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디자인사 수첩> 강현주 지음, 최성민 디자인, 디자인플럭스, 1만 2000원.
2 88서울올림픽 공식 포스터 당시의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활용해 CDR팀의 조종현, 일본의 겐다 에쓰오 교수와 함께 진행했으며, 사진은 유영우가 맡았다.
3 1974년 민철홍 교수와 합작으로 디자인한 OB맥주 레이블 처음에 맥주 레이블로 적용하려고 디자인한 시안이 동양맥주의 CI가 됐다.
4 1977년 5월호 월간 <디자인> 표지 표지 이미지는 1974년 한국시각디자인협회(KSVD) 전람회 출품작이었던 한국 관광 포스터 시리즈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초의 CI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CI는 누가 디자인했나요?” 포털 사이트의 질문 게시판에 있을 법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말하자면, 우리나라 최초의 CI라고 할 수 있는 건 1974년 선보인 동양맥주 CI로, 조영제가 바로 그 CI를 디자인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디자인이란 개념이 있었을까 싶은 그때, 지금의 CI와 같은 데코마스(DECOMAS, Design Coordination as a Management Strategy) 개념을 기업에 알린 한국의 1세대 디자이너다. 지금까지 월간 <디자인>에 실린 그의 기사를 살펴보면 그의 이름 앞에는 ‘한국 기업 디자인의 개척자’ ‘첨단의 모더니스트, 완벽한 아트디렉션’ ‘한국 디자인계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붙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36년, 동서대학교에서 6년을 더해 총 42년간 교수로, 그리고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55년간 디자이너로 살아온 그에게 이제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까? 교육자이자 디자이너인 조영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디자인 인생은 물론 한국 디자인사까지 엿볼 수 있는 <한국 디자인사 수첩>의 부제에는 그의 이름 앞에 ‘한국의 폴 랜드(Paul Rand)’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한국 디자인계에서 조영제라는 이름 석 자는 IBM CI를 디자인한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전설’인 폴 랜드와 같은 존재다. 그는 1973년, 이제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CDR을 설립했으며, 제일제당 CI를 시작으로 제일모직, 신세계백화점, 제일합섬, 외환은행, 국민은행, 한국산업은행, 동아제약, 동서식품, 기아자동차까지 1970~1980년대 국내 주요 기업의 CI를 디자인했다. 그리고 한국의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린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는 88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디자인 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디자인 분야 전반에 걸친 작업을 지휘했다. 그렇기에 그를 빼놓고는 한국의 디자인사를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권 가득 빽빽히 적힌 그의 디자인사는 결국 우리의 현대 디자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영제와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강현주 인하대학교 교수는 이 책을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한 디자이너의 삶의 흔적과 경험, 기억을 통해 한국 디자인사 서술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가 기록하지 않았으면 잊혀질 뻔한 숨은 이야기를 듣는 동시에 나아가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
- 1세대 디자이너 조영제를 통해 본 한국 디자인 역사 한국 디자인사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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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0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