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원건축사무소의 어시스턴트 건축가. 베니스 IUAV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재학 중 중국 선전과 서울 등에서 열리는 교환 프로그램과 워크숍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문화적 경험을 넓히고 건축가로서 창의적 영감을 얻기 위해 아시아를 찾았고 인턴 생활을 거쳐 원오원건축사무소에 입사했다. 현재 그의 직급은 대리다.
PCD 레지던스. 다비데 프라카소가 원오원건축사무소 합류 후 처음 진행한 프로젝트다. 성북동의 고급 레지던스로 편안한 분위기의 사교적인 공간이 되도록 재료와 건축적 디테일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현재 진행 중인 강남의 한 사설 도서관. 5m의 높은 층고 사이를 나누는 중층을 설계했으며 지하 공간이지만 쾌적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서관 서가에 전통 한지 창호의 느낌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1층 리셉션 홀에는 카페가 자리한다.
온지음 맛공방.
이탈리아 베니스 출신의 건축가 다비데 프라카소는 올해로 4년째 원오원건축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곳이 그의 첫 직장이라는 것. 그는 왜 이탈리아가 아닌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할 결심을 하게 됐을까? 원오원건축사무소에서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어떻게 원오원건축사무소에 합류하게 됐나?
이탈리아에서 온 다비데 프라카소라고 한다. 베니스의 IUAV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명지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됐는데 운 좋게도 원오원건축사무소에서 6개월간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당시 회사의 수준 높고 아름다운 결과물에 굉장히 강한 인상을 받았다. 결국 졸업 후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 맡은 업무는?
현재는 어시스턴트 건축가로 자료를 조사하고 콘셉트를 발전시키거나 레이아웃, 디자인, 건축적 시각화 등을 연구하는 일을 한다. 또한 클라이언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건축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동료 건축가나 건설회사들과 함께 디자인을 섬세하게 다듬고 조정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탈리아의 건축 전공자가 한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일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원래부터 아시아에 대한 동경이 있었나?
석사과정 첫해에 중국 선전 지역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를 주제로 한 국제 워크숍이 열렸는데 이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그때가 나의 첫 아시아 방문으로 프로젝트만큼이나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언젠가는 다시 아시아로 돌아와 건축가로서 나의 시야를 넓혀줄 곳을 찾으리라고 결심한 것이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된 나라 중 하나라 더욱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 한 가지를 소개해준다면?
최근 경복궁 인근에 있는 전통문화 연구소 온지음의 레노베이션을 진행했다. 내가 맡은 곳은 이 건물 4층의 한식 레스토랑 ‘맛공방’이었다. 스테인리스스틸과 유리 소재로 오픈 키친을 구성했는데 재료 선택부터 플레이팅까지 조리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해 요리사와 고객 간 거리가 가깝게 느껴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복궁과 정원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한국 건축과 음식 사이에 시각적 접점을 만든 것이다. 지금은 서울의 몇 가지 주거 프로젝트와 제주도의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탈리아 건축가가 한식 레스토랑의 공간을 디자인한 것이 흥미롭다. 한국 문화를 반영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 상당히 폭넓은 데이터를 모으고 연구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
한국에서 건축가로 살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언어적 장벽 외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한국어를 배워 하루빨리 이 벽을 허물고 싶다.(웃음)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건축가나 디자이너에게 조언을 하자면?
오픈 마인드로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일 것. 상대방의 관점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한국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지역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주.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한옥에서 묵으며 한옥 마을을 거닐던 경험이 무척 특별했다. 서울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어 좋았다. 음식이 맛있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웃음)
지난해부터 원오원플러스에서 <도무스 코리아>를 발간하고 있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조 폰티Gio Ponti가 창간한 상징적인 잡지 <도무스>를 원오원에서 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탈리아인으로서 무척 자랑스러웠다. 나는 초기 세팅 과정에 참여했는데 주로 이탈리아판의 옛 기사를 한국인 에디터들에게 풀어 설명하는 일을 맡았다. 이탈리아어 특유의 미묘한 뉘앙스가 오해 없이 전달되도록 서포트한 것이다. 콘텐츠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사진으로 담아낸 한국의 전통 건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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