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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변화를 위한 도전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18


키노트 연사로 나선 김승언 디자인 설계 총괄. 디지털 시장에서의 성공 비결은 평소 사용자의 기본적인 필요와 혁신 기술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가 기술과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날 때 가장 빠르고 완벽한 순간 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은 테크 분야의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네이버 디자인의 연구 사례와 프로젝트 노하우를 공유하는 학술 행사다. 지난 11월 16일 DDP 알림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많은 참가 신청이 몰려 이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입증했다. 올해의 주제는 ‘챌린지 투 체인지Challenge to Change’. 변화를 위한 도전이란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건 지난 10월 네이버 앱 개편에 맞춰 발표한 그린닷 아이덴티티 때문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검색창을 단순화한 그린 윈도를 아이덴티티로 앞세워 대중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기술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다소 약화됐다. 이는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헤게모니가 변화했고 검색 방식 또한 다양화된 까닭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 스퀘어가 아닌 원형으로 디자인한 새 아이덴티티는 다양한 기능을 한데 통합한 버튼이자 모바일 시대로의 완벽한 진화를 예고하는 일종의 선언문이었다.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18 행사의 절반은 이러한 모험과 실험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 설계 총괄은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래 아직까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맞먹는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모바일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상향 평준화되면서 초창기에 비해 예쁜 UI에 대한 가치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디자이너 또한 조형 감각 외에도 개발에 대한 이해와 시장에 대한 통찰력,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수반해야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콜로키움 파트 1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역량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실무진의 발표가 있었다. 네이버 앱 설계 스튜디오의 서유경 리더는 네이버 메인 디자인의 변화와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솔직 담백하게 소개했다. 커머스 디자인 설계 스튜디오의 이우람 리더는 앱 개편과 더불어 강화된 커머스 영역을, 네이버 앱 설계 스튜디오의 정경화 리더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진화한 네이버 앱의 기능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 밖에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V LIVE와 블로그, 포스트 등을 아우르는 네이버 UGC, 자유롭게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네이버 알파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작년 행사와 비교했을 때 올해 콜로키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네이버 내부 디자이너뿐 아니라 이들과 협업한 파트너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파트 2의 첫 포문을 연 PaTI의 날개 안상수는 지난봄부터 네이버와 함께 진행 중인 마루 프로젝트의 의의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디지털 화면용 부리글꼴(명조체)을 개발한다는 것이 발표의 골자. 네이버 한글 캠페인의 다음 행보를 짐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은 앞서 말했듯 엄연한 학술 행사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과학적 정보에 기반한 아카데믹한 프로젝트와 다양한 산학 활동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홍익대학교 석재원 교수와 윤재영 교수는 첨단 아이 트래킹 기술을 통해 파악한 서체별 집중도와 피로도를 상세히 소개했다. 서울대학교 김경선 교수와 카이스트 이상수 교수는 각각 산학 과제로 진행 중인 소상공인을 위한 브랜드 디자인 개발 사례와 보이스 UI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이 밖에 프랑스 고블랑Gobelines 예술학교와의 컬래버레이션과 디자인 캠프 2018 참가자들의 후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서 좋은 인재를 양성해 시장의 상생을 돕는다는 네이버의 취지가 이제 국경 안팎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콜로키움을 경청하던 중 문득 깨달은 것은 발표 대부분이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 혹은 미래형이었다는 점이다. 즉 자화자찬식 성공담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아직 성패를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더 가치 있는 과정과 실험의 연속을 가감 없이 공유한 것이다. 이처럼 거대한 실험의 물레를 돌리기 시작한 네이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연사로 나선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석재원 교수(위)와 양성열 V 설계 스튜디오 리더(아래).


DDP 알림터 로비에 설치한 멀티미디어.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18 포스터.




지난 10월 새롭게 발표한 그린닷 아이덴티티.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주요 강연 5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기술 자체가 혁신이 아니라 기술이 여러 사람에게 쓰일 때 혁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디자인 콜로키움에 나선 13팀의 연사는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혁신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네이버의 서비스와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분명 다른 분야, 다른 회사의 디자이너들에게도 영감이 될 만하다. 안팎에서 네이버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구축 중인 이들의 발표 중 5개를 골라 편집·재구성해보았다. 네이버TV를 통해 12월 5일에 공개할 풀 버전 영상과 나머지 강연도 반드시 찾아보길 권한다. tv.naver.com/naverdesign


키노트 스피치

“유용함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린 윈도의 넥스트 버전을 상상했다.”



김승언 디자인 설계 총괄
내년이면 네이버가 세상에 나온 지 어느덧 20년이 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해왔다. 하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제각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녹색 창을, 누군가는 특정 서비스를, 또 누군가는 그린팩토리를 보며 네이버를 떠올린다. 이런 분산된 이미지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고 이를 해소할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네이버의 5년, 10년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 말이다. 물론 이전에 네이버는 검색창을 단순화시킨 그린 윈도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키보드 입력으로 대표되는 PC 검색의 느낌이 강했다. 키워드 입력으로 링크와 링크를 오가는 다소 평면적인 흐름의 PC 검색 체계는 다양한 사용자와 상황으로 이어져 있는 모바일의 입체적 흐름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바일 시대에 네이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용함’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린 윈도의 넥스트 버전을 상상했다.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활용하는 검색의 시작점은 터치다.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그린닷 아이덴티티는 인터랙티브한 기능성 버튼이자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는 시작점이다. 앞으로 그린닷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서 가장 강력한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비우고 확장하는 네이버 메인 디자인의 변화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했다.”



서유경 네이버 앱 설계 스튜디오 리더
네이버 메인은 2009년 오픈 이후 큰 틀을 유지하며 조금씩 변화해왔다. 출시 당시 월 35만 명이던 방문자가 현재는 하루 3000만 명이 접속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기술과 사용자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편 작업을 했는데 디자이너들이 집중한 것은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사용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었다. 우선 우리는 방문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 지표를 토대로 서비스의 큰 방향성인 연결과 발견의 의미를 풀어내고자 했다. 우리가 생각한 사용성은 두 가지로 터치와 스와이프였다. 모바일 시대에 검색은 풀 타이핑보다는 한 번의 터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정보 또한 텍스트 중심이 아닌 다양한 멀티미디어 형태로 제공되는데 이런 변화에 맞춰 탄생한 것이 바로 하단 툴 바 중앙에 위치한 그린닷 버튼이다. 또 다른 사용성인 스와이프는 서비스 공간을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 우리는 사용 빈도에 따라 검색, 콘텐츠, 커머스 3개의 공간으로 나눴고 스와이프를 통해 각 영역을 넘나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용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의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재미있게 둘러보는 쇼핑 공간 만들기

“그저 많기만 한 정보는 노이즈에 불과하다.”



이우람 커머스 디자인 설계 스튜디오 리더
네이버에서 쇼핑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간 검색 사용자의 약 33%가 쇼핑 서비스로 유입되고 있다. 이 중에는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분명한 구매 목적이 있는 사용자도 있지만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둘러보는 사용자도 있다. 전자는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필요를 만족시킬 수 있지만 후자는 다르다. 기술만으로는 그저 둘러보기 위해 방문한 ‘나른한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개편을 맞아 우리는 기존 쇼핑 판의 긴 스크롤을 개선하고자 했다. 그저 많기만 한 정보는 노이즈에 불과하기에 좀 더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했고 그 결과 하나였던 판을 4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화면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했을 때 나타나는 이른바 웨스트 랩에는 종합 카탈로그의 성격을 띤 ‘요즘 유행 판’,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각종 랭킹을 제공하는 랭킹 판(가칭),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MY 단골 판, 구매 이후의 과정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MY 페이 판을배치했다. 비단 커머스뿐 아니라 이 웨스트랩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질 것이다. 설령 구매 의지가 없는 사용자라도 부담 없이 편하게 오래 머무는 공간을 구현한다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텍스트 검색에서 AI 인식 검색으로

“디자이너는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정경화 네이버 앱 설계 스튜디오 리더
2017년을 기점으로 인공지능이 사용자 질의에 대한 답을 찾아주기 시작하면서 네이버 검색도 변화와 확장을 시작했다. 텍스트 대신 이미지나 소리로 검색할 수 있다면? 혹은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았을 때도 내 주변의 것을 알아서 찾아내준다면? 사용자의 질의 의도를 파악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PC 시절과 달리 모바일 시대의 검색은 사용자의 의도를 찾아주는 것을 넘어 해결해주는 데 있다. 사용자의 필요를 원터치로 해결하고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린닷이 실현할 AI 인식 검색의 핵심이며 이것이야말로 변화하는 검색이 담아내야 할 새로운 가치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사용자 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공지능의 상태를 정확히 표현해주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인공지능의 감성을 전달해주는 음성 검색, 밀집도와 상황에 맞게 주변 지역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어라운드 등으로 하나씩 이 난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디자이너는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혁신적인 기술이 사용자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심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사람이다.


한글 꼴의 새로운 원형을 나누다

“한글의 정신, 가치, 품격을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계승할 것이다.”



날개 안상수 PaTI
네이버는 일찍이 한글 꼴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10년간 ‘한글한글 아름답게’라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제 두 번째 10년을 시작하려고 한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마루’다. 컴퓨터, 노트북, 휴대폰, 웹, 앱, SNS….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교육, 사회, 정치, 경제 등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즉 문화가 바뀐 거다. 그런데 문화란 무엇일까? 문화는 글자로 지은 집 속에 담긴 모든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글자를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루 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부리꼴(명조체)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정했다. 우리는 현대 한글 글꼴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최정호의 글꼴을 모본으로 서체를 개발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쓰고 있는 한글 꼴의 특성을 분석해 구조, 비례, 공간, 필획의 특성 등을 재해석하고 재발견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최정호 글꼴을 기틀로 삼고 거기에 객관적 분석을 통해 나온 글꼴의 특징들을 아울러 새로운 글꼴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한글은 이도를 비롯해 궁인들, 최지혁, 박경서, 최정호를 통해 그 미감이 전수되어왔다. 최정호의 글꼴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향후 10년간 지속될 네이버의 한글 글꼴 사업은 한글의 정신, 가치, 품격을 계승하는 동시에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화면용 부리꼴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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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 디자인 정명진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