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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현대판 아고라 2019 아우디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아우디는 엠블럼인 ‘네 개의 링’을 형상화한 ‘e-도메스티시티’를 ‘평화의 문’ 앞에 설치했다.



애심토트 아키텍처를 이끄는 하니 라시드, 리세 안 쿠튀르.


지난 4월 8일부터 14일까지 설치된 조형물은 공원을 오가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전기차 충전소로 기능했다.


원 오션 파운데이션과 아우디가 함께 준비한 전시 .


‘Arco della Pace’는 ‘평화의 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200여 년 전 평화를 염원하며 조성된 광장에서 지난 4월 9일, 전시를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아우디


가까운 미래의 슈퍼카는 어떤 모습일지 ‘PB18 E-트론’ 콘셉트카를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르망 레이싱 대회에서 다수 우승 경력이 있는 ‘R-18 e-트론’을 토대로 만들었으며, 764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지난 4월부터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아우디
e-Domesticity
주관 아우디 시티 랩 2019
조형물 디자인 애심토트 아키텍처, asymptote.net
라운지 디자인 에드라, Edra.com
장소 밀라노 셈피오네 광장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기업과 브랜드의 프로모션 장이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 유의미한 사회적 이슈를 풀어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아우디가 존재한다. 매년 밀라노 전시 기간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아우디 시티 랩Audi City Lab은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일곱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우디가 운영하는 일종의 도시 연구소로, 효율적인 새로운 형태의 차량들이 채워갈 미래 도시를 연구한다. 전 세계의 건축가, 사회학자, 트렌드 마케터, 예술가를 연결해 각기 다른 분야와 관점을 가진 전문가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틈을 차곡차곡 메우고 이를 통해 도출한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아우디 시티 랩에서 올해 선보인 프로젝트는 설치, 음악회, 토크, 도심 속 이동 전시관까지 다양해 하나의 설치 작업으로 설명할 수 없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하는 ‘현대판 아고라’를 밀라노 한복판에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밀라노 중앙역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스포르체스코Sforzesco성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브라만테가 디자인한 14세기의 르네상스 건축물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그에 비견할 만큼의 웅장함을 뽐내는 문을 통과해야 한다. 아우디의 올해 밀라노 전시가 시작된 ‘평화의 문Arch of Peace’이다. 1815년 빈 회의 개최 후 유럽 국가 간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으로 만들었으며 이탈리아 건축가 루이지 카뇰라Luigi Cagnola 타계 후 카를로 주세페 론도니오Carlo Giuseppe Londonio가 뒤이어 완성했다. 대리석과 청동, 벽토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단단하게 지은 문으로 기둥 머리는 아칸서스잎을 둘러 새긴 4개의 코린트식 기둥과 6개의 청동상이 화려한 위용을 뽐낸다. 밀라노에서 손꼽히는 이 신고전주의 기념비에 경의를 표하며 아우디와 협업한 현대의 건축가는 애심토트 아키텍처Asymptote Architecture다.

조형적으로는 1908년부터 아우디의 상징이 된 ‘네 개의 링’을 형상화하고, 아우디 e-트론을 기념한 조형물을 ‘평화의 문’ 앞에 설치했다. ‘e-도메스티시티e-Domesticity’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전기차 시대의 현대 가정 생활’이다. 건축가 하니 라시드Hani Rashid와 리세 안 쿠튀르Lise Anne Couture는 밀라노 전시 오프닝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화의 문에서 발견한 기하학적 형태와 수학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한 조형물은 추상적인 조각품인 동시에 전기 충전소이다. 전기차가 미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삶이 점차 디지털화되며 개인이 고립 상태에 놓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지름 7m의 링 4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치물 양쪽에는 전기차가 쉬는(충전하는) 충전소가 있고, 사방으로 열린 공간은 우연히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만나고 쉬고 명상하고 요가도 하는 공간이 된다. 자동차의 충전과 함께 사람의 재충전을 장려하는 구조물인 셈이다. 4개의 거대한 링을 세부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는 지름이 각기 다른 원통형의 부품들로 이들을 강철 고리로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어느 방면에서도 사람의 접근이 용이한 계단과 경사로를 구축해 뜻밖의 만남과 휴식이 이루어지게끔 설계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미래지만, 현재의 실천적 행동으로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갈 수 있다는 것을 e-도메스티시티를 통해 알 수 있다.

평화의 문 양쪽으로 문을 호위하는 듯한 형상의 건축물 내에서 아우디 시티 랩이 마련한 전시가 열렸다. 바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원 오션One Ocean 파운데이션과 아우디가 함께 준비한 전시로, 주제는 ‘10 Rivers 1 Ocean’이다. 이탈리아 탐험가 알렉스 벨리니Alex Bellini는 세계에서 오염도가 가장 심한 10개의 강을 배로 탐험한 뒤 이를 다큐멘터리로 남겼다. 영상에서 알렉스 벨리니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내게 왜 이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플래닛 B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4월 9일 밤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어둠이 내려앉자 e-도메스티시티를 이루는 4개의 링을 중심으로 푸른빛이 주위를 밝혔고, 빛을 따라 군중들이 광장으로 모였다. ‘미래를 향한 충전Charging the Future’라는 주제의 스피치와 전설적인 이탈리아 작곡가의 음악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Z세대까지 이 시대를 구성하는 각 세대의 대표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아우디 이탈리아 디렉터인 파브리치오 롱고Fabrizio Longo는 변화하는 이동성에 맞춰 아우디가 진행하는 네 개의 링에 관한 전략, 개인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변모하는 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1983년에서 2001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해 볼로냐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로도 겐치Lodo Guenzi가, 11세에 처음으로 로봇을 만들고 교육용 로봇 회사 옵패션Ofpassion의 공동 설립자인 발레리아 카니나Valeria Cagnina가 Z세대를 대표해 등장했다.

X세대지만 가장 혁신적인 이탈리아 기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르코 구알티에르Marco Gualtier는 티켓원TicketOne과 시드 & 칩스Seeds & Chips의 창립자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전 스피치에 이어 피날레를 장식한 이는 현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로 e-도메스티시티에 설치된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고, 음악이 전하는 친밀감으로 초여름 밤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아우디 시티 랩은 올해 밀라노 전시를 준비하며 오스카 니마이어가 생전에 자주 했던 말을 인용했다. “삶은 건축보다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 인간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건축과 기술, 자동차로 표현한 아우디의 초대장은 올해도 빛났다.


아우디 e-트론
e-트론은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모델로 100% 전기로 구동된다. 일상생활에 최적화된 스포티한 SUV로,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하여 355마력의 출력을 내며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402마력까지 높일 수 있다. 아우디 e-트론에 장착된 배터리는 국제표준주행모드(WLTP)로 400km가 넘는 주행 범위를 지원하며, 최고 속도는 200km/h이다. 아우디는 브랜드 미래 전략 ‘아우디. 진보.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전체 판매 대수 가운데 전동화 차량 비중을 33% 수준으로 높이고, 전 모델에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투입해 2025년까지 20종 이상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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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만나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