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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What is d-Revolution? 디-레볼루션을 위한 몇 가지 키워드
진정한 디-레볼루션을 위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야생성을 일깨우고 다시금 무장해야 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올해 핵심으로 삼은 정보(data), 행위(doing), 차원(dimension) 등 다섯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면 이것이 비단 디자인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영에도 필요한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데이터는 인간의 행위를 통제할 수도, 반대로 더욱 자유롭게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머물고 있는 차원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종국에는 인간의 삶 전반을 디자인하는 기틀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표할 내용의 초안을 쓴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다. 아마 참석자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탐구하기 위해 콘퍼런스의 문을 두드릴 것이요, 이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다소 추상적이지만, 지면을 빌려 현재 내가 주목하고 있는 몇 가지 키워드로 미래 혹은 현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보고자 한다.

첫째, 내가 주목하는 것은 디지털 레볼루션이다. 혹자는 디지털 혁명은 한참 전에 시작된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혁신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디지털 레볼루션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화두다. 이것은 비단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데이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 부르는 것은 곧 시각 혁명, 다시 말해 비주얼 레볼루션으로 연결된다. 이것은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것이다. 의료, 안전, 도시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분야와 연관되며 그 파급력은 날로 커질 것이다. 비주얼 레볼루션이야말로 동시대 혹은 미래 디자인의 힘이자 영향력의 원천이다. 디자인의 정의 자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혁명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두 번째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들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진지하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한다. 특히 전시 산업은 첨단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분야인 만큼 이 새로운 세계를 더욱 신속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시 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기술적인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세계에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메타버스가 결국 메타싱킹metathinking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 산업에 걸쳐 단순히 사고의 확장 수준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무한 사고’를 요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사고의 전환이다.

아무래도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세 번째로 제시할 키워드는 경영 및 조직의 관점과 연관이 있다. 바로 ‘Big Picture & Granularity’다. 경영에서 ‘big picture’와 세밀화를 뜻하는‘granularity’는 수직적이거나 상반된 개념, 혹은 세부적인 요소가 큰 그림 안에 종속되는 관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보는 둘 사이의 관계는 조금 다르다. 세밀화 안에서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이것이 마이크로 매니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은 디테일에 깃든다” 라는 미스 반데어로에의 말처럼 우리는 작은 요소 안에서 큰 세계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생적 사고(La Pensée Sauvage)’와 ‘야생적 상상력(L’Imagination Sauvage)’의 회복이 필요하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 사회는 너무나 정제되고 질서정연해지고 있다. 균형 잡힌 질서는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안주하기도 쉬워진다. 그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제 진정한 디-레볼루션을 위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야생성을 일깨우고 다시금 무장해야 한다.


이해선은 코웨이 대표이사이자 한국마케팅협회 회장이다.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고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총괄 부사장, CJ오쇼핑 대표이사, CJ제일제당 공동대표이사 및 식품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2020년 2월부터 코웨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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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이해선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