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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Editors letter 생활 디자인 뮤지엄 100곳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 잘 지내셨나요? 코로나19는 불과 몇 달 만에 우리의 생활 패턴을 크게 바꾸었습니다. 특히 공연장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음악, 영화, 뮤지컬과 연극계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활용한 비대면 공연을 속속 선보였습니다. 비욘드 라이브와 방방콘은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방 안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수준으로 기술이 발달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만족하게 될까요?

어쩌면 공연이나 콘서트를 관람하는 경험의 시작은 집을 나서 공연장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장도 공연 체험의 일부로, 아티스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공연장, 콘서트홀, 뮤지엄 건축이 동사무소나 구청건물보다 특별한 이유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누구나 헤르조그 &드 뫼롱이 설계한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이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직접 오페라를 관람하고 싶지 않겠어요? 메트 라이브 인 HD,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 같은 훌륭한 스트리밍 콘텐츠는 결국 그곳에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욕망의 선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저도 메트 라이브 인 HD, NT 라이브를 온라인으로 먼저 접한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전 세계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일이 가장 호사스러운 취미 생활이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해제되어도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나 방식은 더욱 다양해질 필요가 있고, 온라인 스트리밍과 실제 관람은 공존하게 될 것입니다. 가상현실이나 VR이 실제 체험에 육박해도 우리는 몸으로 공간을 인지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죠.

2~3년 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이른바 ‘공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간 기획자와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둔 디벨로퍼도 등장해 이 신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공간도 브랜드다’ 같은 주장입니다. ‘디자인은 공기다’ 혹은 ‘패션도 문화다’라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공간과 건축을 통한 브랜드 표현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영역인데, 아니 그럼 지금까지 그것도 고려하지 않고 건물을 짓고 공간을 만들었냐고 되묻고 싶어질 지경입니다.

이번 이슈 ‘100개의 숍, 100가지 디자인’은 지난 1년간 새롭게 문을 연 멋진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기획, 디자인, 서비스 등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선정했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그 공간을 누가 디자인 했는지에 더욱 주목하는 기획입니다. 이 도시의 진짜 디자인 수준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돈을 들여 흉물스러운 조형물이나 난데없고 맥락 없는 건물이나 지어대는 공공 디자인 사업과 거기에 일조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아니라,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시작하더라도 디자이너에게 로고와 공간 디자인을 의뢰할 줄 아는 주인과 평범한 디자이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소개한 100곳은 그저 요란한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공간들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각 지역의 로컬리티에 대한 생각들이 무르익어가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랜드마크가 되겠지만,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숍과 카페, 문화 공간은 그 자체로 ‘생활 디자인 뮤지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준 높은 생활 디자인 뮤지엄이 늘어나야 도시의 진짜 디자인 실력도 올라가고, 사람들의 안목도 높아지는 것은 물론입니다.


서울디자인스폿(2019년 2월호), 부산디자인스폿(2019년 8월호)도 월간〈디자인〉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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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전은경 편집장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