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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102팀의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디자인계에 도움이 될 만한 31개 질문들 (3)

05 지난 10년간 당신이 속한 디자인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석우 2차 산업과 3차 산업 그리고 2, 3차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새로운 산업 사이에서 산업 디자인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2차 산업에서 접근하는 제품과 서비스와 3차 산업에서의 그것은 태생이 다르다. 지난 10년 동안 그 다름이 업계에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신명섭 10년 전 디자인은 각 분야별로 전문성의 깊이를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브랜드와 소비자 중심으로 여러 디자인 분야가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를 중요시하는 것 같다.

권지현 디자인도 잘하고 거기에 더해 ‘무언가’를 할 줄 아는 디자이너들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는 개발, 글쓰기, 데이터 분석, 기획 등 다양하다. 예전에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 같다.

햇빛스튜디오(박철희) 미래를 예언하고 과거를 면박하는 꼰대식 비평의 죽음. 걱정과 후회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기분 좋다.

박연미 소규모 범주 안의 출판물, 출판인, 서점 등의 영향력.

최중호 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혁명은 정보 통신 산업의 패러다임뿐만 아니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마저 바꾼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로 인해 MP3, PMP, 내비게이션 등을 디자인하는 전문 회사와 많은 제품 디자이너들이 설 곳을 잃어버렸다. 최근 들어 제품 디자이너들이 하이테크 기반이 아닌 가구와 조명 등 리빙 분야에서 상당 부분 활동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최택진 제조업의 몰락. 전가경 1젠더 이슈와 여성 디자이너 중심의 활동과 담론 형성. 2섞어 짜기에서 드러나는 로마자 ‘신’활자의 적용 방식. 3포스터 디자인에서의 조형 화법, 가령 무빙 포스터. 4디자인 교육의 평준화. 5소규모 갤러리 및 신생 공간과 20~30대 디자이너들 간의 협업 양상. 6사진 잡지와 사진책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 운영, 공간 및 서점의 활성화.

김다희 과거에 오프라인 서점이 출판 매출의 거점 역할을 했다면 현재는 그 역할을 온라인 서점이 하고 있다. 그에 따라 출판 마케팅도 POP물, 신문, 잡지 광고에서 온라인 배너, SNS 홍보로 많이 넘어왔고 책을 어떻게 들 것인가와 함께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도 중요해졌다. 아울러 종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전자책으로 넘어오면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 넓어졌다고 느낀다.

김형진 WOO로 시작해 최근 FDSC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목소리.

노민지 글꼴 사용 환경이 확실히 종이에서 화면으로 옮겨갔다. 최근 몇 년은 글꼴의 미감보다는 디지털 매체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종이에 인쇄한 글꼴의 질감을 사랑하는데,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직업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다.

박신우 ‘그 많던 여성 디자이너들’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는 것.

백종환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굉장히 커졌다. 물론 SNS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관계가 급성장했지만, 그 이전에 개인의 삶의 질에 대한 개인적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중요시하는 시대로 변했다. 이런 관심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된다.

송봉규 새로운 세대의 등장.

오래오 스튜디오 인터넷과 SNS의 발달. 여러 소통 창구가 생겨났고 손쉽게 많은 정보와 시각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유선 해외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한 것? SNS의 발달도 영향을 미쳤지만 라이프스타일 문화가 흥하면서 디자인 시장이 넓어지고 커졌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디자인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도 더 체감하게 되었고.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고나 할까?

이재영 페미니즘.

김영준 인쇄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

정연진 정보 접근에 대한 무경계.

권순규 2009년 애플 아이폰의 국내 상륙!

문승지 젊은 독립 브랜드 및 디자인 스튜디오가 늘어나는 것.

둘셋(방정인) 인스타그램. 디자인계에서 디자이너가 작업 이야기를 하는 문법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드러내기, 관계 맺기, 자기 포장하는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킨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만 잘해도 꽤 영향력 있는 개인 플랫폼이 되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디자이너라면 우선 작업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인스타그램도 잘하면 좋은 시대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잘 못하겠다.

이나미 디자인의 목적물이 ‘보이는 영역(물질적 산물)’에서 ‘보이지 않는 영역(개념적 산물)’으로 확장한 것.

김재화 국내 대학에 실내디자인학과가 생긴 지 20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익숙했던 선배님 혹은 은사님이었던 디자이너말고도 눈이 띄게 엄청나게 많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등장했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잠잠하게 학교에서 혹은 회사에서 고군분투하던 디자이너들이 드디어 필드에 나와 현장의 맛을 보는 것 같다. 새롭고 신나고 자극되는 변화로 응원한다.

김기열 스마트폰과 SNS가 가져온 디지털 그리고 디지털. 디자인의 방식과 범위 그리고 수익 모델의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디자인을 더 잘해야 하는가, 그것을 표현하는 기능에 대한 집착이 더 커져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이 변화가 가져온 고민 그리고 고민이다.

황신화 인터넷 → 스마트폰 → 인공지능.

김영철 내가 속한 UI·UX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아이폰이 나온 후 업계에서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모바일 서비스를 활성화시킨 대표 스마트 기기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가져다줬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우리는 사용자가 더욱더 편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정욱 다양한 사회적 구성원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를 현실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 내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이다. 점차적으로 디자인은 단순히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기보다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디자인은 조용하고 섬세하게 세상을 바꾸고 있다.

최소영 화장품 디자인 분야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와 짧은 주기로 브랜드와 제품의 수명이 다루어지는 반면, 10년 동안 디자인을 구현하는 업계의 기술력은 눈에 띄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여건에서 그래픽 디자인의 발전은 크게 느낄 수 있다.

석윤이 1디자인 파일이 인쇄되기 전까지 거치는 과정의 간소화(프로그램의 변화). 2한정판 리커버 디자인이라는 것만으로 짧은 기간 내에 초판이 소진되는 것(실험적인 디자인의 기회, 확장).

김석훈 기술 및 타 분야와의 융합.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것이 터져 나온다. 벅차다.

이현주 디지털 매체로 확장된 디자인 영역, 디자인이 소비되는 현상.

이경미 1줄었다. → 20세기 중반 미국의 소비주의에 맞춰 상품에 미적 매력을 부여하여 잘 팔리게 하는 조형적 마케터의 일이.2늘었다. →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좋은 삶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는 동시에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를 배우고 고민하는 일이!

김영나 소규모 스튜디오들의 다양한 활동. 소규모 스튜디오는 근 15년 전부터 등장했는데 약 10년 동안 그 활동의 범위와 종류가 무척 다양해졌다. 자율적인 활동으로 각자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진화된 소규모 스튜디오의 활동이 앞으로 10년 동안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다. 한편으로 그저 낙관할 일만은 아닌 듯하지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사치라 느껴지는 게 현재다.


06 클라이언트와 계약 시 추가적으로 보장되었으면 하는 법적 조건은 무엇인가? 또 당신이 속한 분야의 시안비를 책정할 수 있다면 얼마로 하겠는가?

워크스 합의된 최종 결과물에 대해 임의로 수정하지 않을 것. 시안비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대답하기 어렵다.

강주현 시안비, 시안 개수, 근무 시간 외 연락 금지, 최소 마감 1개월 전 디자인 의뢰 등 많지만 클라이언트보다 무서운 동종 업계 디자이너들의 시안비 책정때문에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나 혼자 정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슬기와 민 이따금 표준 계약서에서 저작권 침해에 관한 조항이 디자이너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쓰이는 경우가 있다. 물론 디자이너에게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유의할 의무가 있다. 즉 표절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순전히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형태만을 비교할 때, 정말 100% 새로운 디자인을 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사실은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미지 검색이 쉬워진 탓인지, 아니면 ‘모든 인간은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퍼져서인지, 발표된 디자인을 두고 유사 작품을 찾는 데 특별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우리가 접한 표준 계약서 대부분은 유사 작품이 발견되는 등 저작권 충돌이 발생할 시 디자이너 일방이 무한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의뢰처의 검수 책임은 아예 없다는 것처럼. 디자이너에게 작품에 관한 무한책임을 지우려면 의뢰처 역시 검수 권리를 포기하고 디자이너가 주는 결과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김신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프레젠테이션 비용이 없다는 건, 거기 참여하는 사람들을 무슨 복권을 사거나 도박을 하는 사람 취급하는 것이다. 되면 장땡이고 안 되면 돈 날리는 것이다. 의뢰인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축적된 기술을 들여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다면 마땅히 돈을 지불하는 것이 자본주의 원리에 맞다. 프레젠테이션 비용을 주지 않는 건
비도덕적이며 강도 짓과 다를 게 없다.

송봉규 디자인 프로젝트 기간의 연장에 대한 보호, 그리고 제안한 여러 시안 중 선택되지 않은 안을 사용하고자 할 때 추가적인 비용 지불 등의 추가적인 내용이 필요할 것 같다. 디자인 시안 비용은 각 스튜디오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디자인 스튜디오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책정되어야 한다.

오래오 스튜디오 법적으로 보장되었으면 하는 것은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법적 조치’로 ‘디자인 원본 데이터에 대한 보존’과 ‘중간 인도물(시안)에 대한 저작권 보호’. 시안에는 기획과 아이디어가 포함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시안비는 전체 견적의 50%(중도금 정도)로 책정해야 한다.

정영주 시안이 리젝트되거나 프로젝트가 진행 중 사라지는 경우에 대한 보상이 명백해야 하고, 선정된 시안 이외의 사용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야 한다. 양심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만약 패키지 디자인의 경우 시안 개수가 5개라면 개당 200만 원은 받아야 할 듯하다. 그것이 팔려나가는 매출에 비하면 적은 액수이긴 하다.

김지윤 나는 법적으로 무언가를 강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사정과 애환을 갖고 있는 것처럼, 클라이언트 역시 그들의 고민과 나름의 입장이 있다. 계약은 서로 다른 각각의 입장을 조율하고 협상하는 것인데, 몇몇 큰 기업처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모든 프로젝트 환경은 사실상 완전히 다르다고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몇 가지 케이스로 만들어 법을 만드는 것은 편법과 위법만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지적재산과 노동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건을 사면서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인식을 갖지만, 물리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나 노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만약 클라이언트가 이런 상황이라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진다. 장기적으로는 보편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맞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약자입장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에게 자문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의 역할과 권한이 커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이랑 시안 횟수와 기간. 시안비는 프로젝트에 따라 전체 비용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로 책정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정연진 클라이언트의 내부 의사 결정, 내부 보고 기간에 따라 업무 기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보상. 수많은 기회비용이 소모된다.

전채리 계약 기간이 일정 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추가적인 리소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새로운 방향성을 요구하는 재작업 횟수는 2회를 초과하지 않을
것. 개발한 내용 중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만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가질 것. 시안비는 특정 금액으로 정해놓기보다는 스튜디오 규모에 따라 유연성 있게 책정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안 기간을 한 달이라고 생각할 때 그 기간 동안 스튜디오에서 투입하는 인원의 인건비로 책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김영나 경력에 따른 시간당 혹은 일당 최저 인건비, 시안비, 프로젝트 선금 지급 구조 등. 시안비는 본 프로젝트 전체 비용의 20~30% 정도. 단 시안 제안을 위한 일의 범위와 분량은 미리 협의하여 그에 따라 세부 비율을 적용한다.

신명섭 클라이언트의 내부적 문제로 계약 일정보다 늘어지거나 업무가 추가되었을 때 그 투입 리소스만큼 타당한 비용을 지불하길 바란다. 디자인 시안비는 투입된 인력과 시간에 비례해 투명하게 지불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예주 올해 초에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내부 사정으로 제작을 앞둔 시점에 중단됐다. 디자인 기획부터 시안 등등 원래 디자인 비용의 50%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별 어려움이 없었다. 클라이언트와 첫 대면부터 이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지만, 만약을 위한 상황에 대한 법적 조항이 명시된 계약서 작성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경식 일반적으로 ‘시안비’라는 용어의 쓰임에는 ‘클라이언트가 한번 보고 결정하겠다’는 아주 가벼운 뉘앙스가 숨어 있는 듯하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다지이너를 고용한다는 것은 공산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가볍지 않아야 한다. 디자이너라는 사람의 역량과 경험에 가치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클라이언트도 디자이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따라서 시안비라는 용어의 쓰임은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이런 단어의 쓰임 자체가 사용자를 혼동시킬 수 있다.

신인아 수정 횟수. 내가 노동한 시간만큼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시안비는 전체 디자인비의 50%. 시안까지 나온 거라면 디자인은 70% 끝난 거니까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기열 최근에 황정하 일러스트레이터가 쓰고 그린 <오늘 내 기분은요>라는 책을 보았는데 일을 시키고 제대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런 일을 당한 그래픽 디자이너도 꽤 있다고 들었다. 소규모 스튜디오나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디자인비를 제때 받을 수 있는 법적 보장 시스템이 더 잘 갖추어졌으면 좋겠다.

정덕희 참 민감한 문제다. 갑을 문화가 깊숙하게 퍼져 있어 갑에게 요구할 게 있어도 참 조심스럽지 않은가. 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성숙해진 이후에 자연스럽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는 것을 서로 알았으면 한다.

채영 최소한 일한 만큼은 보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디자인은 정답이 없다. 최선을 찾을 뿐이다. 그러나 클라이언트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인정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했지만 아직 그런 클라이언트가 많다.

최도진 기업이 자본을 대고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부여하는 것은 때론 숨 막히는 과정의 연속이다. 창작물에 대한 노력과 저작권을 보호받아야 하고 복제하거나 변형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현주 업무 일정 준수와 디자인 수정에 대한 대가. 시안비는 프로젝트 비용의 20%.

주면 정말 힘든 문제다. 클라이언트와 일의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편적인 기준으로 말한다면 실행일(또는 발주) 기준으로 15일 이상 작업의 경우 150만 원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2인 이하의 영세 자영업 기준이고 3인 이상의 기획사 규모라면 최소 300만 원은 되어야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 무리 2쪽짜리 소모성 리플릿이라 하더라도 인쇄비 포함 20만~30만원을 제안하는 클라이언트에게서는 심한 모욕감을 느끼게 된다. 참고로 기아자동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쪽당 100만 원 정도의 디자인 비용을 지불한다. 대기업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의문과 힐난을 습관처럼 입에 담는 일개 시민이지만, 사실 이 정도 금액을 군말없이 받아들이는 클라이언트는 대기업 말고는 없다(정말 이 나라에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과 연계된 작업을 하지 못하는 기획사, 에이전시는 1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 중소 업체나 개인이 의뢰하는 일은 단가 조정부터 결제까지 처절, 참담 그 자체다. 50% 이상 떼어먹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일반 미수금 건과 달리 디자인 비용의 소송에서 기획비 같은 건 거의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 비용을 인정받기 위해선 또 다른 증명과 자료가 필요하지만 그것을 갖추는 일 또한 쉽지 않고. 마지막으로 대금도 대금이지만 제작 완료 후 결제는 더 난관이다. 계약서 없이 구두 계약으로 일을 진행할 경우 떼어먹힐 확률이 60%는 넘는다. 최소 제작 완료 후 2개월 이내의 결제가 법적으로 보장된다면 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07 요즘 당신이 속한 분야에서 누가 제일 (디자인을) 잘하는 것 같나?

강영화 내가 속한 UI 디자인 분야에서는 정희연 디자이너(토스), 이지혜 디자이너(리디) 두 사람을 꼽을 수 있겠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수준 이상으로 릴리즈하는 뒷심 있는 디자이너들이다. 사이드 프로젝트와 관련한 글쓰기도 함께 진행해 배울 점이 많은 두 분이다.

김영준 현재 한국의 IT계는 무림이다. 다수의 무림고수들이 곳곳에 숨어 있지만 아직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시스템적으로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계에서 절대 고수가 나올 확률이 더 커 보인다.

김봉진 한명수, 조수용, 신명섭, 변사범, 이런 분들? 한명수 디자이너는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로 디자인실을 이끌고 있다(더 길게 말 안 하겠다). 조수용 디자이너는 카카오 공동대표이면서 JOH 대표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디자이너로서 굵직한 선을 그리고 역할을 넓혀온 것에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 예전에 네이버 디자인도 맡았고, 디자이너로서 조형적으로 예쁜 디자인을 넘어 비즈니스와 연계된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넓힌 사람이다. 그뿐 아니라 어반 리조트 콘셉트를 도입한 ‘사운즈’ 같은 공간 디자인 실험도 업계에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플러스엑스의 신명섭, 변사범도 훌륭한 디자이너들이다.

전가경 모두가 잘한다. 햇빛스튜디오(박지성) 박신우, studio fnt, 맛깔손, 배민기, 햇빛스튜디오의 박철희, works.

둘셋(홍윤희) 인테리어와 브랜딩 위주의 작업을 하는 더퍼스트펭귄the first penguin. 꾸준하게 너무 잘해서 부럽기도 하고 조금 샘도 난다.

김지석 네티즌, 누리꾼, 사회 관계망 서비스 사용자들. 요즘은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간에, 그 사람들.

유지원 올해 초 이화여자대학교에 부임한 프랙티스의 유윤석 디자이너. 타입페이스를 고르는 안목에 설득력이 높고, 우아하면서도 견고한 타이포그래피를 한다. 순수 형식적이고 개념적인 측면에 충실하면서도 생동감을 잃지 않는다. 프랙티스에서 디자인한 건축 잡지 <다큐멘텀Documentum>은 우리 타이포그래피 수업에서 교과서적인 레퍼런스로 쓴다. 무엇보다 올 연말 을유문화사에서 출간하는 나의 저서 <글자 풍경(가제)> 디자인을 맡을 예정이다. 한국에서 최고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타이포그래퍼의 손길을 거쳐 이 책이 창작되리라는 사실에 기대가 크다.

김신 이석우. 기능에 대한 치열한 연구, 과잉되지 않은 간결한 해결 방법, 정제된 마무리까지, 말로는 쉬운 디자인의 실천을 일정한 품질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정말 디자이너다.

이재영 햇빛스튜디오.

김린 오늘의풍경 신인아.

이규현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은 자신의 색이 있느냐 없느냐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유영규, 송봉규, 이석우 디자이너가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색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정진 한 명을 고르기 힘들다. 그래서 셋을 고르겠다. 디자인말랑의 김홍식, 김양진, 김지유 디자이너가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진심이다. 하지만 나는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선이 편협하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좋다. 내가 선택한 디자이너인데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일을 즐겁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실없는 소리이다.

윤새롬 이광호 디자이너.

신인아 제일 잘하는 사람은 없는데… 잘하는 사람들은 다들 고만고만하게(좋은 뜻) 잘한다.

권순규 여러 인물이 떠오르지만 내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보자면 디파이의 황병삼 대표이사다. 10년 넘게 그분이 이 업계에서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일하는지 지켜본 결과 잘한다기보다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디자이너의 마인드를 잃지 않고 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모습에 존경심이 생기게 된다(물론 전부는 아니다). 지금도 그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고 머릿속으로 되새겨 볼 정도다. 지금 이 시각에도 스케치 앱으로 직접 작업 중이고 연구 중인데 그 모습이 짠하면서도 멋지다.

채영 정기영, 정진서.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같이 일했던 친구들인데 지금은 각자 독립해서 소위 잘나가는 디자이너들이다. 작업물을 보면 정말 잘한다. 여러 매체를 자유자재로 겁 없이 다루는 같다.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친구들이다.

송봉규 수많은 1970~1980년대 출생의 산업 디자이너들이 현재의 새로운 산업 디자인 신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 스튜디오마다 개성이 있고, 테크놀로지에서 리빙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팀을 꼽기는 힘들다.

유선 개인으로 보긴 어렵고 스튜디오 fnt의 작업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말 어렵지 않게 푸는 것 같다. 물론 포스터 등 다른 작업물도 흥미롭고. 매우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데 그 안에 스튜디오 fnt만의 특색도 있는 것 같아서 감탄한다.

천재박 무인양품(MUJI). 무인양품은 약 1년 전 유라쿠초有楽町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하며 ‘채소와 농산물’을 입구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유라쿠초 스토어는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그것과 연결된 제품·카테고리를 최초로 소개한 가장 트렌디한 매장이다. 디지털과 피지컬의 결합 추세에서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선보일 수 있는 확실한 오리지널리티를 찾고 있고 그중 하나로 ‘농부’를 조명하고 있다고 본다.

석윤이 워크룸의 김형진, 디자인 스튜디오 더퍼스트펭귄.

노민지 파티(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스승과 배우미들. 모든 구성원이 각기 다른 고민과 불평과 주장을 수면 위로 꺼내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답답하겠지만 이러한 과정이 우리나라 디자인을 큰 변화로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

스튜디오 밀리언로지즈 이광호, 김진식, 조규형, 서정화, TIEL, PESI, 임정주, 크래프트 콤바인, 김희원, 최근식, Studio ilio의 최성일 등 많다.

정덕희 BKID. 다 잘해~.

김영나 저요!


08 요즘 당신이 속한 분야에서 누가 제일 (디자인을) 잘하는 것 같나?

김기창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정말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

정영주 이런 기관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게 없는 게 현실.

유지원 이들 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른다. 하지만 가끔 국공립 기관이 주관하는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 관련 자문이나 심사, 대담 등에 들어가보면, 디자인 행정의 주관자와 디자인 수용자로서 세금을 내는 시민들의 반응만을 의식하고 정작 이를 실천해야 할 주체인 디자이너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의 실행 주체인 디자이너와 기획 및 행정 주체인 기관, 수용 주체인 시민까지 이 3개의 항이 건강하게 맞물려야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는 상식이 공고해질 필요가 있다.

박이랑 먼 어르신 같은 역할. 정덕희 마중물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끝까지 책임지는 지속성.

이유나 협회로서의 역할이다. 소속 단체가 있는 것만으로도 나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돼 위안이 된다.

송봉규 사실 행정 기관이 앞장서 많은 디자이너를 지원해주지 못하는 상황을 옆에서 많이 지켜봤다. 행정과 치적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예산과 프로그램으로 볼 때 2000년대 초반의 KIDP 프로그램(차세대 디자인 리더)이 훨씬 더 실질적으로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유선 사실 그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 비꼬는 게 아니라 내 분야·업무에서 딱히 그들의 지분이 없다.

최도진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이규현 물질적 지원?

정진 생각보다 다양한 공모전 및 디자인 사업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다.

김영나 적지 않은 예산을 집행하면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듯하다. 다만 공기관인 만큼 다소 경직된 구조나 일의 방식이 아쉽다. 디자이너에게 유연한 도움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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