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과 졸업생이 디자인한 50여 개의 서체를 담은 〈Silly Amateur Dont Cry〉 디자인 Jens Schildt, Matthias Kreuzer, Gaile Prackunaite and Johannes Breyer
다른 학교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학과장 교수의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우린 굳이 다른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요. 나와 너로 가르지 않으려 노력하고, 모든 것에서 연관성을 발견하도록 권장합니다.” 헤릿 릿펠트 아카데미의 그래픽 디자인 수업 중 우수한 과제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그것 대신 다른 걸 요청해줄 수 있나요? 우리는 학생과 교수 모두 한 팀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과제를 공유하고 토론합니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흥미로운 것’은 없어요.” 우문현답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학생의 작품은 학생의 것이고, 학교 혹은 교수가 정의한 그래픽 디자인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헤릿 릿펠트 아카데미는 학생 개인의 욕망과 의지를 더 존중하고 탐구해야 하는 것으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우매한 이기주의는 허락하지 않는다. 학교가 학생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며, 학생들끼리 알고 지내는 3년의 기간(전공이 없는 1학년을 제외하고)을 소중한 것으로 바라볼 때, 아카데미 건물에 굳이 펜스를 두르지 않아도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안전한 영역이라고 인식될 것이다. 이런 학교 분위기는 사회주의 건축가들과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것임이 틀림없다. 헤릿 릿펠트 아카데미에 1968년 그래픽 디자인과가 개설되었고 그 후 타이포그래피, 이미지, 디자인 이론, 편집 디자인 등이 학과의 전공 필수 과목으로 꾸준히 유지되어왔다. 학생의 탐구를 열렬히 지향하는 학과장의 답변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수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깊은 사고력이란 반드시 전에 없던 독특한 경험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과는 반드시 그래픽 디자이너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목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강사진 또한 예술가나 큐레이터 등 폭넓은 분야에서 초빙한다.
수업
가장 최근 생긴 수업 ‘무브먼트Movement’는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과 안무의 교차점을 찾는 과정이 커리큘럼이다. 신체로부터 비롯해 기호를 익히고, 공간의 특성을 읽어내고, UI 연구까지 나아간다고. 몸은 정서와 지각, 경험이 일어나는 개인 공간이다. 신체를 탐구하는 것은 곧 디자이너의 주관성을 경험하고 이를 강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다비트 베네빗David Bennewith
그래픽 디자인과 학과장
“우리는 개인적인 관심사와 호기심을 그래픽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 아니 그저 떠나야겠다고 결정할 때조차 자신의 관심사 혹은 야망에 따라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모범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학생이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고 결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원 과정
영어 공인 성적(국제 학생의 경우), 포트폴리오, 면접, 입학시험
등록금 유럽 학생: 연간 2814유로(약 390만 원) 그 외 국제 학생: 연간 7600유로(약 1050만 원)
- 지금 그래픽 디자인 교육기관은 어떤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나? 헤릿 릿펠트 아카데미 Gerrit Rietveld Acade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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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 +바이라인 : 글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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