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 디자인은 소규모 커뮤니티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주목해야 한다. 공공 디자인을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접근한다면 자칫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디자인이 될 수 있다. 목적을 세분화하고 민간과 함께하면서 서울의 개성과 콘텐츠를 촘촘하게 발견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 공공공간 대표 신윤예.
창신동 봉제 공장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천을 보충재로 이용해 만든 쿠션.
창신동의 15곳을 사운드와 함께 기록한 ‘도시 산책자’ 프로젝트. ©전재민
공공공간의 신윤예 대표는 종로구 창신동 지역 어린이를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창신동 봉제 공장의 문제점을 하나둘 발견해갔다. 옷 한 벌을 만드는 데 버려지는 상당한 양의 자투리 천이 그 시작이었다. 자투리 천을 보충재로 이용한 쿠션을 개발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다가가는 공공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다음에는 업사이클링으로 무언가를 만들기보다 제작 과정부터 자투리 천이 발생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으로 문제의 원인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공공간의 옷은 유행을 좇지 않는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오래 입을 수 있고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가 있어 단조롭지 않다.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의 가치를 설명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 ‘예쁘고 편안한 옷’으로 다가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다음에 독특한 커프스나 슬릿이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 덕분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거죠.”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만든 제품이라 하더라도 매력적이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깨우는 말이다. 한편 그녀는 요즘 이 같은 사회적 실천을 다른 디자이너, 아티스트와 함께 실행하고자 지난 5월 론칭한 온라인 플랫폼 ‘위드굿즈’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에 그래픽 시안을 업로드하면 일정 제품에 샘플 이미지가 생성되고 소규모 제작과 유통까지 가능하도록 구축한 시스템이다. 디자이너와 제작자를 연결하고 제작 과정, 단가 계산 등 창작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이 서비스는 공공공간이 쌓아온 6년간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담은 셈. 이전에는 창신동의 제조업 종사자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디자이너와 제조업자를 연결해 공생의 ‘판’을 더 크게 벌이는 것이다.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들의 관점은 근본을 향해 점점 가까이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공공간의 꾸준한 실천과 행동이 만드는 소셜 임팩트와 그로 인한 서울의 변화가 사뭇 기대된다. 000g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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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