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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악기 디자이너와 운송 기기 디자이너의 역할 바꾸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야마하 아하 메이 프로젝트 Yamaha AH A MAY Project


위의 로고는 야마하 모터, 아래 로고는 야마하 

세계적인 수준의 악기를 디자인하는 야마하 (Yamaha)와 오토바이 및 운송 기기로 유명한 야마하 모터는 자매 회사다. 어느 날 야마하의 뮤직 디자인 랩과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는 흥미로운 디자인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기로 결정했다. 각 팀의 디자이너가 역할을 바꾸어 악기 디자이너는 운송 기기를, 운송 기기 디자이너는 악기를 디자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뮤직 디자인 랩에 주어진 테마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에 주어진 테마는 마림바와 드럼이었다. 규칙은 간단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서로의 결과물을 절대 공유하지 않기. 프로젝트명은 ‘야마하’를 거꾸로 쓴 ‘아하 메이 프로젝트(AH A MAY)’로 정했다. 프로젝트 소개 영상에서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장 아키히로 나가야는 “마치 포커 게임을 할 때처럼 마지막에 서로의 카드를 공개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서로의 디자인 철학을 다른 쪽의 제품에 적용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할뿐더러 상대편의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과정에서 서로 영감을 얻고 일상의 디자인 작업에서부터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푸진(Fujin) – 마림바 프로토타입 
디자인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 
‘바람의 신’이라는 의미로 두 명의 연주자의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구조로 디자인했다. 특히 연주자용 좌석은 오토바이 좌석에서 영감을 받았다. 

야마하 모터 디자이너들은 마치 설치 예술 작품처럼 견고하고 단단하면서도 단순한 구조의 제품을 상상했다. 무언가를 두드려 소리를 낸다는 것은 매우 직관적인 행위인데, 이를 반영해 복잡한 디자인은 피하고 최대한 단순한 제품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반면 야마하의 악기 디자이너들은 운송 기기와 사용자와의 관계에 주목했다. 제품이 연주자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악기 디자인의 경험을 살린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모두 네 가지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말과 기수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오토바이 ‘루트(Root)’, 사용자가 페달을 밟으면 전력을 생산하는 자전거 ‘제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원 형태의 디자인으로 연주자의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드럼 ‘라이진(Raijin)’, 2명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하며 마치 오토바이를 타는 것과 같은 스릴을 즐기도록 한 마림바 ‘푸진(Fujin)’이 그것이다. 이 제품들은 지난 3월 개최된 2015 생테티엔 디자인 비엔날레(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Etienne)에서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0±0 (제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 전기 생산 자전거 프로토타입 
디자인 호세 곤잘레스(Jose Gonzalez) 
사용자가 페달을 밟으면 전력을 생산하도록 디자인했다. 

완성된 결과물을 처음 서로에게 공개했을 때 양쪽 디자이너들은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중간 과정을 서로 전혀 공유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함께 디자인한 것처럼 각 제품에 담긴 감성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는 디자이너들이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체득한 야마하의 디자인 철학이 서로 공명을 이루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완성된 결과물을 처음 서로에게 공개했을 때, 중간 과정을 서로 전혀 공유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함께 디자인한 것처럼 각 제품에 담긴 감성이 비슷했다.


라이진(Raijin) – 드럼 프로토타입 
디자인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
‘천둥의 신’이라는 뜻의 라이진은 연주자가 악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 끝에 탄생했다. 다양한 종류의 드럼을 설치한 원 형태의 디자인은 연주자가 상상력을 극대화해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Interview
마나부 가와다 야마하 디자인 랩 실장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아하 메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점을 기대했나?
우리가 악기를 디자인하면서 갖는 믿음이나 디자인 전통을 전혀 다른 제품을 디자인할 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또 팀에서 공유하는 디자인 체계 아래 깔린 우리만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가치를 드높일 수 있기를 원했다. 이러한 것들은 평소에는 자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송 기기 디자인에 악기 디자인의 경험을 녹였는지 궁금하다.
악기는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연주하기 위한 것이다. 연주자와 함께 성장하는 훌륭한 인생 파트너이기도 하다. 연주자는 실력 향상을 위해 연습에 엄청난 시간을 바치는데 이는 대중 앞에서 공연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더욱 개인적이고, 악기에 대한 연주자의 애정이 깊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악기에 대한 이러한 시각을 운송 기기 디자인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반면 운송 기기 디자이너들이 악기를 연주자의 감정과 육체적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도구로 해석한 점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야마하의 주요 고객은 누구인가?
야마하 디자인 랩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약 70%는 제품개발팀에서 내려온 지시에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적인 클라이언트는 회사 내의 제품개발팀인 셈이다. 이들은 야마하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과 혁신 정신이 담긴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기대한다. 또 리서치 & 연구 팀과 협업하여 디자인 랩에서 진행하는 선행 디자인 프로젝트도 있고, 요즘에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 과정의 끝에는 언제나 사용자가 있다. 고객과 사회의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시에 야마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를 원한다.

악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올바른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의 시작뿐 아니라 전체 디자인 과정에서 이 질문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관련된 부서와 공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야마하의 디자인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약 28년 전 야마하는 디자인 철학을 5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는데 우리는 지금도 이를 따른다. 바로 진실성, 혁신성, 심미성, 단순함,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 (루트, Root) - 모터사이클 프로토타입 
디자인 가즈키 가시와세 
오토바이와 라이더의 관계를 말과 기수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했다. 좌석에서부터 연료 탱크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말안장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사람과 자연, 운송 기기가 하나가 되어 지나가는 배경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Interview
아키히로 나가야 야마하 모터 디자인 센터장
“아하 메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한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아하 메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점을 기대했나?
제조 공정이나 상업화에 대한 제약 없이 진정으로 야마하다운 디자인이 무엇인지 찾는 것, 그리고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두 야마하 간의 공통의 DNA를 찾는 것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두 야마하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재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결과물에서 악기 디자이너와 운송 기기 디자이너 사이의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두 야마하 디자이너들 사이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성된 4개 제품을 모아놓고 보니 마치 사전에 논의한 것처럼 분위기가 비슷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야마하의 강한 DNA를 느낄 수 있었다. 심플함, 재료의 정직한 사용, 세련됨 같은 가치들이다. 우리는 언뜻 보면 2개의 야마하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구분되지만 사실 하나의 야마하에서 일하고 있었던 셈이다.

야마하 모터에서는 어떤 제품을 디자인하나?
세계 곳곳의 사용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핵심 사업인 오토바이뿐 아니라 보트, 선외 모터, 개인용 선박과 같은 해양 제품, 휠체어, 전기 자전거, 산업용 로봇, 각종 발전기, 그리고 수영장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한다.

야마하 모터의 디자인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제된 역동성’이다. 이는 야마하가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통해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이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활력은 우리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다.

아하 메이 프로젝트와 같은 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나?
전문가라면 넓은 시야를 갖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운송 기기 디자이너로서 우리에게는 ‘사람들은 왜 움직이는가?’라거나 ‘어떤 사람들이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능력은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에만 키울 수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매달려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아하 메이 프로젝트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과물 자체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의 한계를 확장시킬 수 있고 또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역할인 운송 기기 디자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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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최누리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5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