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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News
2023 월간<디자인>이 주목하는 디자이너 15팀 - 수무 디지털 시대에 앞서가는 조경 중개자
독립 매거진 〈엘리펀트슈〉 발행인이자 편집장으로 인디 밴드 신을 기록하던 장은석이 2018년 시작한 가드닝 스튜디오. 현재는 네이처 기반의 비주얼 아트워크 그룹 ‘녹음’과 플라워 스튜디오 ‘곶 여름’도 운영하고 있다. 문소현은 브라이튼 한남 VIP 라운지에 삽입하는 영상 매핑 작업을 맡으며 수무에 합류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부산현대미술관과 경기도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sumu.kr


(왼쪽부터) 문소현, 장은석

ACC 단체전 〈사유의 정원〉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으로, 조선 중기의 대표적 정원인 담양 소쇄원을 재해석했다. 초기 콘셉트를 ‘검은빛의 정원’으로 설정하고 소쇄원을 비추는 달을 조경과 영상 매핑으로 구현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 브라이튼 한남 VIP 라운지 등의 작업을 선보이며 조경계에서 입지를 굳힌 수무. 지난해 7월 DDP에서 선보인 전시 〈가장 조용한 집〉을 계기로 비주얼 아트워크 그룹으로 거듭났다. “BBC의 자연 탐사 다큐멘터리 〈플래닛 어스 2〉를 보면 도시가 섬, 산, 정글, 사막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립된 자연으로 나옵니다. 도시를 하나의 생태계로 간주한 거예요. 그 대목에서 조경 디자인의 미래를 본 것 같아요.” 수무 대표이자 조경가인 장은석이 식물을 배치하는 방식을 넘어 네이처 기반의 비주얼 아트워크 그룹을 성장점으로 잡은 이유다. 편하게 어루만지고 달랠 수 있는 조경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수무의 미션은 창업 초와 변함이 없다. 하지만 표현 방식과 디자인적 해석에서는 현재의 도구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이야기를 다루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등을 동원해 환경 자체를 재해석한다. 실제로 현재 회사에는 조경가를 비롯해 영상 아티스트, 공간 기획자, 제품 디자이너, 시각 디자이너가 있다. 이들 사이에서 발아하는 에너지가 수무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DDP에서 선보인 〈가장 조용한 집〉 전시. 중앙의 우물 정(井) 자 모양의 구조물은 귀틀집을, 구조물 아래쪽의 모래는 귀틀집이 살아온 세월을 의미한다.

참여 작가들이 포착하고 재해석한 귀틀집과 그 주위의 사랑채, 대문, 뜰, 마당의 소리와 풍경을 보여주는 구조물 ‘귀틀집’. 〈가장 조용한 집〉 전시의 우물 정(井) 자 모양 구조물처럼 슈퍼 미러로 마감했다.

모래와 구조물 위로 무주의 자연에서 수집한 영상을 투사해 현장성을 더했다.
전환점이 되었던 전시 〈가장 조용한 집〉에서 이들은 17톤의 모래 위에 슈퍼 미러로 제작한 조형물을 올린 다음 영상을 투사하고 자연에서 채집한 소리로 만든 음악을 재생했다. 이는 장은석의 아버지 집인 ‘무주의 귀틀집’을 원천 소스로 삼아 협업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도구로 기록한 것이다. 이런 행위를 수무의 영상 아티스트 문소현은 ‘번역’이라고 표현했다. “자연의 시간과 현대인의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릅니다. 현대인이 자연의 시간을 자주 놓치는 이유죠. 그래서 우리의 도구, 그러니까 카메라나 녹음기, 프로젝션, 모델링 프로그램 등으로 자연의 시간을 현대인의 시간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진짜 자연이란 무엇인가’, ‘디지털은 어떻게 감각을 확장하는가’ 같은 질문을 하면서 말입니다.” 수무는 조경 기반의 비주얼 콘텐츠 영역을 계속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 12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단체전 〈사유의 정원〉에서 선보인 작품도 그중 하나다. 소쇄원의 자연을 수무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밤의 정원을 만들었다.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 팝업 갤러리 조경 디자인. 일상에 여유를 주는 조경을 지향하는 주거 브랜드인 만큼 교목과 관목, 지피식물을 풍성하게 심어 마치 숲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무의 첫 작업실로 제일 안쪽 유리 천장 영역을 핵심 공간으로 설정하고 키 2m 이상의 대형 선인장과 4m 길이의 강화유리 수조 테라리엄을 배치해 시선을 모았다.
이 밖에도 12개 타입으로 모듈화한 묘비와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랜드스케이프를 기획하는 ‘추모공원 디자인 프로젝트’(가제)처럼 그간 제쳐두었던 조경 영역을 현재 시점의 디자인으로 당겨오기도 한다. 이러한 도전은 장은석이 콘텐츠 메이커로서 견지해온 시각에서 비롯된다. 호기심이란 싹을 튼튼하게 키우는 게 그의 주특기다. “다프트 펑크의 ‘조르조 바이 모로더’에 “나는 신디사이저를 알면서 왜 이용하지 않았지? 그게 미래의 음악일 텐데”라는 가사가 나와요. 같은 맥락에서 보면 영상이나 사운드도 미래의 조경입니다. 문소현 작가 등 미디어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고 그 안에서 새로운 조경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죠.” 그는 인공적이고 부차적인 것이라며 홀대받는 도심 조경도 언젠가 태초의 자연처럼 그 자체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무의 소란스럽고 복작거리고 그래서 더 자연스러운 조경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그 믿음에 동조하게 된다.



수무가 총괄 기획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의 체험 전시 〈Ginsenomics, The Evolution of Ginseng〉. 인삼 자생지를 조성하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배치해 제품의 역사와 기술력을 전달했다.

가구 디자이너 곽철안, 조명 회사 리드아트, 뮤지션 휴키이스와 협업한 작품 ‘매화점장단’으로, 2020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선보였다.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 세 가지
장은석(이하 장) 목장갑, 허리 보호대, 파스.
문소현(이하 문) 빛으로, 만드는, 틈새들.

지난해 소비 중 가장 만족하는 것
암펙스Ampex의 F2044(1962년 슈트케이스 모노 앰프 스피커).
케이스티파이(휴대폰 액정이 멀쩡한 날이 생겼다).

지난해 날 설레게 한 디자인
맥스 쿠퍼Max Cooper의 〈Symphony in Acid〉 오피셜 영상과 웹사이트 symphonyinacid.net
넷플릭스 〈미드나잇 가스펠〉.

디자이너를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
오늘은 여기까지.
규칙적인 일상, 남의 일에 무심한 강한 정신력, 유행을 알고 있으나 좇지 않는 습성.

자신과 직결되어 있다고 보는 사회적 이슈
양극화.
문화 예술 정책의 예산 편성 계획.

새해 계획
계획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금연에 성공했으니 더 이상 새해 다짐이 필요 없다.

올해 꼭 만나고 싶은 클라이언트
LG디스플레이(투명 디스플레이 정말 멋지게 사용해드릴 수 있습니다).
사옥 중앙에 정원이 있는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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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라인 : 글 윤솔희 객원 기자 담당 정인호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3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