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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문화 예술가를 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우란2경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최소한의 포스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부착헤 미니멀함과 집중도를 유지한다 .

입구에서 들어오면 마주하는 로비 전경. 인테리어 집기와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일관된 아이덴티티가 돋보인다.

기획 및 총괄 우란문화재단
경영 컨설팅 킨앤파트너스 (대표 이지훈), keennpartners.com
건축 더시스템랩(대표 김찬중), thesystemlab.com
공간 디자인 사옥 전체: 금강엔터프라이즈 (대표 문상호), keumkang.com 도렐: 아뜰리에앤프로젝트 스피닝울프: LLNA
BI, 사이니지,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비스타디아(대표 전용철), vistadia.com
F&B 브랜드 아이덴티티 도렐, 스피닝울프: 퍼셉션(대표 최소현), perception.co.kr
조경 디자인 정욱주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 전공 교수
프로젝트 기간 2015년 6월~2018년 10월
규모 건물 면적 15,467m² / 대지 면적 1,781.8m² / 옥상 포함 12개층
위치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7길 11
웹사이트 wooranfdn.org

미켈란젤로를 메디치궁으로 불러 4년간 마음껏 재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로렌초 데 메디치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그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을까? 문화·예술 산업을 이끄는 재단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마다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이제는 가문과 기업을 넘어 일관된 비전을 고수하는 문화 산업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부각되는 시대다. 새롭게 성수동에 터전을 잡은 우란문화재단 신사옥에 주목하는 이유다. 2014년 설립한 우란문화재단은 연극, 뮤지컬, 전시 등 문화 콘텐츠 기획과 문화 인력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대표적인 국내 문화 재단 중 하나다. 2012년 행복나눔재단 문화사업팀에서 블랙박스 극장인 '프로젝트 박스 시야'로 운영을 시작한 뒤, 2014년 행복나눔재단에서 독립해 문화·예술에의 지원 분야와 규모를 확장해왔다. 2017년에는 우란문화재단이 개발한 작품들이 모두 국내 모든 뮤지컬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의 경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작사상, 연출상을 수상하며 초연작으로는 이례적인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런가 하면 2016년 한국의 규방 문화를 재료적 측면에서 살핀 공예전 <평립: 규방의 발견>은 그해 공예트렌트페어의 특별전으로 초청받는 등 신선한 관점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10월 중순 입주를 시작한 우란문화재단의 성수동 신사옥은 전시, 공연, F&B, 작업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주변 건물보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고려해 전체 건물이 잘게 분절되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방식으로 표면을 디자인했다. 건축을 맡은 더시스템랩 김찬중 소장은 건축에서 산업적인 시스템을 찾아내는 특유의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 평편한 표면 대신 세로로 홈이 파인 콘크리트는 스티로폼 거푸집을 만들어 찍어낸 것으로, 덩어리감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의 랜드마크 격 개성을 부여한다. 2개 덩어리로 구성된 건물 사이의 틈새는 성수동 골목을 연상시키는 아케이드를 이룬다. 1층에서 3층에 걸쳐서는 우란1경부터 우란5경까지 5개의 문화 공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갤러리나 공연장이라는 표현 대신 다양한 문화 풍경이라는 의미의 ‘경’을 사용했다."우란문화재단 내 문화 공간 그 어디에서도 장르의 경계 없이 우리의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는 유연함이 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강정모 사무국장의 말이다. 프로그램과 공간의 BI를 맡은 비스타디아는 ‘과하지 않되 새로우며,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유연한’ 재단의 기조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아이덴티티 전면에 사용한 재단명 ‘우란’은 한글 특유의 반듯한 느낌 대신 단어 자체의 조형성에서 도출된 타이포 프레임으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글자 ‘란’의 자음(ㅏ)과 받침(ㄴ) 타이포를 대괄호([ ])로 해석한 것. 이는 열린 플랫폼 안에서 일어나는 유연한 문화·예술 활동을 담는 포스터나 사이니지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시각적인 통일감을 준다. 한편 재단 사옥에는 킨 & 파트너스와 플레이스 캠프, 더시스템랩, 퍼셉션이 입주할 예정이다. 모두 개성이 뚜렷한 창작 집단이자 이번 신사옥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한 파트너사들이다. 특히 더시스템랩은 동빙고동의 행복나눔재단 사옥부터 재단과 안동시가 운영하는 경북 안동의 전통 고택 리조트 '구름에’ 등으로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건축가가 자신이 지은 건물에 입주하는 것은 강정모 사무국장의 말 그대로 ‘건물에도, 재단에도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우란과의 협업은 파트너사로 함께한다기보다 창작자로 대우받는다는 느낌이 커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재단의 기조가 디자이너와의 협업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아요. 창작물보다 창작진을 중시하고, 새로운 도전을 독려하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클라이언트는 보기 드물거든요.” 어느새 8년째 협업으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비스타디아의 강명석 실장이 말한다. 비스타디아는 2011년 프로젝트박스 시야의 BI 정립으로 시작해 우란문화재단의 CI, 프로그램과 공간의 BI 디자인으로 우란문화재단의 확장과 함께 업무 범위를 키워왔다. “좋은 작품은 우수한 문화 인력으로부터 비롯되며, 좋은 작품이 좋은 문화·예술 환경을 만든다"라는 명제는 재단 설립 이래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강정모 사무국장은 이를 ‘씨앗과 땅 모두를 잘 돌봐야만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수 있는 농부의 윤리’에 빗댄다. 우란문화재단은 앞으로 5개월간 4개의 기획 공연, 2개의 기획 전시, 8개의 프로젝트 발표를 아우르는 개관 축제 ‘피어나다’를 개최한다. 새 땅에 피어오를 무한한 예술적 영감이 이제 막 무르익기 시작했다.


건축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

“성수동이라는 지역의 맥락을 중요시했다.”





성수동 중심가에 자리 잡은 우란문화재단 신사옥
성수동 지역 특유의 결이나 질감에서 풍기는 맥락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재단 사옥은 주변 건물에 비해 규모가 무척 컸다. 스케일 차이에서 오는 단절감을 막아 시각적, 물리적 연속성을 주도록, 커다란 건물을 작은 덩어리의 집합체처럼 보이도록 했다. 구조적으로는 발코니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해 전체 건물이 잘게 분절돼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또한 일반적인 노출 콘크리트 대신 세로로 홈이 파인 패널로 표면을 처리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덩어리감이 느껴지지만 가까이서 살피면 수직적인 결의 모습이 자세히 부각되어 상대적으로 스케일이 나뉘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콘텐츠
박희경 우란문화재단 브랜드 매니저

"문화 예술 생태계의 지속성은 예술가의 작업 환경을 비옥하게 하는데에서부터 출발한다."





공연 포스터를 게시한 사내 디지털 디스플레이
재단 내 모든 프로그램에 일관된 운영 철학을 적용하기 위해 각 사업별 기획을 브랜드 매니징 관점에서 바라본다. 재단의 프로그램은 큐레이터, 프로듀서, 프로그래머가 기획을 이끄는데 각각 전시와 공연, 프로젝트 연구개발 지원을 맡는 구조다. 재단 초기부터 일관되게 문화 예술 인력에 대한 고민과 그를 둘러싼 환경을 비옥하게 구축하는 방안에 집중해 콘텐츠를 만들어오고 있다. 개관 축제 ‘피어나다’는 14개의 프로그램을 포함하는데, 이 중 하나를 고르라면 10월 24일부터 선보이는 기획 전시 <몸소>를 꼽고 싶다. 과거의 공예를 오늘날의 시대적 맥락에서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 전시는 ‘일상의 영감이 머무르는 공간’을 구성하려는 재단의 취지를 십분 담아낸 전시다.


그래픽 아이덴티티
전용철, 강명석 비스타디아 

“우란만의 한글 타이포 프레임을 개발했다.”





재단CI, 프로그램&공간 BI 그리고 건물 사이니지 그래픽 모티프
큰 틀에서의 그래픽 아이덴티티는 과하지 않은 새로움을 담되 다양하고 유연한 융통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우란문화재단의 2개 사업 부문, 즉 문화 예술 인력 육성 프로그램 영역인 ‘우란이상’과 재단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전시와 공연 기획 프로그램 ‘우란 시선’을 생동감 있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한글 타이포그래피로 담아냈다. 다양한 문화 풍경을 담아낸다는 의미를 디자인적으로 강조하고자 '우란'이라는 글자에서 ‘란’의 모음과 받침을 대괄호 형태의 타이포 프레임으로 도출했다. 공간 BI의 경우 타이포 프레임 안에 공간명인 ‘경’을 담고 타이포 프레임 바깥쪽에는 한자 경景을 수학 기호처럼 표기해 재치를 더했다. 건물 사이니지 그래픽 모티프는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의 지역적 특색이자 사옥 외관의 공장 지붕 모양에서 따온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해 통일감을 더했다.


F&B
김대우 플레이스 캠프 제주 제너럴 매니저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될 재단의 공간에 노하우와 시너지를 발휘하려 한다.”





재단 사옥 1층에 들어선 플레이스 캠프의 F&B 브랜드 도렐 성수점재단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기획 초기부터 육지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었다. F&B, 액티비티, 굿즈라는 3개 영역 중 F&B를 가장 먼저 진출시키고자 했고, 이렇게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될 우란문화재단에 안착하게 되어 기쁘다. 성수동은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된 곳이다. 홍대나 이태원과 비교하면 아직 명확한 지역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 또한 전통적인 공장과 수제화 공방, 재생 건물과 신축 건물 등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그 어느 지역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품을 수 있다. 이러한 곳이라면 플레이스Playce 그룹의 철학과 콘텐츠로 지역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봤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의 노하우를 발휘해 우란문화재단과 성수동이라는 지역의 시너지를 발휘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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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모 우란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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