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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엄격함과 표절 사이 외줄 타기
법은 항상 변화하는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진화한다. 저작권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엄격한 법은 창작자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법이 너무 느슨하면 표절이 횡행할 것이고, 창작자는 창작을 포기할 것이다. 법이 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았을 때 창작을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문화와 산업이 발전한다. 그렇다면 생성형 AI가 출현한 지금, 법은 어떻게 변화할까? 현재까지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예를 들어 AI에 범죄 소설을 써달라고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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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는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
지난 5월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개최한 콘퍼런스 ‘Generative AI Asia 2023’이 열렸다.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브레인, 스캐터랩 등 다수의 테크 기업이 참여했으며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의 공동 저자 크리스 예Chris Yeh,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의 공동 창업자 토머스 울프Thomas Wolf 등이 글로벌 연사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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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생성형 AI, 훌륭한 심부름꾼으로 부리기
창작자는 새로운 창작 도구가 나오면 일단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화가들이 그랬다. 주로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하던 화가들은 이제 밥줄이 끊겼다며 절망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은 일부 화가들은 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발명했고, 인상주의를 시작으로 현대미술을 꽃피우는 데 일조했다. 결국 사진의 등장은 미술의 본질을 더 깊게 성찰하도록 유도한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그림 생성형 AI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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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호
두려운 희망의 탄생
“약간 무섭기도 하지만 흥분된다. 이것은 미래이니까.” 지난달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27년 만에 신곡 발표를 예고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가 BBC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한 말입니다. 앨범은 연말에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전설의 귀환이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의 끝 모를 진화에 모골이 송연해지더군요(존 레넌의 ‘상상’ 속에도 이런 미래는 없었을 겁니다). 541호 특집 주제를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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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아파트 타이포그래피, 통합과 개성 사이
아파트 외벽에 도색된 글자부터 현관문 동호수 숫자, 표지판 글자, 게시판에 쓰인 안내문까지 단지 내외부에 적용되는 모든 글자와 그 글자를 운용하는 방법을 통틀어 ‘아파트 타이포그래피’라고 한다. 하지만 외벽 글자만 콕 짚어 아파트 타이포그래피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 집 마련’의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이상의 의미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일종의 광고판으로 기능하는 아파트 외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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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아파트 단지 공간의 사회-물질적 구성
지난해 출간된 조남주의 연작소설 〈서영동 이야기〉는 서울에 소재한 가상의 지역 ‘서영동’을 배경으로 2020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과 아파트’의 의미를 묻는다. 책은 익명의 한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는 지역 친목 카페에서 ‘봄날아빠’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서영동 학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밀리지 않음을 강조하고,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 출구를 새로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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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이인위미里仁爲美
작년 말 팔자에도 없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해외에서 잠깐 아파트에 산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는 부모에게서 독립 후 첫 아파트 생활입니다. 얼추 반년 정도 지났는데 삶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전형적일지언정 깔끔한 주거 공간, 다양한 편의 시설, 편리한 디지털 시스템…. 출퇴근 때마다 안구를 고문하는 단지 조형물만 제외하면(도대체 주민들과 무슨 원한 관계가 있길래 저런 걸 만들었을까 싶습니다) 그럭저럭 괜찮다고 여겨집니다.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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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호
UAM이 만들어낼 디스토피아의 풍경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기사나 논문을 찾아보면 하나같이 낙관적인 미래를 점치고 있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의 총아이며 새로운 산업의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UAM의 미래는 이상하게도 결코 밝지가 않다. 이야기는 1998년, 당시 내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정릉동이라고 하면 다들 좋은 동네 산다고들 했다. 어느 날 집 앞에 내부순환도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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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호
1센치미터를 위한 노력
건축가로서 첫발을 내딛은 신입 사원 시절, 계단 도면을 그리는 일이 주어졌다. 중요한 판단이 필요치 않은, 신입 사원이 하기에 적절한 일을 골라 맡긴 것이다. 다른 사람이 이미 그려놓은 도면이 있으니 그 도면대로 치수에 맞게 변형하면 되는 단순한 일이었다. 어렵지 않게 일을 마치고 내가 그린 도면과 다른 사람이 이미 그려놓은 도면 2개의 검은 창을 띄워 놓고 찬찬히 비교해보다가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입 사원이 그린 도면이니 자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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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호
힙합 속 디자인
… Don’t push me cause I’m close to the edge I’m tryin’ not to lose my head Its like a jungle sometimes It makes me wonder how I keep from going under… 밀지 마, 나는 벼랑 끝에 있으니까 정신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니까 내 삶은 때론 정글 같아 어떻게 잡아먹히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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