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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크리에이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젊은 레트로 7 장수 제과 브랜드의 스핀오프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초코파이, 새우깡, 돼지바… 이들의 공통점은? 짧게는 26년, 길게는 50년 가까이 된 장수 제과·빙과 브랜드라는 점이다. 강산이 바뀌어도 몇 번은 바뀌었을 시간 동안 묵묵히 한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정도면 그동안 대중과 쌓아온 유대감을 우정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한결같음은 때로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제품은 자칫 너무 뻔해 별 기대를 하지 않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 최근 몇 년 사이 장수 브랜드들이 보여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흥미롭게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지난해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패션, 코즈메틱, 리빙, 문구, 심지어 디지털 애플리케이션까지. 왜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수립한 것일까?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장수 제과 브랜드들의 최근 행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라운드어라운드 × 바나나맛우유 시즌 2.




에잇세컨즈와 농심 새우깡의 협업.

입고 바르는 과자
2016년 11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가 협업해 출시한 뷰티 제품은 다소 보수적이었던 제과업계가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에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출시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을 완전히 소진시킨 데 이어 2017년 1월에는 매출 10억 원을 돌파하며 푸드메틱의 대명사가 되었다. 패션 브랜드 역시 장수 제과 브랜드에 눈독을 들였다. 실제로 지난해 매스 패션 브랜드들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장수 제과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젝트였다. 비이커는 지난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코파이와 협업으로 한정판 에코백과 티셔츠를 선보였다. 여름이 되자 본격적으로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빙그레 메로나, 비비빅, 붕어싸만코 등의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여름 패션 상품 ‘쿨~라보레이션’ 컬렉션을 공개했다. 휠라 역시 대표 슈즈 라인인 코트디럭스와 슬리퍼 ‘드리프터’에 메로나의 색감과 그래픽을 입힌 제품을 선보여 출시 2주 만에 ‘완판’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질세라 에잇세컨즈는 농심 새우깡과 ‘서머 프렌즈’라는 콘셉트로 티셔츠, 파자마, 원피스 등 의류 제품을 비롯해 모자, 양말, 에코백, 맥주잔 등 총 45종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와 장수 제과 브랜드의 공생 관계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스파오는 지난 1월 서울우유와 새로운 협업 제품 라인을 출시했고 같은 달 올리브영 역시 빙그레와 16종의 보디 케어 제품으로 이뤄진 ‘라운드어라운드 × 바나나맛우유 시즌 2’를 공개했다.




스파오가 서울우유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 파스텔 톤 색감, 각 우유와 삼각 우유 등을 새겨 넣은 자수 포인트가 눈길을 끈다.


휠라 × 메로나. 시즌 1의 성공에 탄력을 받은 휠라는 코트디럭스 캔버스, 휠라 클래식 모델에 메로나를 더한 시즌 2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토록 달달한 굿즈
굿즈 전성시대의 열풍은 제과업계까지 이어졌다. 롯데푸드는 돼지바의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휴대용 선풍기, 노트, 펜, 보조 배터리, 스티커, 에코백 등을 선보였다. 판매용이 아닌 이벤트 경품용이었지만 소셜 미디어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굿즈는 브랜드 확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있을 수 있는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데에도 탁월한 역할을 한다. 돼지바의 경우 돼지바 핫도그로 제품 영역을 확장하면서 핫팩과 담요를 이벤트로 증정하는 방식으로 굿즈를 활용했다. 또 농심은 모닝글로리와 손잡고 새우깡 노트 2종을 비롯해 바나나킥, 오징어집, 닭다리, 포스틱 등 인기 스낵 브랜드를 활용한 노트를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 25주년을 맞이한 메로나는 메로나 수세미를 제작해 세븐일레븐에서 한 달간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애경은 메로나 모양을 본뜬 ‘2080 × 빙그레 칫솔’을 출시했는데, 생필품이긴 하지만 이를 수용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굿즈 수집과 유사했다.


농심의 스낵 캐릭터 노트.




10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돼지바 굿즈.


돼지바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담요 케이스와 핫팩. 여름 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돼지바와 달리 돼지바 핫도그는 아직 확고히 자리를 잡진 못했는데, 이 같은 굿즈의 활용은 돼지바 핫도그를 겨울 상품으로 각인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메로나 칫솔.

입맛은 그대로지만 시대는 변한다
굿즈나 이종 영역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같은 이벤트 성격의 프로젝트와 별개로 제과 브랜드들의 중·장기적인 관점이 엿보이는 변화도 있다. 일례로 빙그레의 경우, 2016년 1인용 투게더를 출시했는데, 오래전 CM송 가사가 “엄마, 아빠도 함께 투게더~ 온 가족이 함께 투게더~”였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방향성의 선회는 상당히 흥미롭다. 1인 가구의 증가가 가족을 타깃으로 했던 대용량 아이스크림의 아이덴티티를 변화시킨 것이다. 디저트 시장의 확장도 이들의 변화에 한몫했다. 지난해 11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국내외 디저트 외식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8조 97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제과 브랜드의 능동적 대처는 주로 디저트 카페 형태로 나타났다. 빙그레는 2016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과 2017년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바나나맛우유를 콘셉트로 한 옐로우카페를 오픈했다. 오리온도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디저트 전문 매장 ‘초코파이 하우스’를 열었는데 이곳에서는 오리온의 대표 브랜드 ‘초코파이情’을 재해석한 프리미엄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지난해 빙그레가 선보인 카메라 앱 ‘단지캠’과 ‘마이스트로우’. ‘마이스트로우’의 빨대는 영국의 디자인 컨설팅 회사 키네어 듀포트Kinneir Dufort가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절벽이 어떻게 제과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주요 소비층이 아동 내지 10대 청소년이었지만 이제는 20대 밀레니얼 세대까지 포섭해야 한다. 최근 제과 브랜드들의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방식 이면에는 이런 변화가 존재한다.


초코파이 하우스의 제품과 패키지.


옐로우카페. 인테리어부터 MD 상품까지 바나나맛우유의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했다.



Interview
정영주 빙그레 디자인실 실장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발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최근 장수 제과 브랜드들의 영역 확장이 눈에 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나?
제과 회사들의 공통된 위기 의식이 원인이었다고 본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저연령대의 감소가 확연한 만큼 새로운 소비층을 발굴할 필요가 있었고 많은 브랜드가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발굴하는 방식에서 돌파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과는 가격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고 제품 특성상 해외 진출에도 제약이 많다. 결국 이런 현실적인 제약 조건 속에서 생존하려면 신뢰가 쌓여 있는 장수 브랜드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봤다.

‘제과 회사는 보수적’이라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빙그레의 과감한 스핀오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을 것 같은데.
처음 디자인팀에 합류했을 땐 실제로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았다. 워낙 빅 브랜드이기 때문에 패키지 하나 잘못 건드려도 큰일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인한 위기 의식에 임직원 모두 공감했던 것이 변화의 기회로 이어졌다. 마케팅 및 디자인 조직의 세대교체도 영향이 있었다. 다행히 올리브영과의 첫 프로젝트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브랜드의 외연 확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일련의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결국 감성을 공유하는 방식에 있었던 것 같다. 여기에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나나맛우유와 올리브영의 협업은 엄밀히 따지면 이종 간의 결합이다. 로션과 음료라니, 얼핏 어울리기 힘든 조합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달콤함, 부드러움 등 바나나맛우유를 음용할 때 느껴지는 감성을 로션이나 핸드 워시의 사용감과 연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년 말에 출시한 카메라 앱 ‘단지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공유 브랜드가 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나나맛우유의 ‘귀여움’이라는 키워드와 속성이 카메라 앱을 자주 사용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단지캠은 출시 후 제법 오랜 기간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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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