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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KDA Communication Design_Digital WINNER 신나리, 윤여름, 황다현 : HHHA.online

팬데믹 이후 디지털의 특징으로 ‘연결’의 유용함은 공인되었다. 물리적으로 가닿기 힘든 거리의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오프라인에서는 ‘들어가는 문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던’ 커뮤니티들의 존재를 알리고 빠르게 형성시켰다. 2022 코리아디자인어워드 디지털 분야 위너로 선정된 컬렉티브 그룹 ‘HHHA’의 알파벳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나라와 도시에서 활동하는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협업으로 이러한 시대적 징후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웹 언어를 구사하려는 열기 또한 감지할 수 있다. 디지털 분야는 콘텐츠를 단순히 종이에서 기기로 옮기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의 유일한 속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전의 인터랙티브 포스터나 ‘감각의 공간: 워치앤 칠 2.0’의 웹사이트 등 만질 수 없는 전시의 실물 작품을 화면에서 클릭하거나 드래그하며 사용자의 손에 닿는 감각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화려한 이미지와 신기한 인터페이스에서 더 나아가 서비스의 안정성과 완전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평을 남겼다. 긴 로딩 시간이나 보안에 위반하는 웹 환경 등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면 새로운 디지털 조형을 시도했다고 해도 훌륭한 실험이라 볼 수 없다. 전통적인 웹 디자인 전문 회사의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나 대중을 상대로 한 디지털 플랫폼의 출품 수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다현, 신나리, 윤여름
HHHA.online
디자인 HHHA, hhha.online
웹 개발 디자인 신나리, 윤여름, 황다현
알파벳 프로젝트 참여 디자이너 고윤서, 김가현, 김지은, 김초원, 박성은, 박정수, 신나리, 윤여름, 정수진, 홍은주, 황다현
발표 시기 2022년 2월

‘Hello, World!’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첫 코드를 작동시킬 때 쓰는 문구다. 컴퓨터와 디지털 세계에 발을 내딛으며 각종 명령어로 건네는 인사와도 같다. 그래픽 디자이너 콜렉티브 HHHA(하)도 이 문장에서 출발했다. ‘헤이헬로할로안녕HejHelloHalloAnnyeong’을 줄인 HHHA는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들로 이루어져 있다. 2021년 베를린에서 웹 언어를 실험하고 서로의 발전을 도모할 동료를 찾던 신나리와 황다현이 페이스북의 코딩 관련 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마침 뒤셀도르프에서 그 페이지를 보고 있던 윤여름이 1분 만에 합류했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음은 물론 아시아인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이 더욱 냉혹했던 때다. 하지만 모국어를 쓰지 않는 나라에 살며 코딩할 줄 아는 3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는 오히려 이때를 성장의 시기로 삼으며 ‘알파벳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규칙은 간단했다. 하나의 키워드를 선정해 각자 웹 언어로 이와 연관된 작업물을 만들 것, 서로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 함께할 것, 각자의 결과물을 함께 기록할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2주마다 반복할 것. 키워드는 영어 단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4000개의 단어로 단어 생성기를 만든 후 제비뽑기처럼 뽑아 선정했다. ‘Audience’를 뽑았다면 2주 후에 뽑는 단어에서는 A로 시작하는 단어는 모두 제외하는 식으로 A부터 Z까지 빼곡히 채우기로 했다. 이러한 결과물을 기록하는 웹사이트 ‘HHHA.online’은 알파벳순으로 된 두꺼운 전화번호부처럼 만들었다.

뭉쳐진 종이들 사이에서 인덱스처럼 튀어나온 알파벳들을 마우스로 훑는 것은 마치 원하는 단어를 찾아 사전을 뒤지는 행위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알파벳과 함께 살짝 삐져나온 작업물들이 노트 사이에 붙여놓은 메모지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3M 포스트잇의 컬러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네온 핑크, 옐로, 그린, 블루를 웹사이트 좌측, HHHA를 소개하는 인덱스 페이지에 적용하기도 했다. 채워진 알파벳이 늘어나는 동안 HHHA에 합류하는 디자이너들도 늘어났다. 개인이 고립되기 쉬운 사회적 분위기에서 위도와 경도의 세계를 넘어 동료를 찾아낸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활동은 마침내 A부터 Z를 모두 채우고 완성되었다. HHHA의 활동은 한국의 오프라인 전시를 통해서도 곧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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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박슬기 기자 인물 사진 신나리, 황다현, 윤여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2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