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Design News
Editors letter 여러분의 디자이너 사전을 업데이트해드립니다

전 세계 디자인 신을 휘어잡는 슈퍼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일 것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되었으나 매년 4월이면 주요 가구 회사들은 일 년 내내 준비한 회심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슈퍼디자이너들은 일정을 조절해 이 기간 동안 밀라노에 머뭅니다. 지난 10여 년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가구박람회장을 휩쓴 디자이너들의 명단은 주로 아래와 같습니다.

반복적인 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필립 스탁, 재스퍼 모리슨, 톰 딕슨, 하이메 아욘, 마르셀 반더스, 파트리시아 우르퀴 올라, 콘스탄틴 그리치치, 헬라 융게리우스, 로낭 & 에르완 부를레크, 후카사와 나오토, 넨도 등 함께 일하는 기업과 브랜드가 달라져도 이들의 명단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고, 일도 잘하고, 안전한 선택이라는 뜻이겠지요. 이들의 자신감 넘치고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자면 승자독식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싶고요. 그러나 한편에서는 급부상하는 디자이너들의 명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 디자인계는 변곡점을 찍고 있는 산업의 변화와 더불어 디자이너들의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지는 중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주목할 디자이너들의 명단을 수정할 때가 왔습니다.

여러분의 사전을 업데이트할 28명은 제품, 가구, 그래픽, 건축, 디지털, 혹은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입니다. 선정한 디자이너 중 상당수가 1980년대생 밀레니얼입니다. 최근 몇 년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 디자인 마이애미,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메종 & 오브제 등 주요 디자인 페어와 컬렉터블 디자인 갤러리에서 화제가 된 디자이너들도 참고했습니다. 잉고 마우러 이후 가장 주목받는 조명 디자이너인 폴 콕세지나 로 에지처럼 데뷔 즉시 스타가 된 디자이너를 비롯해 아직은 국내 검색창에도 잘 안 나오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많을 것입니다.

이 중에는 분야와 역할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재 디자인의 영역과 정의 자체를 바꾸는 데 일조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비주얼 저널리스트인 포렌식 아키텍처와 퍼포머티브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테레자 룰레르가 대표적입니다. 음식을 기반으로 건축, 음악, 전시, 제품 등을 선보이는 봄파스 & 파와 가나 출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선보이는 엘라 불리, 럭셔리 브랜드가 선호하는 디자이너지만 행동이야말로 현대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미덕이라고 말하는 급진적인 디자이너 포르마 판타스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페기 구겐하임으로 불리며 밀라노에서 닐루파 갤러리와 닐루파 디포를 운영하는 니나 아샤르는 “요즘 디자이너들은 기술, 생태학, 생물학,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그런 이슈 속에서 발견한 문제를 디자인 해법으로 풀어간다. 디자인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신소재가 등장하고, 기술력 높은 장인과 협력하기도 한다. 이제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위한 디자인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현대 디자인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번 뉴 디자이너 사전에 소개하는 28명의 디자이너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전부는 아닙니다. 누가 누가 유망한지 줄을 세우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시대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이들의 행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디자인 산업 향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Share +
바이라인 : 글 전은경 편집장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