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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제도까지 바꿔버린 행동하는 아이디어 2018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리뷰
올해 65회를 맞은 2018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Cannes Lions Creativity Festival(이하 칸 라이언즈)이 확 달라졌다. 우선 출품 부문이 전면 재구성됐다. 기존의 24개 부문을 헬스Health,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크래프트Craft, 경험Experience,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이노베이션Innovation, 리치Reach, 굿Good, 임팩트Impact의 9개 트랙으로 나누고, 120여 개의 하위 카테고리도 축소했다. 사이버 부문, 통합 부문, 프로모 & 액티베이션 부문을 폐지하고 다른 트랙에 통합시키고, 크리에이티브 e커머스Creative eCommerce와 지속 가능한 성장 목표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등의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광고 전달 매체가 다양해진 것은 물론 출품작의 영역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하기 어려워지고, 작품의 형식보다는 메시지의 가치나 전달 방식 등에 중점을 둔 결과다. 6월28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행사는 기간을 기존의 8일에서 5일로 줄이고 세미나 횟수는 대폭 늘렸다. 특히 참가비 인하, 30세 이하 크리에이터를 위한 무료 입장 제도나 온라인 세미나 중계 확대, 시상식 온라인 중계 등 대중과 호흡하며 이슈를 공유하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세미나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창의성의 역할을 짚어본 ‘창의성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부터 ‘크리에이티브의 혁신을 일으키는 신경 과학’, ‘미투 운동과 성차별 문제를 통해 돌아본 남성성’ 등 현재 지구상에 일어나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주제로 1000여 명의 연사와 패널이 참여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www.canneslions.com

수상작으로 본 2018 칸 라이언즈 트렌드

아이디어로는 부족하다, 변하게 하라
“올해의 칸 라이온즈는 단지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우리의 삶과 지구를 바꾸고 있는지에 의미를 두었다.” 올해 다이렉트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기영 이노션 이사의 말이다. 항상 공익성에 대한 니즈가 강한 칸 라이언즈지만 이전에는 아이디어 차원에 그쳤다면 이제는 실제로 이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늘어나는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에 동참하도록 한 쓰레기 제도Trash Isle,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각한 팔라우 정부가 입국자들에게 실제로 환경 서약을 받으며 자발적 환경보호를 이끈 팔라우 서약Palau Pledge 등 공익 캠페인의 흐름은 실제 제도나 법령이 제정되는 변화까지 이끌며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팔라우 서약Palau Pledge



리치 부문(다이렉트) 그랑프리 클라이언트 팔라우 레거시 프로젝트Palau Legacy Project 에이전시 호스트Host·하바스 시드니Havas Sydney 팔라우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실제 환경 서약 스탬프와 서약을 받아 관광객 스스로 환경에 대해 자각하고 보호하도록 유도했다. 캠페인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유명 연예인들의 참여와 SNS 등을 통해 크게 확산되면서 큰 이슈를 낳았다.


쓰레기 제도Trash Isle



커뮤니케이션(디자인) 부문 그랑프리 클라이언트 플라스틱 오션Plastic Ocean·래드바이블Ladbible 에이전시 AMVBBDO 런던 북태평양에 떠다니는 쓰레기 더미로 이루어진 쓰레기 제도는 가공의 나라다. 하지만 엄연히 재활용 소재로 만든 지폐와 여권도 있으며 엘 고어가 첫 번째 국민, 영화배우 주디 덴치가 여왕으로 있다. 20만 명의 국민은 이곳의 쓰레기를 줄이는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실제 이들은 주변국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유엔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랙 슈퍼마켓Black Supermarket



익스피어리언스(브랜드 경험&행동) 부문 골드 클라이언트 까르푸 에이전시 까르푸 매시Carrefour Massy 법적으로 승인받지 않은 불법적인 시리얼, 야채, 과일을 팔기 위해 만든 블랙 슈퍼마켓. 이들 재료는 맛도 좋고 친환경적이지만 법적으로 승인받지 못해 판매 자체가 불법이다. 이 광고는 까르푸가 이에 관한 법을 개정하기 위해 불법 슈퍼마켓을 연 과감한 전략이다. 결국 여론의 힘을 얻어 올해 4월, 유기농 농산물 판매와 종자 재배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규제를 비준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 난민, 젠더, 스몰화된 이슈들
올해의 특징 중 하나는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보다 다변화된, 디테일한 주제(스몰 이슈)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 광고주나 브랜드가 아닌 NGO 단체나 환경 운동 단체 등 작고 개인화된 단체가 광고주 혹은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참가자의 폭이 넓어졌다. 심지어 올해 칸 라이온즈 세미나는 원하는 사람이 모두 연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는 개인의 이슈를 공론화하기 쉽고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한 시대의 반영이라 하겠다. HS 애드 프로젝트xT 김효진 CD는 “밀레니얼 다음 세대인 Z세대는 특히 소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주 작은 이슈라도 나와 관련이 있다면 소통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며 이들 세대의 움직임이 전에 없던 용기 있는 발언을 이끌어내고 화제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블러드 노멀Blood Normal





굿(글래스-변화의 상징)부문 그랑프리 클라이언트 리브레세Libresse 에이전시 케첨 런던Ketchum London 양성 평등을 위한 메시지를 주제로 출품하는 ‘글래스-변화의 상징’ 부문에서는 글로벌 위생 & 건강 기업인 에시티의 여성 위생 제품 브랜드 ‘리브레세’의 캠페인이 주목받았다. 광고에서는 늘 파란색 액체로 표현해야 했던 생리혈에 대한 족쇄를 풀어버렸다. 빨간 생리혈이 그대로 등장하고, 생리대가 필요하다고 큰 소리로 얘기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생리가 숨겨야 할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생리혈이 번진 모양을 형상화한 꽃무늬 팬티는 입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프로젝트84Project84



리치(미디어) 부문 골드 클라이언트 캄Calm 에이전시 아담 &EVEDDB 런던Adam&EVEDDB London 영국에서 남성, 그것도 45세 이하 남성의 자살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전체 남성 자살 비율의 75%를 차지할 만큼 높다. 45세 남성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단체 캄의 이 캠페인은 런던 사우스뱅크의 ITV 타워에 자살을 하려는 듯한 84새의 남성 조각상을 설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현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소비자를 마케터로 삼는 전략
지속적으로 눈에 띄는 경향 중 하나이긴 하지만 올해의 칸 라이언즈에서는 특히나 전통적인 광고, 즉 제품의 우수성이나 가치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출품작을 거의 보기 힘들었다. 차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도 환경을 위한 수소 자동차의 철학을 전달한 2018 평창 올림픽 현대 파빌리온처럼 이제는 전면에 제품을 등장시키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브랜드가 아예 소비자를 광고에 참여시킴으로써 소비자를 마케터로 만들어버리는 전략을 보여줬다. 인쇄 매체 광고에 태그 하나만 기재해놓고 소비자 스스로 해당 태그를 검색하도록 유도한 버드와이저의 태그워드TagWords, 게이머들이 클릭을 통해 게임 컨트롤러를 디자인하고 이를 실제로 판매해 회사와 함께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시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디자인랩 XBOX DesignLab’ 캠페인은 소비자를 마케터 역할로 확장시킨 사례다.


X박스 디자인랩 XBOX DesignLab







익스피어리언스(크리에이티브 e커머스) 부문 그랑프리 클라이언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에이전시 엠칸 런던 Mccann London 게이머들이 클릭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게임 컨트롤러를 디자인할 수 있으며 실제 판매해 수익을 나눈다. 이렇게 되자 게이머들이 스스로 캠페인을 홍보하고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진정한 상생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 평창 올림픽 현대 파빌리온 2018



Pyeong Chang Olympics Hyundai Pavilion 커뮤니케이션(디자인) 부문 브론즈 클라이언트 현대자동차 에이전시 아시프 칸 런던Asif Khan London 물과 소리, 태양 등 수소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요소를 구현한 파빌리온 공간. 물을 만져보고 바람을 느끼며 태양빛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수소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서울 송원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태그워즈TagWords





커뮤니케이션(인쇄&출판) 부문 그랑프리 클라이언트 AB 인베브AB INBEV 에이전시 아프리카 상 파울로Africa Sao Paulo 구글 검색으로 광고에 기재된 ‘1965 Poolside Florida Budweiser’ 태그를 입력하면 플로리다의 한 풀장에서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가 버드와이저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엄청난 초상권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유명인을 이용해 버드와이저의 헤리티지를 전달한 영민한 방식이자 인쇄 매체가 더 이상 광고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깬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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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자료 제공: 칸 라이온즈 한국사무국 도움말: 이노션 김기영 이사, HS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