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2월호 작업실 감나무 <홍동원> 그 짧았던 봄이 갈 무렵 감꽃이 피었다. 벚꽃이나 라일락보다 조금 늦게 피기 시작하는 감꽃은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벚꽃은 필 때 아주 요란하다. 그해 이파리가 나기도 전에 아주 성급히 꽃을 피운다. 사람들도 그 분위기에 취해 벚꽃축제를 연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동안 사람들은 밤새워 흥청망청이다. 아침이면 꽃향기 대신 음식물 쓰레기와 먹다 버린 막걸리 냄새만 진동한다. 그에 비하면 차라리 라일락이 더 좋다. 그 냄새가 좋다. 라일락 꽃이 필 무렵엔
- 2006년 11월호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은 상상력의 쾌거 은은한 조명 아래 일렬로 길게 천장을 찌를 듯이 엄숙히 서 있는 페이터테이너 뮤지엄 기둥 아래서 나는 처음 로마의 바티칸 성당 광장 앞에 섰을 때 느꼈던 전율을 느꼈다. 단순히 열주 방식의 기둥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력과 열정이 사물을 이렇게도 변화시킬 수 있구나 하는 경외감에서 더욱 그러했다. 어찌 보면 예술과는 가장 거리가 있을 법한 컨테이너가 정렬되어 가장 멋있는 뮤지엄으로 변하고, 가능 여부를 떠나서 상상치도 못했던 종이 기둥이 무거운 지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