔 기업이기 때문에 유리하죠. 미국의 리테일 기업은 아마존을 IT가 아닌 같은 리테일로 취급해요.

박정애 아마존이 더 무서운 게, 홈페이지에 가면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라고 소개하잖아요. 실제로 고객의 불편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친 듯이 토론한다고 해요. 고객 중심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최첨단 IT 기술을 백본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따라올 기업이 없는 거죠.

노정석 20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의 소위 말하는 ‘공돌이’들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외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최신 기술을 장착하고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요. 이들은 원래 라이프스타일 분야 종사자가 뒤늦게 IT 기술을 탑재한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사실 아마존도 처음에는 IT업계에선 별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온라인 중심으로 디지털 시장을 겨냥한 구글과 달리 유통이라는 ‘리얼 월드’를 두고 사업을 확장하니까 업계에서 보기엔 ‘비표준’인 거죠. 그런데 아마존의 성공 이후 이제는 엔지니어들이 의식주와 관련한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에 모두 뛰어들고 있어요.

전은경 그렇다면 엔지니어가 봤을 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정석 10년 전만 해도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산업 분야에 크게 세 가지 직군이 있었어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이렇게 셋이 항상 팀을 이룬 것이죠. 지금은 기획자는 대부분 없어지고 디자이너 직군 역시 많이 줄었어요. 다만 엔지니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조금 더 이해하려 했던 기획자들은 부서장이 되어 있고, 디자이너 역시 엔지니어의 업무와 언어를 이해하려 하고, 가까이한 이들은 경쟁력이 높다 보니 지금은 오히려 없어서 난리죠.

박정애 요즘엔 정말 분야의 경계가 사라진 것 같아요. 리테일러는 제조업자가 되려 하고, 또 반대로 제조업자는 리테일러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해요. 지금의 스타필트 하남이나 고양 같은 곳은 단순한 쇼핑몰이라기보다는 리테일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돼 아예 다른 가치를 지닌 형태가 아닌가 싶고요. 업의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하는 것이죠. 현대자동차 같은 자동차 제조 기업도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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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꼭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깃을 더 좁게, 그리고 그들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렇듯 혁신적 기술과 시장의 변화는 서로 연관돼 있으며 소비 패러다임을 바꾼다.

전은경 요즘엔 AI가 가장 큰 이슈잖아요. 평균적인 수준에선 곧 인간의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대체할 거란 이야기도 있고요.

노정석 제 생각에 지금의 열기는 너무 과장돼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AI가 고객의 일상을 더 편하게 만든다는 점에선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인 것은 분명합니다. 요즘 저는 패션 쪽에 AI를 접목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디자인까지는 아직 실행이 어렵더라고요. 결국 미국의 스티치 픽스 모델 같은 건데, 고객이 설문을 작성하면 크롤링해서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그루핑한 뒤 보여줘요. 그다음 소비자가 선택을 하면 이 블록에 어울리겠다 싶은 것끼리 묶어서 배송하고요. 고객이 받아보고 그중 40%를 사면 대박인 건데, 사실 패션 시장에서는 모든 가치가 옷을 사고파는 구간에만 집중돼 있잖아요. 그 안에서 위치 선점을 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옷을 만들고 멋진 패션쇼를 해도 소용이 없는 거죠. 지금은 아마존 같은 큰 기업이나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으로 홍보하며 운영하는 소규모 브랜드가 다 차지하고 중간 규모 사업자들은 사라지고 없어요. 저희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 결국엔 소비자를 더 편하게 해주는 것 말곤 답이 없겠더라고요.

정동섭 리테일에서도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불편함과의 무한대 싸움이에요. 내가 불편하면 상대방도 불편하다는, 어떻게 보면 아주 기본적인 생각을 모든 리테일에 적용해보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아마존을 자주 이용하는데요, 이유는 단 하나,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일상용품, 온라인으로 사도 크게 후회할 확률이 적은 물건은 아마존에서 먼저 서치하는데 가격도 싸고, 무엇보다 고객에게 편리함, 편안함을 주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게 느껴져요.

정화경 분더샵 청담의 경우 실제 구매를 하기보다는 공간을 경험하려고 찾는 고객이 많아요. 이제는 네타포르테, 매치스패션 같은 ‘직구’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니까요. 예전에는 그래도 50대 이상의 고객은 온라인 서비스보다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구입하는 걸 선호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모두가 능숙하게 ‘직구’를 하는 거예요. 글로벌이 하나의 마켓을 형성한 만큼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하고, 그러다 보면 리테일에서의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죠. 정말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과연 수입 사업에, 더 나아가 백화점에 미래가 있느냐는 거예요. 이제는 우리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생산하고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동섭 이제는 한국시장만 봐서는 안 되고 중국, 아시아까지 영역을 넓혀서 그런 가치를 충족시킬 럭셔리 확장해야만 합니다.

노명우 일리가 있는 것이, 중국 소비자를 어떻게 한국의 소비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는 한국 연예인이나 K-팝이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력과 직결되거든요. 사회학에서는 소비를 설명할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은 진짜 자신의 욕망을 모른다고 봐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욕망은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욕망을 욕망하는 거예요. 쉽게 말해 셀러브리티가 가진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죠. 사람들에게 진짜 원하는 옷이나 가방,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부분 잘 모르지만, 자신이 욕망하는 누군가의 욕망은 잘 알고 있어요.

구병준 챕터원에서도 특별히 잘 팔리는 물건은 없어요. 다만 저희가 SNS에 무언가를 올리면 다음 날 솔드아웃이 되는 식인데, 한마디로 특별한 기준은 없는 셈입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있어요. 솔직히 저 역시 제 전문 분야가 아니면 뭐든 잘 못 골라요. 주변에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는데 그건 소비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내 취향과 맞는 사람이나 커뮤니티로부터 추천받거나 그들을 따라 하는 것이죠.

박정애 예전에는 사업 규모를 어느 정도 키운 중견 기업이 존재했고, 소규모 회사도 이를 목표로 삼았는데 이젠 그렇지 않잖아요. 작아도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하고, 해내는 것이 중요한 거죠. 제가 볼 때도 앞으로는 아마존 같은 큰 기업이 아니면 작은 브랜드, 소규모 스타트업, 이렇게 투 트랙이 사람들의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노정석 사실 인스타그램을 만든 사람들 자체는 그렇게 힙하지 않거든요. 보통 온라인 서비스 기업은 사업을 시작하고 이끌어갈 때 두 가지 원칙만 가지고 판단해요. 첫째는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는 고객을 모른다는 것이죠. 무언가를 나의 생각, 나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정의하면 절대 안 되는 거예요. 하나의 분명한 결론을 내기보다는 반드시 작은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해서 그에 대한 백업 데이터를 따라야 합니다. 요즘엔 트렌드가 없잖아요. 아니, 없다기보다는 완전히 복잡계로 쪼개지는 거죠. 따라서 저는 트렌드를 무엇이라 정의하고 파악하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하나의 큰 방향을 설정하기보다는 작은 실험을 더 자주, 많이 함으로써 그 결과를 보고 한 걸음씩 진화해가는 것이 옳다고 봐요. 지난해 에릭 슈미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내 10여 개의 벤처기업 대표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었는데요, 그때 한 말이 스타트업에선 데이터와 테크놀로지, 서비스 이 세 가지가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데이터가 키워드라는 것이죠. 그런데 데이터는 서비스 접점 없이 얻지 못하잖아요. 그러니까 서비스를 크라우드 소싱으로 해서 모두에게 공짜로 제공하고 너희는 데이터만 다 받아서 확보하라는 거예요. 그럼 테크놀로지는 어떤 기술을 말하느냐, 바로 머신 러닝인데요, 이 세 가지만 계속 가지고 간다면 10년 뒤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웃음)


#페미니즘 #1인가구 #평생미혼집단 #비표준 #반려동물 #초연하남 #혼술혼밥
경계의 구분이 사라진 시대, 더 이상 표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것, 평균적인 것보다는 비일반적이어도 개인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특별한 가치가 더 주목 받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초혼 연령의 상승과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인한 독신 가구의 증가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노명우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일인데요, 다만 한국에서 앞으로 좀 더 강하게 나타날 현상이 있다면 페미니즘 이슈라고 할 수 있어요. 한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 의제가 되느냐는 인구 구성비, 또 그 구성비의 속성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전부터 대학 진학률에서 여성의 성비가 더 높았고 지금은 5~6% 더 높아요. 학업 성취도에서도 10년 전부터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는데 바로 그 여성들이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겁니다. 여성들은 훨씬 더 경쟁력을 갖추고 전문성이 있는 인재로 바뀐 반면, 사회가 변하는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니까 ‘유리 천장’ 문제가 강하게 대두되는 것이고요. 실제로 여성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의하느냐 않느냐에 상관없이 여성이 능력을 갖추는 속도에 비해 사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페미니즘 이슈는 확대될 수밖에 없어요. 만약 한국 사회에서 선발의 공정성이 더 강화된다면 직업이나 커리어에서 현재 젊은 남성은 젊은 여성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겁니다. 대학에서도 남학생이 여학생을 절대 이길 수 없고요. 그나마 지금은 선발의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남성들이 부족한 실력임에도 어떤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건데, 그렇지 않다면 절대 남자가 여자를 이길 수 없는 구조죠.

전은경 그렇다면 라이프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는 주된 집단은 결국 여성인가요?

노명우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다만 과거에는 그것이 여자의 허영이나 가정주부의 내조와 같은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맥락과 방식에서 주도하게 되는 것이죠. 몇 년 전부터 출판 시장에도 페미니즘이 이슈인데요,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책을 잘 읽지도 않고, 세상이 바뀌면 자신들은 손해인 걸 알기 때문에 사회 변화를 기대하지 않아요. 반면 여자들은 세상이 변해야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거든요. 책을 가장 많이 사는 부류가 30대 여성이니까 이들을 공략한 페미니즘 서적이 대세인 것이죠.

정화경 아무래도 패션 쪽은 트렌드를 가장 먼저 캐치해서 보여주잖아요. 몇 년 전부터 페미니즘을 화두로 한 캐치프라이즈가 패션 쪽에서 상당히 많이 등장했어요. 2014년 샤넬은 런웨이에서 페미니즘을 주제로 가두행진을 펼치고, 2017 디올의 S/S 컬렉션에선 한 모델이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같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에 튈 스커트를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죠. 요즘도 <보그>를 비롯해 영국과 미국의 수많은 패션 잡지를 보면 커버스토리에 모두 페미니즘 이슈를 다룬 것을 볼 수 있어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미국에선 할리우드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미투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제 생각에도 앞으로 페미니즘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인 면에서 강력한 이슈가 될 것 같아요.

노명우 한국은 아직 그 규모가 미미해서 통계에서 제외하는데, ‘평생 미혼’ 집단이라는 것이 있어요. 만 39세가 넘었는데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로, 일본에선 이미 그 집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5% 정도를 차지하죠. 앞으로 한국에도 ‘평생 미혼’ 집단이 통계에 포함될 텐데요, 조만간 서울의 30대 여성 비혼율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 예측됩니다. 주로 고학력, 고소득 여성이 주를 이루는데, 반대로 남성의 경우 그런 여자가 파트너로 삼을 리 없는 사람들이 ‘평생 미혼’ 집단이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또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이 초연하남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20살 정도 어린 커플도 많아질 거예요. 사실 지금의 젊은 남자들은 경제력 있는 여자의 도움을 받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습니다. 이미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엄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러한 지원을 받는 것이 자신의 남성성을 훼손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아무튼 이렇게 ‘평생 미혼’ 집단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반려동물 얘기도 나올 수밖에 없어요. 기술 쪽에서도 동반자 개념의 파트너 로봇의 수요가 늘어날 테고요.

정동섭 확실히 요즘엔 고정관념을 깬다는 것 자체에 사회 전반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결혼이 필수였지만 요즘엔 부모들도 정해진 수순을 강요하지 않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잖아요. 현재 리테일에서도 1인 가구가 주요 이슈인데요, 1인 가구가 많아지면 집은 더 작아지겠죠. 함께 사는 동반자가 없기 때문에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갈 곳을 마련해줘야 하는 거죠. 아무리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을 지배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집에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하고 있지는 않아요. 외부에서 인터랙션할 수 있는 활동을 더 찾게 되고 휴머니즘의 가치는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겁니다. 따라서 그런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현재 한국에는 수요와 공급만으로 봤을 때 백화점, 쇼핑센터, 마트를 포함한 리테일 공간이 모자란 상황이에요. 도시 개발 환경에 맞게 크고 작은 규모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죠.

구병준 지금 한국 사회는 매우 언밸러스하잖아요. 법만 해도 요즘의 국민 정서와 맞지 않은 게 얼마나 많아요. 서로 다른 가치가 치열하게 충돌하기 때문에 계속 엇박자가 나고 그걸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시기인 것 같아요. 그만큼 또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반면 유럽은 정말 모든 것이 느리죠. 삶을 사는 환경 자체가 자연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흘러가니까 특별히 바뀌거나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0년 전 제가 네덜란드에서 공부하던 당시 수업 시간에 함께 이야기하고 이슈로 삼았던 일들이 현재 한국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당시엔 이케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비트라 같은 막강한 브랜드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는데, 과연 가구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뭐 이런 얘기가 화두였습니다. 결국 생산 환경에 변수를 둬야 하는 것인데, 말하자면 갤러리에서도 디자인을 팔아야 하는 거고요. 지금도 그런 추세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몰브랜드 #다표준 #관계자산 #리테일 #고객획득비용
스몰 브랜드는 단순히 규모의 작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엔 대기업 비즈니스에서도 타깃을 좁히고 스토리와 콘텐츠로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 위한 전략이 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겐 성공이나 출세 역시 과장되고 촌스러운 삶인 것이다. 공감과 인정, 자기표현의 욕구에 발맞춰 ‘자기다움’을 실현하는 브랜드가 사랑받는 이유다.

구병준 개인적으로 챕터원을 시작할 때 목표는 하나였어요. 진짜 소규모 브랜드 숍으로서 가치를 갖기 위해선 대기업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다른 브랜드가 시장조사를 하는 것만으론 따라 할 수 없는, 우리만의 취향과 안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근데 또 유통만 해서는 안 되니까 현재는 생산 쪽으로 눈을 돌려 국내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거나 자체 상품도 제작하고 있어요.

박정애 보편적인 기준을 표준화하지 않으려는 게 바로 스몰 브랜드의 탄생 배경이잖아요. 정말 작다는 의미가 아닌, 마이크로 타기팅으로 고객 접점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볼 땐 챕터원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 취향대로 물건을 선택하고 에지 있게 사업을 운영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화경 요즘엔 소속감을 줄 수 있는 그루핑, 소규모 커뮤니티가 중요하잖아요. 초특급 VIP들도 단순한 자본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고 그에 맞는 수준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나 공간을 선호해요. 그런 면에서 소규모의 리테일이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할 망정 작고 소속감을 줄 수 있는 취향 저격의 브랜드로 콘셉트화하는 것이죠.

전은경 그렇다면 대형 리테일의 미래는 어떨까요?

정동섭 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하남 스타필드 같은 대형 리테일도 지속 가능할 거예요 그 안의 콘텐츠가 바뀔 뿐 포맷 자체는 유지되면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에겐 각광받을 겁니다. 다만 ‘쇼핑센터’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텐데요, 그냥 ‘~곳’ 그 자체로 고유명사처럼 존재하는 것이죠. 또 한 가지, 올해 굉장히 화두가 될 것이 강남의 대단지 중심의 재건축 개발 사업이에요. 지금 도시 환경에서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모두 집, 직장으로 이루어지는데 근생(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요. 앞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면 근생에서 그야말로 새로운 상업 시설이 태어나리라 봅니다.

노정석 저는 스몰 브랜드에 ‘관계 자산’의 중요성을 덧붙이고 싶어요. 작다고 모두 스몰 브랜드가 되는 건 아니죠. 일반적인 규모의 브랜드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와 가깝게 거리를 유지하거나 접촉의 빈도수가 높거나 아니면 다른 스토리텔링이 있거나, 뭐 이런 식의 경쟁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지금 이커머스업체들만 봐도 고객 획득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고 있어 이것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에요. 따라서 규모는 작아도 관계 자산을 잘 관리하고 유지하며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은경 스몰 브랜드도 그렇고 요즘에는 일반적인 것, 평균적인 것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기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요, 정상·비정상을 구분 지을 필요 없이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특별히 사회학적으로도 이러한 현상을 눈여겨보고 있나요?

노명우 지금 한국은 인구 구성 자체가 중간값이 의미가 없어요. 보통 20대 후반에 결혼해서 전세로 살다 40대 초반에는 30평대 아파트를 사고 소나타를 타는 평균적인 삶의 궤적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지배적인 가치관은 또 이 흐름을 못 따라오니까 충돌이 생기는 거예요. 사회 전반적으로 1970~1980년대 산업 중심의 고도성장을 경험한 노인 세대와 이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격차와 대립이 점점 더 극명하게 나타날 거예요. 대개 고도성장을 경험한 세대는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 잘살 수 있다는 ‘욕망의 우회 전략’을 펼칩니다. 실제로 자신들이 경험해봤으니까 그 효과를 아는 거예요. 반면 젊은 세대들은 현재가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으니까 미래에 대한 보장도 기대할 수 없잖아요. 삶의 전략부터 계획하는 방식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죠. 그런데 어차피 인구 구성 변화에 따라서 고도성장을 경험한 세대는 자연스럽게 점점 비중이 줄 테니까 앞으로는 스몰 브랜드, 비표준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사회 중심적인 가치로 변할 것입니다.



정동섭 토마스컨설턴츠 아시아퍼시픽 대표 미국 프랫 대학교에서 실내건축학을 공부한 뒤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1995년 중앙개발(옛 에버랜드)의 자회사 중앙디자인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에버랜드 및 해외에서 다수의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으며 이후 미디어밸리, 센텀시티 주식회사 등을 거쳤다.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2008년 토마스컨설턴츠의 글로벌 파트너가 되어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 여의도 IFC 쇼핑몰, 신세계 백화점 대구점 등의 개발 전략 기획에 참여했다.


정화경 신세계 상무 서울대 언어학과와 프랑스 에섹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 코즈메틱 그룹 로레알에서 브랜드 총괄 매니저를 맡았고, 제일모직이 전개하는 10 꼬르소 꼬모 서울을 거쳐 생 로랑 코리아 지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신세계그룹의 편집숍 분더샵의 총괄 상무로 선임, 현재 BTS컬렉션 담당 상무를 맡고 있다.


구병준 PPS 대표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아인트호벤에서 컨택추얼 디자인을 공부한 후 디자인 기획자이자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2007년 가나아트센터·크로프트의 디자인 디렉터, 서울옥션의 디자인 경매 기획을 거쳐 2013년 디자인 컨설팅 회사 피피에스와 리빙 숍 챕터원을 설립·운영 중이다. chapterone.kr



박정애 라니앤컴퍼니 브랜드 컨설팅 대표 IBM, 켈로그, 씨티뱅크, LG텔레콤, 크리니크, CJ CGV, CJ그룹 CMO로 브랜딩, 마케팅, 사업총괄 등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브랜드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디자인과 문화가 연계된 상품·공간·브랜드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raneecompany.com


노정석 리얼리티리플렉션 CSO VR 스타트업 리얼리티리플렉션의 CSO. 학국과학기술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한 그는 2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카이스트-포항공대 해킹 사건의 장본인이다. 이후 총 다섯 차례 벤처 창업을 하며 스타트업 문화 정착에 이바지했는데, 특히 세 번째 벤처인 태터엔컴퍼니는 구글에 합병되어 ‘한국의 빌게이츠’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폐쇄적인 학문으로써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구 동기를 찾는 사회학을 지향한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세상물정의 사회학> <텔레비전, 또 하나의 가족> <아방가르드>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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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진행: 전은경 편집장, 정리: 김민정 기자, 사진: 홍수빈 사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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