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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블루보틀과 제3의 물결 제3의 물결 이후를 읽는 다섯 가지 키워드
커피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소비된 반세기 동안 그 변화 주기는 다른 어느 산업군보다 빨랐다. 그 때문에 지금 제4의 물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 사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점점 하락세로 돌아섰고, 많은 독립 커피 로스터스가 대기업이나 투자가에게 스카우트되었다. 이런 변화가 제3의 물결을 주도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는 모른다. 하지만 월간 <커피>와 커피 관련 단행본을 펴내는 도서출판 아이비라인의 정성희 팀장은 ‘제4의 물결은 아직 예측 단계’라고 말한다. 서비스나 경험이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거나 스페셜티 홈 커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제4의 물결의 핵심은 브루잉에 달려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3의 물결이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방식이자 이를 경험하는 방식, 문화를 포괄하는 것이라면 제4의 물결은 이 측면이 확장되는 방식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여기에는 커피와 관련해 원두가 자라는 토양이나 커피 식물에 대한 연구, 서비스 디자인의 진화, 이를 위한 공간 변화가 포함된다.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 원두 생산을 위한 환경, 생산자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고민과 개선도 중요한 화두다. 여기서 앞으로 커피 트렌드를 이끌 키워드 다섯 가지를 짚어봤다.

1 기계가 테이블 아래로 언더 카운터 에스프레소 머신


모드바의 에스프레스 추출 시스템.
블루보틀은 지난해 10월 오픈한 버클리 매장에 블루보틀 매장 최초로 언더 카운터 머신 모드바Mode Bar를 설치했다. 언더 카운터 머신은 바리스타와 손님을 가로막고 있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카운터 아래로 내리고, 바 위에는 탭만 설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것. 빈티지한 1970년대 스테레오를 연상시키는 모드바는 라마르조코La Marzocco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언더 카운터 머신으로, 심플하고 세련된 외형이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스템, 스팀 시스템, 브루잉을 위한 푸어 오버 시스템 세 가지 기능으로 나뉜 탭은 각각 독립적인 형태로, 원하는 위치에 배치할 수 있다. 모드바는 2012년부터 라마르조코 한국지사에서 수입·판매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언더 카운터 머신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다. 국내 에스프레소 머신 개발 회사인 비다스테크Vidastech의 모아이Moai 제품을 사용하는 엘 카페EL Cafe 양진호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의 본질을 생각하면 언더 카운터 머신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좋은 커피를 경험하기 위한 서비스와 정보 전달은 스페셜티 커피의 중요한 요소이고, 언더 카운터 머신은 이를 위한 공간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odbar.co.kr(모드바), www.vidastech.com(비다스테크)


2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린드 커피


그린드 커피의 바 공간 내부.
최근 유럽에서는 심야 시간까지 운영하는 카페가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은 카페로, 저녁이면 알코올 음료와 음식도 판매한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그린드 커피Grind Coffee는 2011년부터 바를 마련해 카페를 겸하고 있다. 특히 클레큰웰Clerkenwell점의 바는 파스텔 톤 벽과 패브릭 가구를 위주로 모던하게 디자인한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핵심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머무르고 싶게 만들고, 공간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린드 커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테디 로빈슨Teddy Robinson은 “공간에 대한 경험은 결국 지역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는지도, 매장이 어떤 건물에 들어서는지도 중요한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커피를 어디서, 어떻게 마시는지 또한 제3의 물결의 중요한 키워드지만 실질적인 운영 시간과 매장 활용은 많은 커피 브랜드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공간 활용의 변화 역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grind.co.uk


3 집에서 즐기는 스페셜티 커피 스페셜티 커피 캡슐


(왼쪽)아프리카 전문 생두업체 렛세콰이어 스페셜티 캡슐 커피. 나무사이로와 협업으로 판매한다. www.letsequoia.com (오른쪽)엘카페 스페셜티 캡슐 커피.스페셜티 캡슐 제조업체 지안컴퍼니와 협업했다. www.coffeekonic.com
스페셜티 커피가 홈 커피 시장으로 더 확장될 것이라는 예측은 ‘좋은 품질의 커피를 쉽고 편하게 즐긴다’는 제3의 물결의 지향점과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 11월, 카페쇼를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스페셜티 커피 캡슐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나무 사이로, 엘카페, 헬카페, 외계인 커피 등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에서 취급하는 스페셜티 커피 캡슐은 대부분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과 호환이 가능하다(엘카페의 캡슐은 샤오미 캡슐 머신도 가능). 이 틈새시장은 스페셜티 커피 캡슐뿐 아니라 캡슐 머신 디자인에도 중요한 키워드다. 외계인 커피는 캡슐 하단을 플라스틱이 아니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머신의 고장을 줄였으며, 외부의 수분이나 산소 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삼중 사출 디자인으로 커피 맛을 유지한다. 네스프레소는 캡슐 머신 시장의 블루 오션으로 스페셜티 커피 캡슐 시장을 염두에 두고 호환이 가능한 다양한 머신을 개발하고 있다.


4 지속 가능한 커피를 위한 환경 디자인


엘카페와 나무사이로, 리브레가 함께 개발한 생분해 테이크아웃 컵. 한창제지와 함께 만들었다. www.greenus-eco.com
스페셜티 커피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지구 온난화다. 지표면 온도가 2℃만 올라가도 2050년이면 커피 원두 생산량이 8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미국 국립과학원의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기후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제3의 물결을 이끈 브랜드들에게 숙명 같은 의무다. 생산지와의 직거래를 우선으로 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이 커피 생산을 위한 환경, 생산자들의 삶의 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블루보틀 또한 지난 7월 조지타운 매장을 오픈한 첫날 수익금 전체를 천연자원보호위원회에 기부했다. 커피 브랜드의 애플리케이션이나 MD 제품 등에도 이런 친환경 원료와 프로세스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5 로봇이 만든 커피, 카페X


커피를 보온 받침대에 내려놓는 바리스타 로봇.
지난해 1월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카페X는 바리스타 로봇이 주문을 받는 즉시 커피를 내려준다. 자동 커피 머신 생산 회사인 WMF(www.wmf.com)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로봇은 1시간에 최대 120잔의 커피를 만든다. 완성된 커피는 보온 받침대에 올려두며, 만약 8분이 지나도 손님이 가져가지 않으면 버리고 새로운 커피를 내려준다. 카페X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버브Verve, 피츠Peet’s, AKA의 원두를 사용하며 전문 바리스타의 매뉴얼과 커피의 비율을 측정, 맛과 풍미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좁은 공간에서 운영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카페X는 바리스타 혹은 커피 경험을 대체하는 건 아니다. 우리의 방향은 쉽고 빠르게, 고품질의 균일한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향하고 있다”라는 카페X 설립자 헨리 후Henry Hu의 말처럼 카페X는 인근 지역의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원두를 사용하고,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블렌딩 노하우를 반영하는 등 기존 브랜드와의 상생을 모색하는 데 기본 가치를 둔다. 국내에도 올해 1월, 다날의 커피 전문 브랜드 달콤커피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IT 전시관 부스를 통해 로봇 카페 ‘비트 바이 달콤커피b;eat by dal.kom COFFEE’를 선보였다. 공간이나 인력 효율성 측면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 시장의 확장일지 위협 요소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www.cafex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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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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