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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넷플릭스의 디자인 전략 디자인 관점으로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3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라이선스 비용 절감은 물론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브랜드가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도우며 특정 국가에 진출할 때는 훌륭한 첨병 역할도 한다. 연 매출의 1/4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다. 이들의 다양한 콘텐츠 중 한국 안착에 일등 공신을 한 <킹덤>과 디자이너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앱스트랙트Abstract>, 마이크로 타기팅의 면모를 보여준 애니메이션 ‘러브, 데스+로봇’을 살펴보았다.

1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깨어난 좀비 <킹덤>
처음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했을 때 한국의 미디어 사업자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했던 것에 비해 파급력이 미미했기 때문. 이미 IPTV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이들은 전화와 인터넷이 결합된 방송 상품을 제공하고 있었기에 공고하게 구축된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리드 헤이스팅스 역시 2016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대와 달리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킹덤>이 발표되며 상황은 역전됐다. 6부작으로 이뤄진 시즌 1이 공개됐을 때 사람들은 사극과 좀비물을 결합한 독특한 소재와 높은 완성도에 열광했다. <킹덤>의 회당 제작비는 200만 달러(약 20억 원). 미국 외 국가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이다. 드라마임에도 스태프는 모두 영화 제작 스태프로 꾸려졌다. 한 편 한 편이 마치 영화 같은 인상을 주는 이유다. 세트, 분장, 의상 디자인의 높은 완성도 역시 작품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모든 비주얼이 새롭길 바란 김성훈 감독의 요구에 따라 미술을 맡은 각 파트역시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다. 포천에 지은 지율헌 세트장이 대표적. 낯설고도 음산한 배경은 극의 긴장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의상은 또 다른 화젯거리였다. 디자인을 맡은 해인엔터메인먼트 권유진 감독과 차선영 실장은 한복의 아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반에 시청자들이 의상에서 우아함과 기품, 정겨움을 강하게 느낄수록 좀비가 되었을 때 찢겨진 한복에서 느껴지는 처절함 또한 배가될 거라 생각했다.” 예상외의 소득도 있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킹덤>을 시청한 해외 시청자들이 갓에 열광했다. “<킹덤>은 좀비와 모자에 대한 드라마”, “<킹덤>은 정말 끝내주는데 최고는 좀비와 모자”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이는 케이팝이나 현대를 배경으로 한 한류 드라마와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넷플릭스가 해외 시장 진입을 위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가 반대로 해당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단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크리에이터들에게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킹덤> 시즌 2는 2020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극 중 왕세자(주지훈 분)가 입은 의상은 옅은 보라색을 띤다. 이는 화해와 용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천에 지은 지율헌 세트장. 미술감독 이후경은 기괴하고 무게감 있으면서 낯선 로케이션을 섭외했다.


<킹덤> 포스터.
연출 김성훈
극본 김은희
제작 에이스토리(대표 이상백), astory.co.kr
미술 상상설계부(대표 이후경)
의상 해인엔터테인먼트(대표 임승희)
소품 장석훈
세트 김덕두(DDS)
분장 박선
특수분장 CELL(곽태용·황효균), cellart.co.kr
출연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등

권유진 감독, 차선영 실장 해인엔터테인먼트, <킹덤> 의상 디자인

“한복의 고전미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킹덤>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500년 역사 속 어느 시기를 모티프로 의상을 디자인했나?
조선 중기를 기본으로 삼았다. 조선 초기의 의복은 고려의 영향권 아래 있었고 후기로 갈수록 관복이 예쁘지 않아서였다. 조선만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의상을 선보이기에는 조선 중기가 적당할 것 같았다. 단, 조선 초기나 후기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끌어오긴 했다. 융통성 있게 디자인한 것이다.

의상 디자인을 할 때 넷플릭스로부터 따로 요청받은 사항도 있었나?
역사 속 조선보다는 동방에 존재하는 미지의 나라로 조선이 부각되길 원했다.

사극과 좀비물의 결합이란 요소가 의상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나?
사실 의상을 디자인할 때는 좀비물이라는 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고 한복의 고전미를 드러내는 데 더 신경을 많이 썼다. 개인적으로 한복을 변형하기보다 고증을 거쳐 최대한 사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하는 것에 더 큰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재현에만 머무른다면 그 옷은 드라마가 아닌 박물관으로 가야 할 것이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변형을 거쳤는데 색감이나 옷고름의 너비, 치마폭 등을 미세하게 조정한 것이다. 일례로 무사들이 입는 철릭의 경우 조끼 형태로 변형해 활동성을 높였는데,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 지었다는 점이 <킹덤> 의상의 특징이다. 따로 좀비용 옷을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땅에 묻힌 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옷에 묻은 피나 흙의 채도와 색깔을 모두 달리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스쳐 지나가겠지만 그런 디테일까지 신경 쓴 것이다.

드라마 속 갓이 화제가 됐다.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그게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한국인에게는 워낙 익숙한 소재이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반응이 되레 신선했다. 한국의 전통 의상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을 보며 이게 바로 넷플릭스의 위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2 창조의 근원을 좇는 여정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
밀턴 글레이저, 디터 람스,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나 건축가를 조망한 영화나 <헬베티카Helvetica> <오브젝티파이드Objectified> <어바나이즈드Urbanized>로 이어지는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의 3부작 시리즈 등 소위 명품 디자인 다큐멘터리들은 영상 콘텐츠로서의 디자인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2017년 넷플릭스가 선보인 다큐멘터리 시리즈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Abstract: The Art of Design>(이하 <앱스트랙트>)은 이 명품 다큐멘터리의 계보를 잇는다. <앱스트랙트>는 총 8부작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토퍼 니만Christopher Niemann, 신발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Tinker Hatfield, 무대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Es Devlin, 그래픽 디자이너 폴라 셰어Paula Scher 등 매회 각기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를 밀착 취재한다. 출연진만큼이나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의 래디컬미디어RadicalMedia가 총괄 프로덕션을 맡았고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으로 제86회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모건 네빌Morgan Neville과 데이브 오코너Dave O’Connor, 저스틴 윌크스Justin Wilkes등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끈 건 <와이어드Wired> 전 편집장 스콧 대디치Scott Dadich 역시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와이어드>를 발행하는 콘데 나스트Cond´e Nast 같은 미디어 기업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앱스트랙트>의 시작은 캘리포니아 북부 스카이워커 랜치Skywalker Ranch에서 열린 콘퍼런스 ‘와이어드 × 디자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데이브 오코너와 저스틴 월크스는 큰 감명을 받았고 엔터테인먼트로서 디자인이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생각을 했다. 콘퍼런스를 기획한 스콧 대디치의 합류 이후 단 며칠 만에 전체적인 구상이 끝났을 정도로 진행은 속전속결이었고 가능성을 발견한 넷플릭스 또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렇게 만든 8편의 시리즈 다큐멘터리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부터 글로벌 기업의 디자인 총괄까지, 인하우스 디자이너부터 디자인 전문 회사의 수장까지 각양각색의 크리에이터들을 비춰 창의성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냈다. 감각적인 촬영과 편집, 영상 중간중간 배치한 시각적 위트로 ‘다큐멘터리는 고루하다’는 고정관념을 불식시켰고 매회 디자이너의 개성과 특징에 걸맞은 맞춤형 연출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주인공인 디자이너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했는데 출연자들이 그저 수동적으로 연출가의 의도에 따르는 게 아니라 한 명의 크리에이터로서 적극 영상에 개입한 것이다. 8편의 콘텐츠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의 힘이 컸다. 과거에도 좋은 디자인 다큐멘터리는 존재했지만 <앱스트랙트>는 대중과의 넓은 접촉면을 앞세워 디자인의 매력을 설파했다. 다양한 창조적 여정을 조명하며 결과물 못지않게 디자인의 과정 또한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린 것이 넷플릭스의 <앱스트랙트>가 지닌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에스 데블린 편. 영국 출신의 무대 디자이너인 데블린은 콘서트 무대, 오페라, 연극, 런웨이 쇼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팅커 햇필드 편. 촉망받는 육상 선수였던 그가 어떻게 전설의 에어조던 시리즈를 탄생시킨 디자이너가 됐는지 알 수 있다.


비야케 잉겔스 편. 실험 정신 충만한 그의 건축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랠프 질 편. 오직 자동차만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온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앱스트랙트> 포스터.

총괄 프로듀서
모건 네빌, 스콧 대디치, 데이브 오코너, 저스틴 윌크스, 존 케이먼Jon Kamen
총괄 프로덕션 래디컬미디어, radicalmedia.com
총 에피소드 8편
출연 크리스토퍼 니만, 팅커 햇필드, 에스 데블린,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 폴라 셰어, 플라톤Platon, 일스 크로퍼드Ilse Crawford, 랠프 질Ralph Gilles


데이브 오코너 <앱스트랙트> 프로듀서

“모든 에피소드를 신규 시청자를 위한 관문처럼 만들었다.”



어떻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
몇 년 전 저스틴 윌크스와 함께 당시 <와이어드> 편집장이었던 스콧 대디치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여한 것이 발단이었다. 행사를 지켜보면서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하는데 방송이나 영화에서는 그 사실을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스콧 대디치가 합류하고 단 며칠 만에 시리즈의 틀이 잡혔고 모건 네빌을 감독 겸 책임 프로듀서로 발탁했다. 넷플릭스의 신속한 지원도 제작에 큰 도움이 됐다.

당시 편집장이던 스콧 대디치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도 흥미롭다.
그가 팀에서 한 역할은? 콘퍼런스에 참여하고 몇 주 뒤에 나는 그의 사무실에 가서 디자인계의 주요 인물들을 연결해줄 것을 부탁했다. 시리즈 개발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는 흔쾌히 승낙을 했다. 사실 그가 짊어지고 있었던 막중한 일들을 생각해보면 작은 관심이나 도와줄 여력이 있다는 것만도 놀라운 일인데 그는 지체 없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스콧 대디치는 우리 시리즈의 디자인이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일종의 지킴이 역할을 했다. 그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콘데 나스트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를 조망하는 데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
우리가 디자인과 디자이너, 디자인적 사고와 창조적 영감에 관심이 많은 건 확실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모든 에피소드를 신규 시청자를 위한 관문처럼 만들었다. 다시 말해 각각의 디자인 분야가 잠재적 시청자를 시리즈에 입문하도록 만드는 유도 장치가 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스니커즈 마니아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에피소드에 흥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전설적인 스니커즈 디자이너에 대한 멋진 서사로 일단 마음을 사로잡으면 이들 중 일부는 시리즈를 계속 시청하리라고 기대했다.

어떤 기준으로 주인공 디자이너를 선정했나?
각 편의 주인공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현재 정점에 있으면서도 더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있고 우리의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 협력할 뜻이 있는 디자이너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적임자를 찾는 것은 비정밀과학 같은 과정이었다.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디자인 프로세스와도 매우 닮아 있었다.


3 헤비메탈의 굉음을 뚫고 등장한 애니메이션 ‘러브, 데스+로봇’
올해 초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을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 소식이 하나 있었다. <세븐> <파이트클럽>의 감독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대명사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가 <데드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팀 밀러와 함께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선보일 것이란 계획을 발표한 일. 사실 이 계획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2008년, 그러니까 팀 밀러가 감독으로 입봉하기도 전, 그가 이끄는 애니메이션·디자인 전문 회사 블러Blur 스튜디오가 1970년대에 인기를 끈 만화 잡지 <헤비메탈>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는데(이때 데이비드 핀처는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후 두 사람은 헤비메탈 리부트 프로젝트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헤비메탈>은 SF와 판타지, 에로물을 혼합한 미국의 코믹스 매거진으로 2004년 출판이 완전히 중단됐지만 한때 카운터 컬처*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매체다. 그리고 2019년 3월, 헤비메탈 리부트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성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러브, 데스+로봇’이 공개됐다. 블러 스튜디오가 제작 총괄을 맡아 총 18편의 단편을 선보였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감독과 장르, 주제, 러닝타임, 화풍이 모두 다르다. 2003년 개봉한 애니 매트릭스가 연상되는 대목. 관능적이고 잔인하며 신비로운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며, 때때로 시니컬한 유머 코드를 불어넣어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각 에피소드의 시작을 책임지는 18개의 에피소드 심벌은 디자이너라면 흥미롭게 볼만한 히든 코드. 본편의 내용을 상징적인 그래픽으로 표현했는데, 한 편을 다 감상한 뒤 다시 에피소드 심벌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된다. 18개의 심벌은 대표 로고에서 파생된 것으로 ‘러브, 데스+로봇’을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로 묶는 역할도 한다. 전체 에피소드의 총괄 프로듀서는 데이비드 핀처와 팀 밀러, 제니퍼 밀러, 조슈아 도넌으로 동일하지만, 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은 블러 스튜디오 외에도 핑크맨닷티브이Pinkman.tv, 스튜디오 라 카셰트La Cachette, 액시스Axis 스튜디오 등 여러 곳이 참여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굿 헌팅> 편을 제작한 레드독컬처하우스. 바로 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스페인, 프랑스, 헝가리, 영국, 러시아 등 전 세계 스튜디오가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서 유일한 아시아 스튜디오다. <굿 헌팅>의 아트 디렉터를 맡은 레드독컬처하우스 이대우 감독은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협업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제작하고 있다는 소개와 함께 참여를 제안받았다. 쉽지 않은 프로젝트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제작 능력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라고 참여 배경을 밝혔다. 한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던 ‘러브, 데스+로봇’은 넷플릭스에서 전편 시청이 가능하다. ‘러브, 데스+로봇’은 분명 절대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아니다. 마니악한 콘텐츠 소비층을 마이크로 타기팅한 콘텐츠마저 제작·유통시킬 수 있다는 점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비즈니스가 지닌 최대의 장점이 아닐까.

* 반문화. 주류 문화에 반대하고 도전하는 대항 문화로, 1960년대 히피 운동이 대표적이다.



<굿 헌팅>. 귀신 사냥꾼인 아버지를 따라 구미호를 잡던 량이 우연히 만난 구미호 옌과 친구가 되는 내용. 에피소드의 첫 배경과 마지막 배경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또 다른 역사Alternative History>. 히틀러가 다른 날, 다른 방식으로 죽었다면?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가상의 미래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목격자>. 우연히 살인 현장을 목격한 스트리퍼와 살인마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






‘러브, 데스+로봇’ 로고와 에피소드 심벌을 나열한 스타일 가이드.

총괄 프로듀서
데이비드 핀처, 팀 밀러, 제니퍼 밀러, 조슈아 도넌
총괄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블러 스튜디오, blur.com
타이틀 디자인 엘라스틱Elastic, elastic.tv
총 에피소드 18편
인스타그램 lovedeathandrobots


이대우 레드독컬처하우스 감독

“상상과 재해석을 통해 세계관의 많은 부분을 디자인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블러 스튜디오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했나?
블러 스튜디오는 메인 프로듀싱과 크리에이티브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각 스튜디오와 넷플릭스 간의 소통을 조율했다. 또 모든 에피소드의 스토리 원안 개발과 시나리오 초안 작업은 팀 밀러 감독이 맡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연출 면에서 스토리가 잘 녹아들 수 있도록 구심점이 되어주었다. 우리가 맡은 에피소드는 전편을 통틀어 몇 안 되는 2D 애니메이션이었다. 제작 과정에서 상당한 자유가 주어진 덕분에 레드독컬처하우스의 강점을 극대화한 비주얼 스타일을 과감히 시도할 수 있었다. 주로 화상통화와 이메일로 의견을 조율해나갔다.

<굿 헌팅>의 경우 얼핏 가상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듯하지만 전반적으로 보자면 ‘가상의 동양’을 배경으로 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렇다. <굿 헌팅>은 표면적으로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세계관의 많은 부분은 상상과 재해석을 통해 디자인했다. 특히 홍콩을 연상시키는 도시로 무대를 옮긴 후반부에는 미래적이고 스팀펑크적인 요소를 도입하게 됐다. 홍콩이란 도시 자체가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동서양이 어우러진 고유한 분위기가 있어, 이러한 특수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팀펑크 세계관을 덧칠하는 데 주력했다. 또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 분위기에 맞춰 대도시의 화려함과 상반되는 암울하고 처절한 느낌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인 만큼 다른 채널과 차이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제작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기존의 다른 프로젝트와 별반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다만 워낙 개성이 강한 작품이고 기존 방송사 네트워크 체제하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을 마니악한 프로젝트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했다는 점 정도가 차이일 것 같다. 방영 이후 우리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 반응과 수많은 팬들을 보며 글로벌 플랫폼의 힘을 실감했다. 특히 한국의 애니메이션 팬들이 보내는 응원에 가장 큰 힘과 자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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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최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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