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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From the Editors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는 - 오상희 기자
오늘날의 모든 크리에이티브는 협업으로 탄생합니다. 올해 SDF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최초로 공동 아트 디렉터 체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또 이번 호에 소개한 SDF 디자인 세미나 연사 중 한 팀인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처럼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디자인 그룹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리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얼마 전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에 대해 한 기자는 “감독은 독재자이며 예술적 흡혈귀라는 생각이 만연한 영화계에서 놀라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상식적인 리더”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배우에게 질문하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배우도 치열하게 토의하고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거죠. 그런가 하면 박찬호 전 야구선수는 이전에 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서의 선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국에서는 경기에 대해 감독 한 명이 혼자 말하고 선수들은 듣기만 한다면 미국에서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보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의 역할은 선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도록 돕고, 그것이 선수 각자가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죠. 이제는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가 아니라 모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형 리더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를 감지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래서 지금 그런 리더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누가 먼저 주도권을 쥐느냐 - 김만나 기자
이달 특집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변화상’을 다루었습니다. 자동차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을 만나다 보니, 총성 없는 전쟁터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달 마감 중 일본의 경제 보복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취재 중 한국과 일본간의 수소에너지 쟁탈전이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의 현대차는 연료전지 부품을 120여 개 협력사와 함께 개발해 99% 국산화를 이루어냈고, 자동차 생산 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과 B2B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갖추겠다고 했는데 실현될 경우, 연간 경제효과는 2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합니다. 도요타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대에게 ‘넥쏘’가 있다면 도요타에게는 ‘미라이’가 있고 그들은 2020년까지 연간 3만 대의 수소차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또한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전체가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분주합니다. 수소에너지, 반도체, AI, 자율주행, 누가 먼저 주도권을 쥐느냐. 미래 먹거리가 달린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입니다. 2000년 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견제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이제는 3,4명의 핵심 인재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3,40만명의 제조사를 위협할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혼돈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거대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위치한 자리에서 담담하게 맞서는 이들을 이달 특집 기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I ♥ Busan More than Ever - 최명환 기자
“어유, 여기는 아직 멀었어요.” 요새 부산이 뜬다고 이야기하자 부산 디자이너 열에 아홉은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답합니다. 트렌드세터들이 가장 주목하는 도시이자 몇 년 사이 멋진 공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역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 다소 의아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서울에 대해 똑같이 냉정한 평가를 내렸던 것 같습니다. 삭막하고 복잡하고 간판 공해가 가득한 도시. 이런 관점을 바꿔준 것은 우습게도 외국인 친구들이었습니다. (K팝의 영향이 컸겠지만) 그들이 느끼기에 서울은 ‘진짜 힙스터의 도시’였고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곳이었습니다. 제3자가 그렇게 믿기 시작하자 저 또한 조금씩 납득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돌이켜보면 도시의 멋은 지역민들의 애향심 이전에 제3자의 사랑을 듬뿍 먹었을 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숨겨진 바닷속 진주 같았던 부산의 디자인 스폿을 샅샅이 살피면서, 그리고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진짜로) 100번쯤 반복 재생하면서 이 도시를 더욱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번 기사를 읽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참,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도시의 창작생태계를 가꾸고 있는 부산의 로컬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통쾌하거나 불쾌하거나 - 유다미 기자
올해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PR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탐폰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탐폰에 19%라는 과한 세금을 부여하는 독일의 조세 제도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책이지요(참고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생리용품의 부가세는 면세지만 OECD 36개국 중 가장 비쌉니다). 이것을 처음 보고는 분명 통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부당하게 여겨지는 12%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탐폰이 다른 모습을 띄어야 한다는 것에 조금 허탈했습니다. 마치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은 ‘젊고 예쁜’ 여성의 입에서 나오는 ‘마법’ 혹은 ‘그날’ 같은 단어처럼요. 시종일관 클리셰가 가득한 생리대 광고를 보면 정상적이고 평범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말하지 못하는 금기어가 되고, 싸워 이겨내야 할 만큼 번거로운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쯤이면 바바라 크루거가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Your body is a battleground”라고 외친 말이 또 다른 의미로 납득이 가죠. 탐폰북을 만든 더 피메일 컴퍼니의 두 대표 안소피아 클라우스Ann-Sophia Claus와 신야 스타델마이어Sinja Stadelmaier는 “부당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조차 없다”고 했습니다. 여성의 권리를 드러내는 광고가 속속 등장하면서 세상이 변화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균형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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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