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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마을을 성장시킨 농산물 꾸러미 무릉외갓집


무릉외갓집의 전시장 겸 판매장. 무릉리에서 수확한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판매하는 마켓이자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교류하는 문화 장터다.

제주올레 11코스 종착점이자 12코스 시작점에 위치한 무릉2리에는 ‘무릉외갓집’이라는 마을 기업이 있다. 2009년 제주올레의 ‘1사 1올레 마을 협약’을 통해 자매결연한 벤타코리아와 마을회가 함께 만든 곳으로 매달 제주의 제철 농산물로 구성한 꾸러미를 회원들에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좌기마을, 인향마을, 평지마을 등에서 45명의 농부가 생산자로 참여해 제때 수확하여 본래의 맛과 향, 영양이 풍부한 농산물을 보내주는 만큼 회원들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정성을 받는 기분이다. 사업 초기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은 벤타코리아에서 제시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와 소득이 보장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고민한 결과다. 이후 2013년에는 크리에이터 그룹 리어Re;er에서 브랜딩과 디자인의 리뉴얼을 맡으며 무릉외갓집을 완성했다. 브랜드의 본질을 ‘농산물’과 ‘지역’이라 생각하고 BI부터 공간, 패키지, 홈페이지까지 모두 주인공인 농산물이 돋보이는 자연을 닮은 브랜드로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무릉외갓집의 회원은 3000여 명으로 매달 농산물 꾸러미를 받아보는 사람은 350명, 과일을 격월로 받는 회원은 70명이며 인근 영어교육도시에서도 매주 80여 명이 꾸러미를 받는다. 이 외에도 무릉리에 위치한 전시장에는 제주올레 관광객과 개인 방문객뿐 아니라 다른 농촌 지역의 마을 공동체, 도심 지역의 공동체 사업자가 다녀가는 등 이제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마을 기업이자 경제 모델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무릉외갓집은 지역 주민들이 주도해 스스로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여기에 벤타코리아, 리어 같은 전문가 집단의 도움과 행정안전부의 마을 기업 사업, 동그라미재단의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 등을 통해 확보한 예산까지, 적재적소의 외부 지원과 정책 역시 주효했다. 과거 지역 발전을 좌지우지한 것이 대기업의 유치와 같은 목적 지향성 계획이었다면, 무릉외갓집의 사례는 현대사회에서 지역 경제가 일하는 이상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집단의 존재감을 높인 연대와 커뮤니티의 힘, 그리고 지역의 특성을 토대로 한 사업의 색다른 아이디어가 작은 마을을 성장시킨 셈이다. www.murungfarm.co.kr


무릉리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50여 가지 제철 농산물을 수확해 회원들에게 배송한다.


무릉외갓집 공간 뒷마당에서 열린 전시 포스터. 제주올레와 벤타코리아, 리어, 무릉리 농부들을 비롯해 회원들이 함께했다.

Interview
홍창욱 무릉외갓집 실장

“농업에서는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제품을 생산하는가’를 묻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제주도에 특별한 지역 문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농촌 지역이다 보니 아직 ‘수눌음’ 문화가 남아 있다. 육지 말로 하면 ‘품앗이’인데, 농업의 많은 부분이 이미 시장 영역에 들어갔지만 마을 일만큼은 자발적으로 협동한다. 이런 문화가 남아 있어서 아직 제주의 농촌 문화가 유지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상을 당하거나 잔치가 있으면 일가친척과 마을 사람들이 3일 내내 음식 장만은 물론 모든 걸 돕는다.

지역 내의 특별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면 소개해달라.
사진 찍는 마케터인 김순일 팀장이 들어오고 나서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의 제안으로 마을 노인들의 장수 사진을 찍어드리고 있다. 또 연극인 한은주 씨도 간간이 우리 일을 도와주던 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난해에는 연극 <모노드라마 자청비>를 우리 마을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먹거리로 다양한 레시피와 상품을 개발하는 ‘행복한 요리농부’와도 많은 일을 하는데, 고객들이 농부 체험을 할 경우 ‘한라봉 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전 세계적으로 로컬 비즈니스가 확산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신뢰감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제품을 생산하는가’는 농업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농업이 전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로컬 비즈니스가 확대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직거래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런데 직거래가 활성화되려면 현재의 농업 인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도시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해야 한다. 무릉외갓집에는 생산자인 농부 외에 프로그래머, 사진가, 마케터, 공익 활동가, 연극인 등 다양한 전직의 직원들이 있는데 이 모든 역량이 결집되어 지금의 브랜드가 만들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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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