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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부산의 부산에 의한 부산을 위한 프로젝트 5
‘요즘 뭘 좀 아는 트렌드세터들은 부산으로 몰린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부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도시 안이고 밖이고 할 것 없이 동시대 창작자들이 부산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 지역의 역사와 인상,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1 힙스터 도시임을 증명하다, 부산 이즈 파라다이스







바캉스 시즌을 눈앞에 둔 지난 6월, 인스타그램 상에서 화제가 된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다. ‘바이 에딧By Edit’의 시티 가이드북과 굿즈 에디션 ‘부산 이즈 파라다이스’가 바로 그것. 패션 에디터 출신인 오선희 대표가 이끄는 패션 컨설팅 스튜디오 에딧은 에디션에 따라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는데 교토, 시드니에 이어 이번에는 부산에 주목했다. 시티 가이드북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사진가 김경태의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부산 사진이다(이 기사의 이미지 프롤로그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부산 굿즈 에디션은 크게 네 가지 라인으로 나뉘는데 해운대 라인, 삼익비치아파트 라인, 감천마을과 구도심 라인 그리고 음식 라인이다. 중앙동과 감천마을의 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가방, 삼익비치아파트 로고를 모티프로 한 키 링이 흥미롭고 구포국수 패키지를 패러디한 티셔츠 역시 키치한 매력을 발산한다. 부산 에디션 일부 제품의 디자인은 바르셀로나 기반의 아트 디렉팅 스튜디오 마타갈란 플란타에Matagalan Plantae가 맡았는데, 오선희 대표는 “제3의 눈으로 바라본 부산의 모습이 궁금했다”라고 협업 배경을 밝히며 “선입견이나 오리엔탈리즘에 기대지 않고 자신들과 동등한 선상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것이 밀레니얼 크리에이터들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에디션은 바이 에딧 시리즈 중 역대급 인기를 구가하며 솔드 아웃 행렬을 이어갔다. editseoul.com 인스타그램 edit.seoul


2 부산을 빌리다, 렌트 부산





지난해 평양슈퍼마케트로 주목받은 필라멘트앤코의 ‘프로젝트 렌트’가 평양 다음으로 주목한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어느 클라이언트의 공간 개발 검토 요청으로 상권 분석차 부산을 방문한 최원석 대표는 비로소 부산이라는 도시의 진가를 깨닫게 됐다. “부산이라는 도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첫째는 맛집이 많아서, 둘째는 트렌디한 공간이 많아서.” 그의 말 속에는 렌트 부산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마디로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맛과 멋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를 팝업 마켓 형태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렌트 부산이다. 그동안 부산에서만 잘 알려진 다양한 로컬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골자. 도자기 브랜드 키요웨어, 목공예 작가 키미누의 작품 등 젊은 감각의 브랜드부터 참기름·들기름 전통 명장 1호 최순희가 이끄는 승인식품, 20년 넘도록 오직 명란 하나에만 집중한 덕화명란 같은 유서 깊은 브랜드까지 다양한 로컬 제품을 큐레이션해 6월 24일부터 2주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에서 팝업 마켓을 열었다. 이 밖에 크리에이터 ‘안군’과 협업한 영상, 페이퍼 등을 통해서도 로컬 브랜드를 알렸다. 프로젝트 렌트는 7월 말 새롭게 오픈한 자갈치 시장 내 복합 문화 공간 b4291에 공간을 마련해 부산이란 도시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 project_rent 사진 이창화 기자


3 로컬 디자인 생태계의 알파 버전, 프로토



부산 디자이너 그룹 프로토는 원래 부산 디자이너들 간의 친목과 정보 교류를 위해 만든 네이버 카페였다. 운영자 민들레·달래 자매는 낮은 급여와 살인적인 스케줄 등의 현실에 부딪히자 ‘누구도 바꾸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다. 변화에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 두 사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하나둘 부산 디자이너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회원 수가 약 700명. 올해 목표는 1000명이다. 프로토는 프로토타입에서 따왔는데, 지역 디자이너들이 부산에서 활동하며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실패’가 아닌 ‘실험’이라는 사실을 인지시키고 싶어 지은 이름이다. 프로토는 지금까지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 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했고 <이웃집 아티스트전>이라는 자체 전시도 열었다. 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인 프로토룸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산 지역의 프리랜스 디자이너 시장 활성화를 위한 ‘로컬 프리랜서 플랫폼 구축 간담회’를 열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4 바다를 지키는 패션, 웨이브 유니온







패션 브랜드 웨이브 유니온의 시작은 흥미롭게도 해양 캠페인이었다.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해운대를 지키자는 취지로 2017년 여름 ‘클린 비치Clean Beach’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이에 필요한 운영비,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체 제작 티셔츠를 판매한 것. 관광객에게는 기념품을, 주민에게는 자긍심을 선사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출발은 해운대해수욕장이었지만 그 관심이 점차 해양 환경 전반으로 확장됐다. 2년째 파도를 모티프로 한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티셔츠를 선보이는 한편 캠페인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웨이브 유니온이 추구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롱라이프 디자인’, 매출액 3%는 바다를 위해 사용하는 ‘바다를 위한 3%’, 그리고 ‘메이드 로컬리’다. 특히 세 번째 가치는 부산의 봉제 산업과 관련이 있다. 차상현 대표는 “부산에는 약 2000개의 봉제업체와 1만 2000여 명의 종사자가 있다. 이는 전국 3위 규모이지만 최근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며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역 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웨이브 유니온은 부산의 일렉트로니카 밴드 ‘플랫폼 스테레오’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티셔츠를 발표하고 딥슬립커피에서 팝업 매장을 여는 등 로컬 크리에이터와도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waveunion.kr


5 가장 부산다운 잡지, <다시, 부산>



<다시, 부산>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박나리 에디터가 부산 시민, 부산 애호가들과 함께 만드는 잡지다. 타지가 아닌 부산 사람의 눈으로 부산 이야기를 해보자는 의미로 시작한 이 잡지는 벌써 7호 발간을 앞두고 있다. 콘텐츠는 모두 재능 기부로 이뤄지며 제작 역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진행된다. 기획부터 집필, 홍보, 인쇄,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부산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독립 잡지라 할 수 있다. 판형은 105mm×148mm로 작고 두툼한 편인데 여행지를 오가며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포켓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잡지 하나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몇 차례 운영상의 고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힘이 되어준 것은 수많은 로컬 브랜드와 부산 시민이었다. 특히 5호부터 시선커뮤니케이션 최윤형 대표가 합류하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7호의 주제는 ‘목욕’. 부산이 유명한 온천지라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이번 펀딩은 텀블벅을 통해 8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tumblbug.com/dasibusa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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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