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호 아이돌 그룹과 팬클럽 로고의 상관관계 케이팝 하면 떠오르는 가수를 생각해보자. 혹시 그 가수가 아이돌 그룹이라면 그룹의 로고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가? 한 해에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만 수십 팀에 달하고 아이돌의 콘셉트에 따라 브랜딩 디자인도 전략적으로 이루어진다. 과열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다. 아이돌에게 노래와 춤만큼 중요한 것이 비주얼이고, 이는 비단 패션이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로고 디자인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업의 브랜딩과 마찬가지로 아이
- 2023년 2월호 SM은 어떻게 내 지갑을 털었는가, 터는가, 털 것인가 SM(*)은 어떻게 내 지갑을 털었는가! 첫 앨범을 샀던 기억과 함께 영영 묻어버리고 싶은 흑역사도 하나 떠올랐는데(정말 공개하고 싶지 않지만 이 글의 주제와 밀접하므로 어쩔 수 없다), 나는 매일 잠들기 전에 오빠들에게, 정확히 말하자면 침대 옆에 붙어 있는 포스터에 굿나잇 키스를 해주었고 그 모습을 엄마에게 들키고야 말았다. 엄마의 한마디, “포스터가 코팅된 거라 다행이네.” 그래서 결심했다. 가짜 말고 진짜 오빠(**)를
- 2023년 2월호 민희진이 뉴진스를 디자인하는 방법 뉴진스의 〈OMG〉 뮤직비디오에서 하니가 스스로를 아이폰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에서 “미친!”이라는 외침과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치 “너희들이 지금 사용하는 아이폰이 네 삶의 무엇을 바꿨는지 모르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뉴진스라는 새로운 그룹이 만들어내고 있는 작지만 큰 변화를,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한 미묘한 디테일과 직관적인 모든 것에 대해, 그리고 그것의 본질을 아직도 알아채지 못하는 소위 전문가
- 2023년 2월호 앨범깡의 기쁨과 슬픔 팬데믹은 케이팝 아이돌 팬덤 문화를 뒤흔들어놓았다. 국경이 차단되고 대면 행사가 어려워지자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되고 팬 사인회는 영상통화로 대체되었다. 스타와 팬 사이를 매개하는 방식만큼이나 팬과 팬 사이를 매개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내가 이 글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팬데믹을 거치며 케이팝 아이돌 팬덤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앨범깡’이다. 앨범깡이란 앨범의 포장을 ‘까서’ 내용물을 확인하는
- 2023년 1월호 디지털 시대에 앞서가는 조경 중개자 (왼쪽부터) 문소현, 장은석 ACC 단체전 〈사유의 정원〉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으로, 조선 중기의 대표적 정원인 담양 소쇄원을 재해석했다. 초기 콘셉트를 ‘검은빛의 정원’으로 설정하고 소쇄원을 비추는 달을 조경과 영상 매핑으로 구현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 브라이튼 한남 VIP 라운지 등의 작업을 선보이며 조경계에서 입지를 굳힌 수무. 지난해 7월 DDP에서 선보인 전시 〈가장 조용한 집〉을 계기로
- 2023년 1월호 브랜드 구루의 발치에 앉다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주리 대학교 재직 시절 ‘올해의 교수’로 선정됐으며 귀국 후 여러 학교와 기관에서 우수 강의 교수로 꼽힌 바 있다. 한국마케팅학회의 학회지 〈마케팅연구〉 편집장을 지냈고, 한국마케팅학회 회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한국디자인경영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나음보다 다름〉 〈배민다움〉 〈그로잉 업〉 〈소비자
- 2023년 1월호 서정적으로 펼쳐지는 빛의 변주 (왼쪽부터) 박근호, 이영호 이함 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는 〈사일로랩 AMBIENCE〉전. 해가 물에 반쯤 잠긴 풍경을 연출한 ‘파동’은 수면 위로 잔잔하게 그려지는 동심원을 바라보며 물멍에 빠져들기에 좋다.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가 디지털 시대의 포토 존이 된 지 오래다. 초기에는 고흐, 클림트 등 누구나 알 만한 화가들의 원작을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 들어서는 디스트릭트의 아르떼뮤지엄, DDP에서 열린 〈팀
- 2023년 1월호 한번에 펼쳐지는 옷의 미학, 펀투웨어! 지난해 4~6월, 일민미술관 〈언커머셜Uncommercial〉 전시 기간 동안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터가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원판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실루엣이 두드러지는 의상을 입은 모델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분주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 속 사진이다. 패션 브랜드 선우SUN WOO를 이끄는 장선우 디자이너가 바로 이 포스터 속 의상을 만든 장본인이다.선우 2022 ‘하이
- 2023년 1월호 플랫폼 바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왼쪽부터) 윤충근, 이지수. 이소현은 라이프치히에서 수학 중이다. 새로운 질서 그 후, ‘대체 미술관’, altmuseum.org 2022년 10월 카카오의 데이터 센터 화재로 단 하나의 플랫폼이 사회 전반을 지탱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전 국민이 체험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단 두 달 만에 월 이용자 수가 원만하게 회복됐는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 때문은 분명 아닐 것이다. &lsquo
- 2022년 12월호 2022 한국 디자인 연감 자부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수많은 디자이너,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결과물을 해마다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프로젝트는 〈한국 디자인 연감〉밖에 없다고. 혹자는 묻는다. 어차피 웹이라는 망망대해에 정보가 무한히 널려 있는데 왜 아직도 이렇게 고전적인 방식을 선택하느냐고 말이다. 그것은 책이야말로 월간 〈디자인〉이 디자인계에 바치는 최고의 헌사이자 2022년 한 해를 기리는 최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진과 심각한 경기 저하로 녹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