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친환경 놀이터에는 반려견의 행동 발달을 돕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비치했다. 여름에는 간이 수영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덕평자연휴게소에 들어서면 컬러풀한 컨테이너형 건물이 시선을 끈다. 레고 블록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곳은 6500여m²(2000평) 부지에 지상 3층(연면적 899m²) 규모인 반려견 테마파크, 달려라 코코다. 2013년 2월 국내 최초의 강아지 테마파크로 문을 열어 강아지들의 에버랜드로 불리는 곳이다. 반려견 놀이 시설부터 반려견 정보관, 반려견 카페, 반려견 호텔까지 거의 모든 반려견 편의 시설과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여행이나 이동 중간에 휴식을 취하러 잠깐 들르는 장소가 아니라 최종 목적지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집계된 유료 입장객이 30만 명이 넘었고 지난해 어린이날의 경우 당일에만 1200명이 방문했을 정도다.
달려라 코코는 반려견 관련 콘텐츠 및 이벤트 전문 기업 에이치에이인터랙션이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다. 2012년 6월 삼성 에버랜드 출신과 애견 전문 기업 페티앙 출신이 모여 만든 에이치에이인터랙션은 애견 호텔인 ‘코코 하우스’ 운영과 애견 테마파크 체인 사업을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박현종 대표는 수의사로 일하다 2000년 초에 반려동물 관련 전문 회사를 처음 시작해 2008년까지 매거진 <페티앙>을 발행했고,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이던 애견 테마파크 ‘페티앙 캐슬’을 용인에 설립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덕평자연휴게소 측이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반려견 테마파크 시설을 구상하던 중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와 함께 진행하기 전부터 이미 덕평자연휴게소는 2년간 일본과 싱가포르 등 세계를 돌며 벤치마킹하고 조사를 했을 정도로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었어요. 파트너십을 맺고 난 후에도 기획에만 거의 1년 이상을 투자했고요.” 알록달록한 컨테이너는 ‘달려라 코코’ 하면 떠오르는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이는 처음부터 아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 위주의 테마파크 공간에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민한 결과다. 연미건축이 디자인한 공간은 동심을 자극하는 디자인과 눈길을 사로잡는 조형적 요소 모두를 충족시킨다. 컨테이너를 수직으로 엇갈려 쌓거나 위치를 조금 뒤틀거나 하는 식으로 전통적 건축에서는 하기 힘든 묘를 부려 재미와 자유로움을 추구했다.
달려라 코코는 에듀 파크, 힐링 파크, 런독스 파크로 구분된다. 반려견 없이도 입장이 가능한 에듀 파크의 대표적인 시설은 실내 전시관으로 반려견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시청각 자료를 동원한 개의 기원과 품종에 대한 설명부터 감각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과는 다른 시각, 후각, 청각을 가진 강아지의 감각 체계를 느껴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낮게 설계한 것도 인상적이다. 공간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행동 언어 전시관에서는 개가 기쁨, 공포, 분노 등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반려견을 위한 대형 놀이터인 줄 알고 왔던 이들도 기대하지 않은 교육적 콘텐츠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둘러보고 간다고. 박현종 대표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자신이 개를 키우지 않더라도 어릴 때부터 반려견과 그 문화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며 “에듀 파크의 다양한 전시물과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도록 돕는 것이 저희가 하는 역할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달려라 코코는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명칭이 변화된 것만큼이나 폭넓게 진화된 반려견을 위한 공간의 오늘날을 보여준다.
6500여m²(2000평) 규모의 반려견 테마파크 달려라 코코는 반려인 혹은 반려견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 모두가 찾는 곳이다.
Interview
박현종 에이치에이인터랙션 대표
“눈높이를 맞춰야 사람과 반려견 모두가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달려라 코코가 다른 반려동물 테마파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보통 평지만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잘 뛰어놀다가 곧 싫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달려라 코코는 싫증 내지 않고 마음껏 뛰고 발산할 수 있는 공간과 요소가 많다. 야외 친환경 놀이터를 많은 보호자와 반려견들이 가장 좋아한다. 이곳만 왔다 가면 반려견이 잠도 잘 자고 집에서 말썽도 잘 안 부린다고 한다. 반려견의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에 바탕을 두고 행동 놀이 쪽으로 시설과 요소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결과다. 강아지들이 행동 놀이로 즐겨하는 숨바꼭질이나 노즈워크 등을 할 수 있는 놀이터, 미로 시설 등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야외 공간이라는 특성상 디자인이나 설계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통계적으로 우리나라는 매년 80~100일 정도가 악천후라고 한다. 야외 놀이터가 중요한 시설이다 보니 처음 설계할 때부터 배수 시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오전에 비가 와도 보통은 오후에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낮게 만든 창문 등도 반려견의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고려한 부분이다.
이곳을 벤치마킹하는 반려견 시설도 많다고 들었다. 그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평균 1년에 100명 정도 조언을 얻기 위해 방문한다. 서울시 동물보호과에서도 다섯 번 정도 왔다 갔다. 공무원들은 서울시에서도 반려견 놀이터를 세 군데 운영하는데 왜 굳이 서울에서 먼 거리까지 와서 유료로 이곳을 방문하는지 궁금해하곤 한다.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개의 습성과 특징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반려동물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달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반려동물 입장에서 생각한다. 시설은 한번 만들어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다. 지금도 저명한 해외의 동물행동학자에게 수시로 자문을 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반려견은 이제 가족이다.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고자 노력하는 건 상대방을 위한 기본자세이자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마음가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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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신개념 강아지 테마파크를 표방하며 2013년에 문을 연 달려라 코코. 강아지에게는 기진맥진하게 뛰어노는 곳,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반려견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함을 알려주는 곳이다.Share +바이라인 : 글: 김시연 <라이프앤도그> 전 편집장 편집: 김은아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