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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정체성을 탐색하는 아시아의 시각 문화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 포스터. 디자인 이푸로니


무명회의 포스터. 디자인 박연주


오후 세션 ‘가까운 곳에서’ 시간에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 전언을 낭독하는 안상수.


무명회의 현장.
주최·주관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 seouldesign.or.kr
책임 자문 안상수
준비위원 김경선, 크리스 로, 이재민, 이푸로니
‘가까운 곳에서’ 사회 정재완
협찬 두성종이, 스몰하우스빅도어, 안그라픽스, 모트모트
인스타그램 @graphic.design.asia

“쇼핑몰 같은 (광활하고 복잡한)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내 주변을 잘 살피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어디로 갈지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죠.” 지난 5월 4일 DDP 살림터 3층 디자인나눔관에서 열린 공개 포럼 ‘가까운 곳에서’의 연사로 나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현 교수의 말이다. 그는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의 일환으로 진행한 포럼에서 자신의 디자인 방법론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예를 들었다. 이는 아시아 그래픽 디자인계가 취해야 할 태도와도 일맥상통한다. 디자인계에서 아시아 디자인의 위상과 가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 그 첫걸음은 아시아 여러 나라와 교류하며 살피는 일이 되어야 하며 이것이 곧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가 지닌 의미였다. 서울디자인비전포럼 의 두 번째 시리즈로 열린 이 행사의 취지는 아시아 고유의 언어와 태도로 디자인 문화의 기준을 고민하고 만들어가자는 것. 콜로키움인 ‘무명회의’와 공개 강연 ‘가까운 곳에서’로 나눠 진행했다. 디자이너 안상수가 진행을 맡은 ‘무명회의’에는 하라 겐야 (도쿄), 토미 리(홍콩), 왕수(중국) 등 32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아시아 그래픽 디자인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안상수는 아시아의 이웃끼리 새로운 관계망을 짜는 것이 회의를 취지라고 설명하며 현재는 ‘동서가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아시아가 지위를 회복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를 담아 무명회의에서는 교류의 증진과 화합의 뜻을 담은 선언문 형태의 전언을 작성하기도 했다.

‘가까운 곳에서’는 조현 교수를 비롯한 총 7팀의 아시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와 그 안에 담긴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전통과 역사에서 고유의 시각 문화를 찾고자 하는 시도였다. 베이징의 젊은 디자인 스튜디오 ‘유나이티드 디자인 랩’은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춘절 기념 아트 윈도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월병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타이베이의 포 치아싱은 전각 문자를 기반으로 한 북 디자인을 소개했다. 또 태국에서 온 ‘티놉 디자인’의 티놉 왕실라파쿤 대표는 전통 패턴을 변용한 초콜릿 브랜드 패키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국의 문화를 양분 삼아 글로벌 시대의 획일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특징이었다. 반면 각 국가 간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는 순간도 있었다. 싱가포르 디자인협의회 회장인 유 야렝 포린폴리시 그룹 대표는 호텔 레스토랑 클리퍼드 피어Clifford Pier의 브랜딩을 설명했는데 싱가포르를 정복한 영국 사령관 윌리엄 파커William Farquhar가 1930년대에 기록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모티프로 차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침략 국가에 대한 심리적 반발 없이 식민지 시절을 역사의 일부로 자연스레 수용했다는 것은 한국인의 보편적 사고와 다른 점이었다. 이 같은 문화적 차이점 또한 아시아다움을 분별하는 데 주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행사 기획자들은 이날, 향후 1~2년에 한 번씩은 아시아 도시들을 순회하며 이 행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 디자인의 정체성 찾기는 이제 갓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이번 교류가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이며 지속성 있는 만남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 이 행사는 서울디자인재단 창립 10주년 및 DDP 창립 5주년을 맞아 열렸다.


그래픽 디자인 아시아 2019 전언

화이부동:아시아 디자인, 그 우정의 모임을 시작하며,

우리가 태어나 자라온 이 아시아는 깊고 찬란한 문화가 수천 년 켜켜이 쌓인 지역이다.이 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시각 디자이너, 시각 창작자들이 민족, 인종, 국가 및 지역을 넘어서 우정의 모임을 시작하려 한다.

‘디자인’이란 말이 서구에서 비롯되었고,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소비 시대의 말초로 커왔기에20세기 이후 아시아 디자인계는 커다란 세계적인 흐름에 영향받아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아시아의 역사, 문화, 공간 및 생활 속에 엄연히 ‘디자인’은 존재하고 있었고, 또 현재 아시아 디자인의 실존은 뚜렷하다.

21세기 아시아의 문화, 경제는 온 누리로 확산, 팽창함과 동시에 수렴되고 있다.서구 주도에 부속된 20세기 흐름과 지정학을 넘어서는 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이에 우리는 아시아 디자인의 존재감과 창조 역량에 주목한다.

그것은 범아시아적 관점에서 디자인에 대한 재인식이 될 것이며,역사적 경험을 통해 디자인의 본질 및 본분에 대해서도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궁구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 활동을 사상과 국경을 넘어서는 창조적, 생명적, 지구적인 태도로 아시아 디자인의 창의적 미래를 위한 진솔한 우정의 모임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이 모임은 화이부동과 우정의 정신을 바탕으로다름을 배타하지 않는 창발적이고 개방적인 교류, 소통의 장으로 가꿔나갈 것이다.

우정은 우리가 갈망하는 평화의 실천임을 새기며,앞으로 이 모임이 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매해 지속적으로 열리길 희망한다.

2019년 5월,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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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최명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