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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한다.” 강정모 우란문화재단 사무국장


Profile 대학원에서 예술 경영을 공부한 뒤 LG그룹 전략사업개발단 방송 미디어팀, 행복나눔재단 문화사업팀장을 거쳐 우란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일한다. 행복나눔재단 사업부 시절부터 행복나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 프로그램 등을 기획·총괄했다.

우란문화재단이라는 이름이 낯선 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해달라.
우란문화재단의 출발은 2012년부터 행복나눔재단에서 운영하던 ‘프로젝트 박스 시야’라는 극장이다. 문화 인력 육성이라는 사업의 가능성이 확장되면서 2014년 스핀오프로 분리되어 나왔다. ‘우란’이라는 이름은 워커힐 미술관 관장이었던 고 박계희 여사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미술관을 통해 잠재력을 가진 문화 인력을 육성하고자 한 박계희 여사의 뜻을 담아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향성을 이어오고 있다.

좋은 공연과 전시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인력을 육성하는 역할까지 도맡게 된 계기가 있나?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첫 발은 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왔다. 타 재단 혹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는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는 사업은 많은 반면 필드에 이미 진입한 기성 예술가들이 한 번 더 점프업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해 보였다. 그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간 단계의 예술가들이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재단이 수행해야겠다 싶었다. 다양한 범주의 가능성 있는 예술가들이 오래도록 필드에 머무를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면 그들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게 된다 믿고,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고 찾아오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예술가들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이상적인 선순환을 기대해오고 있다.

2015년부터는 공연에 이어 공예 전시도 선보이고 있다. 우란문화재단은 어떤 관점에서 공예를 바라보나?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정진한 장인의 손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공예가 그 가치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우리가 정성스럽게 장인이 가진 의미와 전통의 가치를 조명해보고자 했다. 2015년 <우란기획전>으로 처음 전시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생활에 꼭 필요한 의식주를 주제로 3년간 전시를 기획해 오고 있다. 공예는 과거의 전통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전통의 함의를 연구해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는 것이 앞으로 전시 기획의 주요 방향성이 될 것이다.

성수동을 새 터전으로 정한 이유는?
성수동은 도심에서 산업화의 흔적과 더불어 다양한 수공예 공방이 공존하는 곳이다. 큰 규모의 공장뿐 아니라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공방 수도 적지 않아서 결국 이곳도 크래프트적인 성격이 두드러지는, 즉 사람으로 산업이 돌아가는 곳이더라. 성수동이라면 우리의 가치를 가장 잘 녹여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전시장이나 갤러리라는 말 대신 우란1경부터 5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양한 문화 풍경을 담는 전문 공간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경치 경景 자를 써서 5개 공간에 순서대로 이름을 붙였다. 1경은 화이트 큐브, 2경은 블랙 박스, 3경과 5경은 화이트/블랙 스튜디오, 4경은 녹음실로 구획했지만, 공연을 염두하고 지은 공간에서 전시를 할 수도 있고, 연습을 위해 마련한 공간에서 최종 결과물을 발표 할 수도 있는, 분야나 장르의 경계가 없는 다양한 문화 풍경이 모든 공간에서 무한 생성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도렐이나 스피닝울프처럼 사옥에 입주하는 협업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은 뭔가?
우리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자신만의 문화를 갖고 있는가’였다. 도렐의 경우 ‘정형화되지 않은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원 채용 공고를 보니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싶은 사람, 새로운 걸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을 찾더라. 스피닝울프 또한 그냥 펍이 아니라 버스킹도 하고 커뮤니티도 운영하며 ‘라이브한 문화를 추구합니다’를 내건다. 이런 부분이 우란문화재단의 결과 맞다고 생각했다. 우란문화재단의 사업도 큰 가이드만 있을 뿐 그 안에서는 최대한의 자율을 허용하는 구조다. 재단의 공연과 전시가 공감각적 자극을 전달한다면 감각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이러한 식음료 브랜드들이 더해져 오감을 자극하는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술가를 육성하는 과정을 농부의 마음에 빗대어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내부에서 늘 농부와 같은 마음가짐을 갖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농부는 좋은 씨앗도 골라야 하고 좋은 땅도 만들어야 하는데, 화학비료를 안 쓰는 실험도 해보고 시행착오도 하다 보면 언젠가 땅이 좋아지고, 그런 땅에서 좋은 씨앗이 자랄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콘텐츠가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나?
예술가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캔버스 같은 공간으로, 성수동에 놀러 오는 분들에게는 다양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지면 좋겠다. 상업적 논리에 갇히지 않은 양질의 콘텐츠가 다양한 예술적 가치로 인정받는 생태계를 꾸리는 한편, 이곳에 오면 그저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공연과 전시를 보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느끼길 바란다. 개방성, 실험성, 영속성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분야의 인재들이 협업하고, 만든 이와 보는 이 모두가 서로에게 영감이 되는 풍경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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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모 우란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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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은아 기자 / 디자인 김혜수 / 사진 박순애(스튜디오수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